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궁중 떡볶이
궁중 떡볶이를 가장 생소하게 먹었던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궁중 음식을 배울 때였습니다. 엄마는 잔치 후나 절에 다녀오신 후, 떡과 고기가 많을 때 불고기가 채소보다 더 많은 간장 양념 떡볶이를 해주시곤 했습니다. 알고 보니 엄마 버전의 궁중 떡볶이 였습니다.
음식 이름 앞에 '궁중' 단어가 붙으면, '참기름'과 '꿀' 그리고 '고명'이 언급됩니다. 유교 이념을 갖고 있었기에 음식에 그 이념을 담은 오방색을 갖췄습니다. 궁중 떡볶이에 주로 사용하는 채소는 미나리와 표고, 숙주등을 사용합니다. 모든 채소를 일정한 크기에 맞게 자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덩어리 고기도 얇고 크기에 맞게 잘라 사용합니다.
저는 전통버전과 엄마버전을 섞어 이렇게 만듭니다.
떡은 떡집 떡
참기름은 잘 짠 향이 좋은 참기름
꿀
오방색을 이용한 재료로는
흰색은 떡으로
검은색은 목이버섯, 양념한 소고기
빨강은 당근
파랑(음식에선 보통 녹색을 파랑으로 대신해 이용합니다.)은 피망
노랑은 달걀지단
그리고 상대에 따라 어묵을 준비하기도 해요.
바로 먹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전통방식대로 미나리와 숙주, 표고를 넣어 아삭함과 향을 즐기며 드셔 보세요. 이 두 재료는 조리가 되면 금세 물이 생겨 양념 맛과 식감이 떨어집니다. 바로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다른 재료를 생각해 보시는 것을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재료 -(3~4인분)
떡볶이 용 떡 400g
달걀 2개
피망 1개
당근 반 개
건 목이버섯 2~3개
네모 어묵 2장
불고기 양념한 소고기 150g
양념
소금, 꿀 15~20g, 참기름, 간장, 식용유, 참깨
고기양념
설탕 1T, 간장 2T, 마늘 1/2T, 청주 1T, 후추 약간, 참기름 1T
1. 소고기(150g) 밑간
고기양념을 넣어 밑간을 합니다.
2. 떡 밑간
냉동 떡, 냉장 떡은 끓은 물에 데친 다음 간장 1T, 참기름 1T를 넣어 무쳐 줍니다. 떡집에서 산 말랑 한 떡은 썰어서 간장, 참기름에 바로 무칠 수 있습니다.
3. 채소 준비
앞쪽과 뒤쪽을 자른 피망 길이에 맞추어 자르면 편리합니다. 모든 재료(당근, 어묵)를 정돈된 길이로 잘라 준비합니다.
4. 달걀
2알을 잘 풀어 소금 한 꼬집으로 간을 합니다.
5. 건 목이버섯
불렸다 먹기 좋은 크기로 찢어 준비합니다.
1. 지단 부치기
약불로 익혀야 예쁜 색의 지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덕션 "3"에 맞춰 익혔습니다.
2. 채소 익히기
키친타월로 쓱 닦아내고 기름을 1T 넣고 피망, 당근, 고기, 목이버섯, 어묵 순으로 볶습니다. 피망과 당근은 소금 한 꼬집 간을 하며 볶습니다. 어묵을 볶으면서 재워두었던 떡을 넣고 볶습니다.
3. 재료 떡과 섞기
반대 순서로 고기+목이버섯, 당근을 넣고 볶다가 불을 끄고 피망, 지단 자른 것을 섞습니다.
4. 마무리 및 장식
참깨와 꿀, 참기름을 넣고 마무리합니다. 그릇에 예쁘게 담고 더 예쁘게 자른 지단을 고명으로 올려봅니다.
고명은 음식의 장식이기전에 "이 음식은 당신이 처음입니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 이유가 근사해 보여 가급적이면 고명을 얹으려고 합니다. 기분 좋잖아요~ ^^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고명은 영어로 가니쉬라고 해석하는 건 의미가 많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과정이 길어서 복잡해 보이죠?
하지만 잡채보다 더 빠르고 과정이 적어서 해보면 집에 채소들이 많이 남을 때 유용한 음식이에요.
반찬보다 한 끼 식사나 간식으로 든든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밑준비 과정을 함께하면 30분 만에 완성할 수 있는 음식이니 도전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떡은 꼭! 떡집 떡볶이 떡으로 추천해 봅니다.
평생을 먹고살고 있었지만, 음식을 즐겁게 만들고 잘 먹는 것이 나에게 중요한 시간이며 투자였음을 알아 버린 것 같습니다. 매일 즐거운 식사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