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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Feb 15. 2016

아이와 타이베이. 2

리젠트 호텔과 사천음식

고민 고민하여 고른 리젠트호텔에 도착했다.

로비에서 체크인을 하던 중 우리의 기념일을 축하한다며 중년의 직원이 과한 표정으로 호들갑스러운 설명과 다소 부담스러운 미소로 안내했다. 당황스러워 대체 뭘 준비했길래…

했는데…

… …

푸하하하

한참을 웃었다.


신혼여행 후로 오랜만에 실물로 보는 꽃 침대였다. 덕분에 아이와 꽃비 놀이를 재밌게 했다.

오랜 고민 끝에 이 곳을 결정한 그에게도 감사를


선물 받은 이벤트도 즐거웠지만, 클래식한 리젠트의 서비스와 위치도 마음에 들었다.

유후인 료칸에서 받아 본 turn down service를 이곳도 하고 있었다. 이 호텔의 분위기는 경험해 보았던 일본 호텔 분위기와 비슷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도착한 날엔 명랑하고 예쁜 한국인 직원, 소정님의 안내도 반가웠고, 따뜻한 카드도 고마웠다.

로비에서도 보았던 개나리가 식사를 하러 가는 길에도 놓여있었다. 타국에서 봄을 알리는 개나리를 먼저 본 것도 반가웠지만 이를 꽃꽂이에 응용한 것도 재밌었다. 심플하지만 섬세하게 배열된 마젠타 계열의 국화들도 눈에 들어왔다.

첫날 꽃침대에 있던 꽃 봉오리를 화장대 위에 올려 놓았었는데 마지막 밤엔 그토록 예뻤던 꽃도 이처럼 시들어져있었다. 찬란할 때 즐겨야 겠다.  

대만 여행이 좋았던 이유에 이 곳에서의 머문 추억도 포함되어 있다.



사천음식

중국문화에 대한 공부를 할 때 상해와 사천음식은 먹어봐야겠다란 마음이 깊었나 보다.

호텔은 각 두 곳의 관한 음식점이 있었고 우린 사천음식을 선택했다.

호텔이지만 단품 구매 시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었다.

추천해준 마파두부와 돼지 목살 바비큐 구이를 시켰다.

처음 마파두부를 한 입 먹고 깜짝 놀랐다.

마파두부가 spicy 할 텐데 괜찮냐길래 좋다고 했는데, 이들의 '매운'의 의미가 우리가 이해한 '매운'과는 차이가 있었다. 향신료나 후추의 강한 맛을 스파이시 하다고 하나보다. 아마도 이들이 한국에 온다면 우리가 느낀 것과 비슷하게 놀랄 지도 모르겠다.

목살이라고 했는데 고기가 썰어진 방향 때문인지 항정상과 같은 식감이 느껴졌다. 항상 숙제같이 남겨진 고기 부위와 조리법 그리고 조직의 썰리는 방향과 써는 방향에 따른 식감 등에 대한 공부는 필요하다는 것에 반성하는 마음이 든다.


옆 테이블에선 오리고기를 코스로 먹는 듯 보였다. 호기심에 추가로 구운 오리를 주문했다.

맛있다.

아이는 ‘오리’하면 ‘꽥꽤’하며 잘도 받아먹는다.

로스, 주물럭, 찜보다도 맛이 좋았다.

한국에서도 오리고기를 먹고 있지만 이런 조리법이 대중적이지 못하거나 비싸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따로 찬을 주문하지 않았지만 한 두 가지 채소반찬을 곁들여 먹으면 음식의 맛이 더 조화롭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주문받는 형식이 제일 먼저 차(茶) 주문을 받고, 애피타이저(饌)와 메인을 주문하고 밥 그리고 술이나 음료를  주문받는  듯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물이나 차를 기본으로 주며 주문을 받고 메인을 시키면 반찬을 놓아주므로 이런 주문에 익숙하지 않았다.

다른 나라 여행을 갈 경우, 그들의 방법으로 때로는 정찬식을 먹어보는 것도 재미난 경험일 것 같다.


산책도 할 겸 궁금했던 버블티도 맛볼 겸 근처 버블티 집을 찾아갔다.

가격과 맛에 놀랐던 코코네 버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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