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아야 사는 사람 ep.3

차라리 담배를 피우지 그래?

by 소울


차라리 담배를 피우지 그래?


미용실은 내가 항상 피해 다니는 장소다.

그런 덕분에 나는 항상 단발의 생머리만을 유지해 왔다.

평생 나의 헤어스타일은 그거 하나였다.

발모광이 생기기 전 까지는 머리숱이 많아서 미용실에 갈 때마다

숱을 치고 매직(스트레이트 펌)을 해야만 했다.

아무리 그런 나라도, 10년 넘게 뽑다 보니 휑해지는 두피를 피할 수 없었다.


미용실을 갈 때면 늘 듣는 말이 있다.

" 어머 머리가.. " "왜.."

" 이 부분에 멀.. 혹시 아시나요?"

머리, 머리, 머리..

나도 안다고요. 본인이 제일 잘 알지 않겠어요?

묻는 게 실례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지

걱정스럽다는 착한 마음의 가면을 쓰고, 먹잇감을 찾은 듯이 달려든다.

" 아. 제가 뽑아서 그래요"

" 저도 알아요. 제가 계속 그쪽 머리만 뽑아서 그렇게 됐어요. "

대수롭지 않은 척 (실은 매우 매우 대수로웠다) 설명하는 나를 보며,

왜 뽑냐고, 그러면 머리 안 난다고 한바탕 설교를 들어야 했다.


어느 날은 한 남자 미용사가 신선한 조언을 해주었다.

사실 꽤나 충격적인 방법이었다.

차라리 담배를 피우지 그러냐고,

뽑고 싶을 때마다 펴보는 거 어떠냐고, 그게 더 나을 것 같다고.

그 말을 듣고 화가 났다.

'저게 조언이랍시고 하는 말인가? 남들 눈에는 담배를 피우는 것이 더 건강해 보이는 걸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기에

실제로 그렇게 했을 때 그분의 말이 맞았을지 아닐지는 알 수 없다.

과연 그 말을 들었으면 지금과는 또 달랐을 까?

가끔씩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살고 있을 또 다른 보습의 내가 궁금하다.


작가의 이전글뽑아야 사는 사람 ep.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