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ep1.

내가 머리 뽑아서 나랑 헤어지는 거야?

by 소울

오랫동안 가슴으로 잊지 못한 그 사람을 보내주려고 이 글을 쓴다.

이 글은 5년 전을 회고하는 글이다.


내가 제일 이쁘고 행복했던 시절에,

함께 해준 사람.


하루는 의사 선생님이 물었다.

“취미가 뭐예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뭐라도 있을 거잖아요 이걸 하면 다 잊어지고 그 시간만큼은 행복해지는 일”

나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ㅎㅎ아 그럼 저는 남자친구가 취미 같아요 남자친구랑 만나러 갈 때면 다 잊어지고 스트레스가 없고 웃음만 나오고 행복하거든요”


그날은 남자친구의 생일이었다.

병원을 나서서 서프라이즈 파티를 위해 선물을 사고 그를 만나러 갔다.

그 시간들이 너무 행복해 조금 전 병원에서의 내 대답에 확신이 들었다.


남자친구한테 고맙다고 말했다.

있어줘서 고맙다고 눈물도 흘렸다.


그렇게 모든 걸 내려놓게 하는 사람이라서,

기대고 싶은 사람이라서 그랬을 까.


내가 뽑아야만 사는 사람이란 것도 당연하게 그는 알 수밖에 없었다.

늘 걱정해 주고 아파해줬다.

자기 자신의 몸인 것처럼 속상해했다.


5년이 지난 지금.

그가 없지만 난 아직도 뽑는다.


난 정말 뽑아야 사는 사람인 걸까.


헤어지던 차 안에서 울면서 물었다.

내가 머리 뽑는 게 싫어서 그러냐고 내가 그런 짓 안 하면 우리 안 헤어지냐고.


뽑지 않었던 때로 돌아가면 모든 게 달라질 것 같았다.


그 사람을 생각하면 이 일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사실 생각나는 일은 수도 없이 많지만 ㅋ)

사실 내가 머리를 뽑는 것은 우리 이별의 이유가 아니었음을 나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난 후회한다.

뽑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달랐을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꼭 그와의 미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 아픔까지도 지켜봐 주고 사랑해 준 사람

내가 가는 길에 함께 걸어가 줬던 든든한 사람.

후회도 미련도 아닌 고마움만 남기고 싶다.


내가 제일 잘한 일은 그때 내 아픔을 너에게 보여준 거, 함께한 거, 비록 그 끝에 헤어짐이 있었더라도.

뽑지 않았으면 좋았을 내 인생이지만

헤어지지 않았으면 좋았을 우리지만


뽑아야 사는 나니까 그런 온전한 나를 보여주고 사랑받았음에 난 감사할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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