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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Sep 16. 2021

거의 모든 것의 역사

거의 모든 것, 그러나 이제 시작된 역사


서른이 넘어 살고 있는 나와 스물을 살던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후회'다. 그렇게 하면 좋았을 걸, 이렇게 하면 어땠을까에 대한 자잘한 것부터 내 성격의 모난 부분, 나의 부족한 부분, 생활 전반적으로 모자란 부분을 돌아보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새로운 것, 하고 싶은 것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여겨지던 때를 다 지내고 보니 삶의 유한함, 죽음이 가까워짐도 가끔은 생각하거나 느끼게 된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생명의 유한함, 그러나 놀라움을 한 권에 빼곡하게 담는다. 그리고 모든 것을 살아가게 하는 힘, 존재하는 것에 대한 감사를 알게 해준다. 


우리가 머리를 들어 보게 되는 하늘이 우주에서는 극히 일부일 뿐이라는 사실, 지구에서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고작 6000개, 그 중에서도 한 곳에 서서 볼 수 있는 별은 다 해봐야 2000개라 한다. 나의 DNA와 제 3자의 DNA는 99.9퍼센트 일치하지만,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32억 개의 염기서열 중에서 어느 것이라도 다른 사람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99.9는 일치하지만, 나머지 0.1로 우리는 60억 종류의 인간 유전체를 갖게 되는 것이다. 즉, 우리는 99.9퍼센트 일치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는다는 놀라운 결론에 도달한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지금 알고 있는 것들 대부분은 모르는 것과 다름없다라는 사실일 인지하게 하는 한편, 무궁무진하고 무한한 우주에 점 하나로 태어나 성경에서 말하는 낳고 낳는 삶을 사는 창조 질서를 생각하게 한다. 책 서문에는 들어가기 전, 물리학자 레오의 이야기가 소개 된다. 


책으로 공개하지는 않겠지만,그저 하느님을 위해서 진실을 기록할 생각이야.
하느님께선 모든 진실을 알고 계시지 않겠나?
물론 그 분은 진실을 알고 계시겠지만, 내가 그 진실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실 거야. 

한스 크리스천 폰 베이어, <원자 길들이기>


당신이 신본주의라 여기는 삶을 지향하는 유신론자이든, 아니면 인본주의에 답이 있다 생각하는 무신론자라도 이 책이 던지는 작은 실마리가 도움이 될 수 있겠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브라이슨, 이덕환 옮김, 까치



어쨌든 원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들 스스로가 살아 있는 것도 아니다. (중략) 그 원자들은 당신의 일부였지만, 실제로 한순간도 살아 있었던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들 모두가 당신이 존재하는 동안에는 무엇보다 소중한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당신을 살아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그 목표이다. P 13


당신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의 경우에, 유일하게 특별한 점은 그것들이 당신을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 뿐이다. 물론 그것이 바로 생명의 기적이다.  P 14


지구에서 생존한다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미묘한 일이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지구에 존재했던 수십억의 수십억에 이르는 생물종 중에서 99.99퍼센트는 더이상 우리와 함께 있지 않다. P 15


그러나 불행히도 그 사람들 중에서 그 누구도 내가 배웠던 교과서를 저술하지 않았다. P 18


내가 가지고 있던 관심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이 바로 과학자들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가라는 문제였다. P 19


사실은 우주가 시작된 후로 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티끌과 물질을 고성하는 입자들을 모은 후에, 그것들을 너무 작아서 그 크기를 말할 수도 없는 작은 공간에 모두 집어넣어야 한다. P 23


우리에게는 폭발이 일어나면서 만들어지는 공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P 24


그런데 우리도 우주 배경 복사 때문에 생기는 잡음을 언제나 경험하고 있다. P 27 


다시 말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숫자들이 조그만 바뀌면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게 된다. P 31


우리 태양계는 안쪽에 위치하면서 암석으로 구성된 네 개의 행성과, 그 바깥에 위치하면서 기체로 구성된 네 개의 행성 그리고 작고 외로운 얼음 덩어리로 구성되어 있는 셈이다. P 39


해왕성과 목성 사이의 거리는 목성과 지구 사이의 거리보다 5배나 멀고, 해왕성에 도달하는 태양 빛은 목성에 도달하는 태양 빛의 3퍼센트에 불과하다. P 41


그러니까 우리는 실제로는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그런 셈이다. P 45


밤 하늘의 별들은 지금 현재 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별 빛이 그 별을 떠났던 때에 그 곳에 있었을 뿐이다. 별들은 언제나 죽어간다. P 47



(읽다보니 너무 늘어지는 것 같아 발췌독을 하게 되었는데,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이라 문장을 담는 작업은 추후 틈틈이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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