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쓰잘데기 없는 질문 7 가지
나 어릴 적 우리 아빠는 호기심 많은 질문에 “너는 왜애 쓰잘데기 없는 질문을 하냐~~~~“라는 대답으로 대화의 단절을 시도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빠도 그 질문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나 마땅히 대답할 말을 떠올리지 못하셨던 것 같다. 그때는 '아... 이건 엉뚱한 생각이구나.' 하고 더 깊게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점점 서로의 이야기가 흥미 없어진 우리는 대화를 시도하지 않게 되었다. 날씨 이야기와 건강 이야기만 하던 우리에게 '손자'라는 공통 관심사가 생겨났다. 다행이다.
아이를 키울 때 내가 나를 붙들 수 있는 도구는 ' 아이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이다. 이것이 기준이 되면 다른 것들이 덜 명확해진다.
이에 악재의 기간이 생긴다는데 호르몬의 영향으로 겪게 되는 성장통의 시간이라고 한다. 이는 그저 각자 받아들여야 하는 불통의 시간이다. 이때는 나의 소통의 도구에 '연민'이라는 옷을 입혀 아이를 기다려주면 된다는데 " 너 그때 되면 진짜 대박이야~~"라는 말보다 더 구체적이고 대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
재밌는 질문으로 대화하기
저학년도 고학년도 아닌 애매한 3학년이 될 아이에게 재밌는 질문을 했다.
부모가 가이드할 수 있는 창의 교육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 김경희 교수의 '틀 밖에서 놀게 하라'중
'흥미로운 질문으로 아이의 공상 자극하기'에 나온 부분이다.
"엄마가 몇 가지 질문을 할게. 생각나는 대로 말해줘~"
"ㅎㅎㅎ 뭔데요?"
호기심 가득하게 가까이 왔다.
" 자~시작한다. 일 번~"
1. 노래를 부르는 것이 법으로 금지된다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
2. 매주 토요일마다 비가 온다면 사람들의 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3. 세상에서 가장 신나고 완벽한 하루는 어떤 것일까?
4. 하루 동안 투명인간이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니?
5. 사람들이 코나 귀를 만지거나 눈을 깜빡여서 날씨를 바꿀 수 있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
6.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곳으로 날아갈 수 있다면 어떤 세상이 될까?
7. 동물로 변한다면 어떤 동물로 변하고 싶어? 그 동물은 어떻게 살고 무엇을 먹고 어디서 잘 수 있을까?
처음엔 뭐야~ 하더니
함박웃음 가득하고
장난기 가득하지만
나름 꾀 진지하게 답을 이어갔다.
이 모습을 눈에 담는 시간이 쏠쏠하게 귀엽고 재밌다. 잠시 후 정말 입이 '우음'하며 슬슬 나오기 시작하더니 요리저리 눈을 굴린다. 그리고 아! 맞다 하며 스타카토의 대답들을 신나게 말한다.
아이의 답을 재빠르게 책에 적어 내려갔다.
"하.. 엄마! 책에 낙서하면 어떻게요?!"
하고 지적을 받았다.
" 기록이야. 3년 후에 같이 보자.ㅋㅋㅋ"
"오~ 좋아요! 멋진데요?"
하고 칭찬을 받았다.
아이의 대답을 보면, 기발한 것도 있지만 지금 아이의 상태를 알 수 있는 답들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내가 할 일이 보이게 된다. 아이와 함께 무엇을 해봐야겠다 하는 생각도 떠오른다.
아이와 종종 이렇게 '쓸모 있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도해 봐야겠다.
내 경우는 이 질문들은 소소하게 던진 낚싯대에 참돔이 쭉쭉 올라오는 지점 같은 소통의 도구가 되었다.
'지금 아니면 언제 하겠어!'
적절한 때에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을 만났다. 감사하다.
< 바른 표현을 생각해 봅시다. >
쓰잘데기 없다. - '쓸데없다'의 방언형으로 보이며, 표준어가 아니기 때문에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
올바른 표현
쓰잘머리 - 사람이나 사물의 쓸모 있는 면모나 유용한 구석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