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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Nov 18. 2015

쉬어가는 이야기

브런치를 지금보다 더 드물게 오게될지도 모르지만 





브런치를 9월 말부터 했네요. 작가 신청은 그것보다 전에 해서 어찌어찌 되었는데, 글을 쓰기 시작한 건 9월  끝자락부터였어요.


브런치를 처음 열어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세상에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구나"하고요. 양질의 글들이 항상 넘쳐나는 것을 보고 많이 배우기도 했어요. 더 잘 쓰고 싶은 욕심도 났지요. 블로그를 하면서도 그랬지만, 브런치는 저에게 있어 '큰 물'이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큰 물'이죠.


오래전부터 상담을 받아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긴 했지만, 항상 미뤄왔어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여건 때문인데, 이제는 아기도 키우고 있으니 더 어렵겠네요. 하지만 적어도 내년 이맘  때쯤에는 격주 단위로라도 상담을 받으러 다닐 생각입니다. 갑자기 상담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제 마음이 비어있어서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요즘 하기 때문입니다. 아니, 가득 차 있어서 비워야 하기도 하겠지요.


좋은 글을 쓰려면 살아보고, 읽어보고, 느껴보고, 생각해봐야 할 텐데 읽은 책이 얼마 없어 채워야겠다는 생각도 요즘 합니다. 아주 많이요. 브런치에 글을 쓰는 작가님들의 글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아주 많이요. 삶은 예전보다 많이 단조로워요. 아기를 보다가 자다가 보다가 자다가 배고프면 먹고 뭐 그렇게 지내죠. 그래서 더 파이팅을 못하는 건가 싶다가도, 이건 본질적으로 충전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졌어요.


글을 쓰는 속도도 글을 읽는 속도도 참 느립니다. 저는 그래요.


어쨌든, 요즘 알 수 없는 이유로 혼자 급하고 조바심이 나는 것 같아 잠시 쉬어가려 합니다. 작가의 서랍에는 써보고 싶은 글들이 어지럽게 굴러다니고 있네요.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에 차곡차곡 쌓아보려 했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모든 것들을 중단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간혹 힘이 날 때면 하나씩 써볼까 해요. 브런치에 쏟던 애정의 반 정도를 블로그에 다시 쏟을지도 모르죠. 아마 블로그는 계속하지 싶어요.


읽은 책들을 저장해두는 공간이기도 하니까요. 브런치에도 <문장수집>에 종종 기록을 해보려 생각 중입니다.


쉬어가려 하는데, 돌아왔을 때는 제 이야기도 좋지만 많은 분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매거진으로 연재할 수 있는 뚝심과 사고력이 있는 필자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습니다. 네, 그렇죠. 오래 걸릴지도 모르지만


이 긴 글의 결론은 몇 개 쓰지도 않았으면서 있는 총알 다 떨어졌으니 채워 오겠다는 이야기입니다. 텅텅 빈 머리를 채우고, 청소가 덜 된 마음을 정리하고 돌아올게요. 아주 발을 끊겠다는 건 아니고, 지금보다 더 가끔 올 테니 모두들 안녕히.




덧, 너무 정신없이 육아 중 틈틈이 브런치 앱과 페이스북 앱을 돌아가며 두리번 가리느라 심신이  쇠약해진 것 같은 기분도 들어 소셜 앱을 모두 지웠어요. 지우고 한 권의 책이라도 더 읽어보자 했더니 조금 맑아지는 기분이네요. 스마트폰 없이도 살았었는데, 지금은 참 없이는 못 살 것처럼 왜 이러나 몰라요. (웃음)




비 오는 수요일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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