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rim Sep 15. 2022

하루에 5가지 할 일(그의 버전)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고 싶은 상대.

"엄마, 내가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을 다섯 가지 하면 용돈을 주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왜 그렇게 생각해?"

"돈을 모으는 게 좀 더 빨라지면 좋겠어서요!"


"음... 어떤 일을 할지 생각해 보았고, 금액도 생각해 봤어?"

"어떤 일은 엄마랑 같이 생각해 볼 거고, 금액은 하루 다섯 가지를 다 하면 십원! 어때요?"

"십원?"

"이거보다 더 낮출 순 없어요.. 엄마~"


"좋아! 엄마는 백 원으로 할게. 그리고 열 번을 모아 천 원을 주면 어떨까? 이렇게 몇 번 해 본 후 네가 정말 할 수 있겠다면 그때 가격을 다시 정하자. 백원은 네가 한 일에 비해 금액이 적은 것 같아. 또 계속 잘한다면 금액을 더 올리는 쪽으로 너를 응원하고 싶은데, 어때?"

"정말 좋죠!!!!!!!!"


"그럼, 일단 다섯 가지 일을 먼저 생각해봐!"

"이불 정리, 안마하기, 수저 놓기, 그리고....?"

"그럼 엄마 한 개, 아빠 두 개, 그리고 네가 두 개. 이렇게 정하면 어떨까?"

"그럼, 나는 이불 정리랑 안마하기."

"안마하기를 매일매일 하는 건 어려우니, 수저 놓기가 더 미션 클리어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 어때?"

"엄마는 마지막 들어올 때 신발 정리를 제안할게."

"아빠는 거실 책상과 네 책상 정리를 말씀하셨어."

"네! 다 할 수 있는 것들이에요!"

"좋아!! 그럼 잊지 않도록 써서 잘 보이는 곳에 붙이자!"

"네~기대된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집안일을 하는 것에 용돈을 줄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목적을 갖고 생각한 것을 이루려고 제안을 한 점과 제안을 실행할 수 있는 것까지 함께 해보고 싶었다. 목적한 바를 이루는 과정에서 가격도 올리고 요청하지 않은 일도 만들어 보너스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하지만 일주일 후에 못한다 하더라도 이런 제안을 생각했다는 것에 감동받았다 말하려고 한다. 그래도 크게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그의 목적 달성에 페이스메이커가 돼 볼 마음이다. 내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그를 먼저 응원한다.  

요즘 뒤돌아 신발을 벗고 뒷걸음으로 들어오는 기술이 늘었다.^^v



2년 동안 차곡하게 모으고 있는 너의 모든 용돈으로 획득하게 될 그 빛나는 닌텐도를 기대할게!

멋진 너는 계획이 다 있었구나…

——

9년 동안 아이는 나에게 온몸으로 육아를 가르친다. 사랑하라. 응원하라. 기다려라.

아이가 아이면 이 세상 누구에게 이게 가능할 일이겠는가! 서로에게 대단한 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화가 날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