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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Jun 29. 2017

파리 디저트 나들이

취향적 취향의 달달함

내가 느낀 파리의 디저트는 같은 빵, 같은 크림이라도 모두 그 가게만의 색깔이 있었다.

비슷하지만 다름이 존재하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을 것 같다.

프랑스에서 느꼈던 디저트를 포함한 식문화에 대해 연상되는 단어는 '매너'였다.

사람이 주는 상냥한 서비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먹는 데 있어 기본적인 매너가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는 느낌이었다. "사람을 위한 매너", 2017년 내게 파리는 그랬다.


"싸니까 그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지!"라는 것을 상품이나 사람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것이 조금은 부러웠다.


바게트는 80~1.20유로의 가격 선이었다.


바로 구운 것과 같이 늘 따뜻한 바게트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이 궁금했는데 지나가다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었음에도 다른 나라에선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문득 궁금해졌다. 여행을 다니며 늘 따뜻한 바게트를 구매할 수 있었던 곳은 파리가 유일했다.


하루나 이틀이 되면 돌덩이처럼 딱딱해지는 바게트를 다양한 방법으로 먹는 이들이 몸소 이해가 되는 시간이었다. 마치 우리나라 김치찌개가 하나의 완전한 음식으로 만들어진 것과 같은. 오히려 김치찌개를 만들기 위해 김치찌개 전용 김치를 만들듯이 크루통이나 핑거 푸드 혹은 러스트 같은 것을 만들기 위해 바게트를 만들게 되는 식문화의 변화들이 흥미로웠다.

우연히 알게 된 바게트 집은 꾀 전통이 깊은 곳이었고, 파리를 나오기 전 나는 빠른 걸음으로 왕복 30분을 가르며 체크 아웃 전에 다시 다녀왔다. 오직 1.20유로의 빵을 구매하기 위해. 아니 세상 그 집에만 있는 바게트를 다시 한번 더 경험해 보기 위해. 기공이 크고 빵 껍질은 무게감이 있으며 빵 속은 쫀득쫀득했다. 상온에 2일째 되는 날에도 먹기 나쁘지 않았다. 어쩌면 이런 말보단 그냥 '그 집 바게트는 내 입에 딱이야!'가 음식에 대한 설명의 전부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여행을 하며 내내 드는 생각들이었다.


까눌레는 파리에서도 한정적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디저트인 것 같다.

남편은 한 입 먹더니 이게 뭐냐고 한다. 틀림없이 먹었던 경험이 있을 텐데... 그는 이게 그렇게 맛있는 거였냐고 반문한다. 그러니까...

이곳에서 파는 타르트는 맛, 모양, 색감들도 신선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발음을 교정해 주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당황스럽긴 하지만 애쓰는 그들에 동요되고 싶었다.

나는 밀푀유를 5번은 말한 것 같다. 결국 그를 데리고 가 손가락으로 집어 주었다. 그는 마치 유레카가 연상되는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밀이 뭐고 푀유가 뭔지에 대해서도 장황하게 불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알려주었다. 2번이나 발음을 교정시켜 주며 퍼펙트를 끝으로 결제를 도와주었다.;;;

파란 눈을 갖은 스타일리시한 파리지엥은 심지어 내 뒤에 줄이 길었는데도 그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런 그를 아무도 방해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브왈라!


디저트 여행을 하게 되면 디저트만큼 궁금한 것은 포장이다.

내 경험 중에 가장 인상적인 디저트 포장은 베를린의 모든 제과점들이었다. 프랑스에서도 동네 빵집에서 희귀한 포장을 발견했다. 너무도 너무도 근사한 포장이었다.

종이로 포장을 그것도 단시간 내에 테이프 하나 없이도 완성할 수 있는 포장에 대해 유독 더 관심이 생긴다.


르 노트르에서 소개해 준 제과 재료를 파는 곳을 가보기로 했다.

우리나라 방상시장과 같이 그곳에 오목조목 가게들이 붙어있었다.

몰드가 실리콘나 동판으로 되어 있는 것이 많았고, 주방기구들을 함께 팔고 있었다. 신기한 깍지들도 많았고 최근 이슈가 되었던 모라 색소들의 종류도 다양했다.

발달할 수밖에 없는 환경과 노력은 양질의 산물을 지속적으로 만든다는 진리를 이 곳에서 다시 느끼게 되었다.




이런 걸 느낄때마다 우리의 시선과 환경에 노출되는 아이의 시선과 환경에 더 고민하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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