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므라이스
아이는 내가 쉬는 날이면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은 생각해두고 일요일 저녁에 이야기해준다.
일주일 동안 이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목록화시킨다는 것도 기특하고 일주일 동안 배려해준 마음에 보답하고 싶어 가급적이면 모두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가 본 영상에 오므라이스 하는 방법이 나왔는데 그 정도는 나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보다. 오... 랜만에 오... 므라이스다.
집에 대충의 재료들이 있었고 아이는 월요일 점심이 되기를 일요일 밤부터 기다린다고 했다.
글쓰기를 너무너무너무 싫어하는 아이에게 레시피를 적어 달라고 요청했다.
30분 정도 걸려 정지하고 재생하며 적어왔다.
종종 이렇게 적어달라고 해서 나중에 레시피 북을 만들어 줘야겠다.
하지만 더 콩탁콩탁하는 순간은 뒷부분에 찾아온다.
대부분의 요리는 내가 하는데 아이가 느끼는 건 엄청나게 많은 가 보다.
그래서 일주일은 어렵더라도 틈틈이 이렇게 생존 요리를 함께하는 건 구구단을 확인하는 시간보다 이아이가 살아가는데 중요한 순간들 일수도 있겠다는 비현실적인 생각마저 들었다.
집에 있는 채소 조금 더 쫑쫑 썰었다. (첫 도마질을 한 아이가 나의 칼질 속도에 존경심을 비춰주었다. 큭큭큭. 날로 먹는 기분이다.)
아이의 레시피대로 채소와 햄을 볶아주고 밥을 볶아주고 케첩을 마니 마니 마니 넣어주고 볶았다.
달걀 이불은 프라이 팬을 쓰기 전에 미리 부쳐두었다.
아이도 나도 어찌나 떨리던지...
그렇게 좋아할 수 없었다.
처음엔 별거 아니라 생각했는데, 아이에게 진짜 괜찮은 유산을 줄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 음식들이 아이에게 위로도 되어주고 힘도 나게 만들어 주는 히든카드가 되어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