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rim May 07. 2020

엄마의 중얼중얼

이제는 나도 중얼중얼

중얼중얼   

남이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조금 작은 목소리로 자꾸 혼잣말을 하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

출처-다음 사전


성인이 되고 나서 알았다.

엄마는 상황이 좋지 않거나 불만이 생겼을 때 뭐라고 중얼중얼하시고 계신다는 걸.

전보다 더 많이, 더 자주 그리고 이제는 모두가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그냥 들리게 이야길 하시지... 왜 저렇게 하실까...

근데. 최근 며칠 내가 그러고 있는 거다.

언니도 그런지 꽤 되었다고 했다.

우리 집 여자들만 이러는 걸까?


만약, 엄마가 들리게 말을 하셨다면 우린 엄마 아빠의 싸움을 꾀, 자주 , 크게 목격하며 자랐을 것이다.

중얼중얼이 엄마의 스트레스를 조금 덜어 주었고, 보이는 우리 가정이 편안해 보였던 것이란 걸 최근의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 경험을 하면서 알게 된 건, 이런 현상과 증상은 스트레스를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 수 있는 최고의 한계치에 들숨 날숨을 아주 약하게 트이는 게 해주는 것 같았다. 만성이 된다면 내 성격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첫 번째는 이런 환경에 덜 노출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두 번째는 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더 고민해 보아야겠다.


중얼중얼은 부딪쳤을 때보다는 조용히 넘어갈지도 모른다. 내쪽에서 중얼중얼하며 지나가는 일이 잦아져 이런 내 모습이 당연하게 변한다면 내 습관에 대한 책임은 오로시 나의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늘 옳을 순 없겠지만 잘못된 방법을 알고 고치는 건 미룰 수 없다. 나쁜 습관은 늘 너무 빠르게 몸에 붙는 느낌이다.


늦게 공감하게 된 엄마를 적극적으로 돕긴 어렵겠지만 엄마의 중얼중얼을 본다면 나에게 소곤소곤하실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가야겠다.  

때때론 내가 나에게, 당연히 곁에 있어 주는 가족에게도 아름다운 눈을 선물하는 나날이 되길.



매거진의 이전글 유열의 음악앨범 2컷, 달리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