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담배를 피우지 그래?
차라리 담배를 피우지 그래?
미용실은 내가 항상 피해 다니는 장소다.
그런 덕분에 나는 항상 단발의 생머리만을 유지해 왔다.
평생 나의 헤어스타일은 그거 하나였다.
발모광이 생기기 전 까지는 머리숱이 많아서 미용실에 갈 때마다
숱을 치고 매직(스트레이트 펌)을 해야만 했다.
아무리 그런 나라도, 10년 넘게 뽑다 보니 휑해지는 두피를 피할 수 없었다.
미용실을 갈 때면 늘 듣는 말이 있다.
" 어머 머리가.. " "왜.."
" 이 부분에 멀.. 혹시 아시나요?"
머리, 머리, 머리..
나도 안다고요. 본인이 제일 잘 알지 않겠어요?
묻는 게 실례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지
걱정스럽다는 착한 마음의 가면을 쓰고, 먹잇감을 찾은 듯이 달려든다.
" 아. 제가 뽑아서 그래요"
" 저도 알아요. 제가 계속 그쪽 머리만 뽑아서 그렇게 됐어요. "
대수롭지 않은 척 (실은 매우 매우 대수로웠다) 설명하는 나를 보며,
왜 뽑냐고, 그러면 머리 안 난다고 한바탕 설교를 들어야 했다.
어느 날은 한 남자 미용사가 신선한 조언을 해주었다.
사실 꽤나 충격적인 방법이었다.
차라리 담배를 피우지 그러냐고,
뽑고 싶을 때마다 펴보는 거 어떠냐고, 그게 더 나을 것 같다고.
그 말을 듣고 화가 났다.
'저게 조언이랍시고 하는 말인가? 남들 눈에는 담배를 피우는 것이 더 건강해 보이는 걸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기에
실제로 그렇게 했을 때 그분의 말이 맞았을지 아닐지는 알 수 없다.
과연 그 말을 들었으면 지금과는 또 달랐을 까?
가끔씩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살고 있을 또 다른 보습의 내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