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 Sep 27. 2017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영화로 배우는 연애* 연애가 고픈 그대에게 착각 방지 예방주사



착각이 연애의 시작이 되는 경우도 있어요. 반대로 착각만 하다가 마무리 되는 관계도 있죠. 관심 있는 상대에게 한 없이 빠져서 상대의 무의미한 찡긋 한 번에도 오만가지 의미를 가져다 붙이는 당신을 위한 영화입니다. 연애가 참 어렵고, 착각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금사빠 당신에게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를 소개해요.        


영화는 우리의 착각을 제법 위트 있게 표현했어요.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이 워낙 커지게 되면 황홀한 착각에서 시작해 혼자만의 사랑으로 진행되다가 나홀로 슬픈 이별을 맞이하는 경우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거예요. 시간이 지나 문득 떠오를 때면 이불 쓰고 하이킥을 날리고 싶은 순간들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그마저 소중한 추억일 수 있었으면 싶은게 사람 마음이잖아요.     


착각은 줄이고 가상 연애와 이별해보자는 의미로 준비해봤어요. 영화 속 인물의 행동, 커플들의 연애를 통해 나의 '연애'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이번 글은 영화의 메인이 되는 알렉스와 지지 커플의 이야기로 꾸려봅니다.

     

영화의 시작은 여자의 의문문 "왜?"를 한번 더 생각해보게 합니다. 비극은 어릴적 나를 때리고 도망치는 못난 남자 아이 때문에 시작되죠. 집에 와서 말했더니 엄마가 ‘다 널 좋아한다는 뜻이야’라고 말해주니까. 성인이 되면 이 못난 망상은 '그는 관심이 있지만 연락을 할 수 없을 뿐'으로 확대됩니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스틸이미지




착각을 하지 않으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를 보며 다음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그 남자는 왜 연락이 없을까, 전화 안하는 그 남자의 진심이 궁금할 필요가 없다
작은 호의에 큰 의미를 두지 말자, 날뛰는 감정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남자는 왜 연락이 없을까, 전화 안하는 그 남자의 진심이 궁금할 필요가 없다

영화에서 지지(지니퍼 굿윈 분)는 그럭저럭 귀여운 타입. 그러나 귀여운 타입일 뿐 행동 패턴을 보면 좋게 말해 푼수, 정확히 말하면 금사빠에 답답이죠. 누군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자신의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단 한 번의 만남을 곱씹으며 직장동료, 친한 친구에게 계속해서 확인을 받아요. 주된 상담내용은 "먼저 전화해도 될까?"입니다. 이유는 연락이 안오니까 궁금해서죠.    


일도 운동도 심지어 샤워를 하는 것도 전화가 올까봐 조심스러워요. 영화를 보다보면 제 3자의 시선으로 그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될 거예요. 이런 상황이 얼마나 안쓰러운지, 더불어 객관적으로 바라보다보니 "왜 연락이 없어?"라고 여러 번 물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직접적으로 보게 됩니다. 관심이 없으니까요. 영화에서는 '반하지 않아서'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작은 호의에 큰 의미를 두지 말자, 날뛰는 감정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지지는 명함을 건네며 '연락 할게요'라는 말 한마디에 설레는 여자입니다. 이렇다보니 자주 들르는 음식점 주인 알렉스(저스틴 롱 분)의 연락과 작은 호의 및 연애상담에 어느덧 큰 의미를 둡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의 작은 몸짓 하나 헛기침 한 번에도 반응하다보니 알렉스의 작은 호의, 예를 들어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파티를 하는데 참석하지 않겠냐는 내용의 연락에도 무궁무진한 의미를 부여해요. 이러다 결국 '나만의 착각'들이 차곡차곡 적립되어 뜬금없이 그에게 고백하는 불상사를 맞이하게 됩니다.     


연락이 오니까 반했다는 것으로 혼자 단정, 늘 그랬듯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기지를 발휘해 무엇에 홀린 듯 고백해요. 결과는 처참합니다. 돌아온 그의 대답은 ‘그래서 내가 데이트 신청을 했느냐’는 것.

    

오 맙소사, 그렇죠. 우리는 연락의 빈도수와 그의 호의, 호감지수를 살펴야 할 뿐 아니라 데이트 신청까지 기다렸어야 했던 겁니다.    


영화는 연애의 시작이 '연락'이며 연락의 유무는 관심의 유무와 관계가 있다는 명제를 두고 진행됩니다. 영화의 설정은 이러하고, 제목은 단호하게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라고 정했지만 영화 내용 전체가 논리로 무장하지는 않았어요. 영화 중간에 알렉스는 뜬금없이 ‘사실은 내가 그녀를 좋아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알렉스와 지지는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결말로 마지막이 장식되니까요. 그러니까,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겠죠.  


어쨌든, 여기에서 우리는 사랑에 빠지더라도 어느 정도 '평정심'이라는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해보자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겠어요. 남자 주인공에 대입해서 생각해보자면 이성에게 호감을 표시할 때, 어떤 마음에서 시간과 정성을 쏟고 있는지 생각을 좀 해보자는 정도가 될 수도 있겠고요.    

   

영화는 연애하고 싶은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막연한 '기다림'이라는 숙제를 던져주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연애와 사랑에 대해서 진득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죠.


이 가을 혼자라서 왜 그런지 모르게 쓸쓸하다면,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이라 좀 식상하긴 해도 그럭저럭 볼만한 이 영화 어떤지.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작가의 이전글 쉬어가는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