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지?”
아직은 부고 소식이 많은 편은 아니나 나에게도 그런 때가 다가오는 듯하다.
다시 말썽인 디스크로 무력감이 찾아왔다.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음을 겪게 되면 순식간에 많은 것들에 상실감을 느끼고 의지도 사라진다. 그리고 무력감은 심지어 불안감과 동맹을 맺으려 한다.
장거리 부고 소식에
이번 주 처리해야 할 일들,
몸이 버틸까? 하는 우려가 먼저 떠올라,
미안한 마음을 뒤로하고 부조금을 보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그의 무력감에 동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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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올 초 길에 떨어진 목련 한 잎을 조심스레 갖고 와 주더니 자기처럼 예쁘장한 낙엽들을 형형색색 주워다 재배열하여 내가 오길 기다렸다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진짜 이게 무슨 복인지 모르겠지만 너무 감사하다.)
무력해 연약해진 나에게 ‘의지’를 툭 던지며, ‘안녕하지?!’라는 눈짓은 분명 사람의 것이다. 여지를 만들고 싶게 했다.
아이가 던진 이 툭이란, 애써 손으로 혹은 눈으로 전달되어야 마음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만나야 한다. 그리고
“안녕하지?!”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서 잃은 무력감으로 무너지고 있을 그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는,
2시간을 달려가 20분을 보고 오려는 나의 의지가
1 분 뿐인 위로가 된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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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지금,
허리는 여전히 불편하고 내일 새벽에 어찌 일어나고 예약 건은 시간 내 처리할 수 있을까? 오만가지 걱정이 든다. 정신이 맑아져서 잠이 안 온다.
아무것도 변한 것 없는 내 현실에서
의지가 생기니, 이 시간에 이렇고 있다.
내일도 맛있게 잘 만들어 따뜻하게 반겨 드려야지!!
“이 새벽, 안녕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