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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존경받았지만 사랑받지 못했다.

by Charim

그의 딸은 생전에 이런 글을 썼다.


"자기 전에 인사를 드리기 위해 아버지가 글을 쓰고 있는 서재 문을 두드렸다. 오늘따라 특별히 예쁜 잠옷을 입었기에 아버지가 '굿나잇' 해 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쳐다보지도 않고 건성으로 손을 흔들기만 했다. '오늘도 역시'하는 생각에 시무룩해져 돌아섰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아버지 서재에 숨어 들어가 술을 마셨다. 작가, 교수, 논설위원 등 세 개 이상의 직함을 가지고 살며 늘 바쁜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시면 그 팔에 매달려 사랑받고 싶은 딸이었는데, 배고프고 피곤한 아버지는 '밥 좀 먹자'면서 나를 밀쳐 냈다."


그는 딸의 사후, 후회하며 이런 편지를 쓰셨다.


"나는 어리석게도 하찮은 굿나잇 키스보다 좋은 피아노를 사 주고 널 좋은 승용차에 태워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이 아빠의 행복이자 능력이라고 믿었다. [난 이미 여기서부터 먹먹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하지만 나는 이제서야 느낀다. 사랑하는 방식의 차이가 아니라, 나의 사랑 그 자체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옛날로 돌아가자.

나는 그때처럼 글을 쓸 것이고 너는 엄마가 사 준 레이스 달린 하얀 잠옷을 입거라. 그리고 아주 힘차게 서재 문을 열고'아빠, 굿나잇!'하고 외치는 거다. 약속한다. 이번에는 머뭇거리고 서 있지 않아도 된다. 나는 글 쓰던 펜을 내려놓고, 읽다 만 책장을 덮고, 두 팔을 활짝 편다. 너는 달려와 내 가슴에 안긴다. 내 키만큼, 천장에 다다를 만큼 널 높이 들어 올리고 졸음이 온 너의 눈, 상기된 너의 뺨 위에 굿나잇 키스를 하는 거다. 굿나잇 민아야, 잘 자라 민아야, 그리고 정말 보고 싶다."




[신수정, 통찰의 시간, 일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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