6주간의 독일 어학원 경험
처음으로 독일어 학원을 6주 등록했다.
4주 차쯤 접어들었을 때마다 주말에 한 일을 적어오라는 숙제가 있었다.
영국에서 온 클레어는 일요일 점심에 아들이 좋아하는 빅토리아 샌드위치를 구워주었다는 일기를 써 온 적이 있었다.
6주가 되는 마지막 전 날 또 다른 영국인 헬렌이 친구들과 함께 먹고 싶다며 직접 케이크를 구워왔다.
큰 가방에서 사기 접시에 담긴 케이크를 꺼내 티슈에 한 조각씩 나누어 주었다.
클레어가 말했던 빅토리아 샌드위치 케이크라고 덧붙였다. 가정에서 자주 굽는 아주 일반적인 영국 케이크라는 설명도 함께 해 주었다.
클레어가 말한 건 내가 상상했던 샌드위치가 아닌 케이크였다.
스펀지케이크라지만 동아시아에서 아는 그런 스펀지보다 파운드에 가까운 버터리한 스펀지케이크였다.
헬렌 말에 따르면 케이크 사이에 딸기잼이나 라즈베리 잼과 같은 붉은색의 잼과 버터크림을 차례로 샌딩 한다고 한다. 대부분 라즈베리 잼을 더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케이크 위에는 별 장식 없이 심플하게 슈가파우더를 뿌려 마무리한다고 알려주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라즈베리의 씨가 입에서 느끼는 이질감 때문에 싫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지만 이 케이크에는 분명 딸기잼보다는 라즈베리 잼이 더 조화로운 것 같다.
음식을 선물한다는 건 마음을 담아야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더 감사한 의미로 다가온다. 심지어 그 사람과 그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음식과 사람과 시간이 마음에 각인된다.
헬렌 덕분에 빅토리아 샌드위치하면 독일어와 친구들 그리고 영국 친구 헬렌이 케이크를 나누워 주던 모습을 연상하게 될 것 같다.
수업 중 항상 현명한 답을 하는 헬렌을 보면서 매너 있게 말을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노력하고 싶어 졌다.
마지막 수업은 쉬는 시간 없이 3시간 동안 테스트하는 날이었다.
모두들 발끝까지 내려온 다크서클을 이끌고 베트남 식당에 가서 태국 카레(???)를 먹으며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식당 앞에서 뜨겁게 포옹하며 헤어졌다. 사람이 사람을 안아준다는 것은...아무 말하지 않고도 따뜻한 그 사람 마음이 전달되는?... 위로 받을 것도 없는데 그냥 위로가 된다. 무엇인지도 모르는 위로..
그리고 여전히 우리는 때때로 가볍게 아침인사를 하며 각자의 일상을 살고 있다.
테스트는 다행히도 좋은 결과로 끝을 맺었다. 언어를 배우러 갔다가 더 많은 것을 운 좋게 얻어왔다.
이런 추억을 준 친구들에게 감사하며 독어가 좋아지게 만들어 준 Hans에게도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