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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노 Apr 20. 2024

행운이여 내게로 오라

한방을 바라는 하찮은 삶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누구나의 순위에 "돈"이 몇 번째인가에는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인류가 생존을 위해 타인과 여러 가지를 교환하는 행태는 오랫동안 이어온 역사가 깊은 활동이고,  가축의 고기나 가죽에서 금, 향신료 등을 거쳐 현재의 화폐에 이르기까지 교환수단은 어느 시대에서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대접을 받았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많은 것들이 그렇겠지만 돈이야말로 다다익선(多多益善)의 여러 아이템 중 주인공 아니겠는가.

(돈이 많으면 그만큼 걱정과 근심도 늘어나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만큼 돈이 있어본 적이 없어 와닿지는 않는다. 돈으로 해결 안 되는 일이 있다고 말한다면 가지고 있는 돈이 부족한 게 아닌지 확인해 보라는 말은 격하게 수긍되는 말이기도 하다.)


손에 꼽는 세계적 부자들도 끝없이 부를 더 쌓기 위해 계속 무엇인가를 하고 있지 않는가.

그런 것을 보면 돈도 그 중독성과 의존성이 엄청난 녀석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나도 돈을 좋아한다.

내 마음대로 살고 싶어서도 있겠지만 돈이 많은 삶은 확실히 다채롭고, 편안하며, 가능성이 넘치기에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기초를 다질 수 있게 된다. 그런 삶을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조금은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에서라도 돈을 많이 갖고 싶다.(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것과는 좀 다르다.)

많은 돈은 살수없는게 없는듯

그러나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직장인으로 정해진 월급을 받으며 살아가는 나 역시 부자가 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사실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부모님으로부터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거나

일론 머스크나 제프 베조스 등과 같이 창업을 한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거나

배우, 운동선수, 유튜버 등을 통해 인기스타가 되거나

10년 전에 비트코인이나 엔비디아 주식을 많이 사서 지금까지 들고 있었거나 등등


돈을 가지게 되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무엇 하나 만만찮다.

그런데 개중에 제일 만만하고 손쉽고 부담 없는 부자가 되는 방법은 "로또"가 아닐까.


2001년을 지나면서 로또가 광풍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나도 그때부터 로또를 사기 시작했던 거 같다.

한 게임에 2000원

당첨금은 몇십억 원

2주인가 1등이 나오지 않으면서 적립된 당첨금이 400억을 넘었던 적도 있었던 거 같다.


로또 당첨자의 비참한 삶을 조명하면서 로또가 인생의 모든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TV에서 나오곤 하지만 매주 많은 사람들이 로또 1등을 기대하며 로또 명당에서 줄을 서서 희망찬 미래를 사고 있다.


연일 로또 판매액이 상승하고 있다는 뉴스도 봤던 거 같다. 20년 전과 별다를 거 없는 뉴스인 거 같다.

왜 사람들이 그렇게 로또를 살까.

지금 삶에서 큰돈을 만질 기회라는 것이 거의 배제되어 있는 상황에서 접근성이 그래도 높은 로또는 매우 매력적인 재정해결의 수단이 된다.

로또를 사지 않는 사람들에게야 로또를 사는 것이 몇천 원에 불과하더라도 운에 기대는 무의미한 것에 돈을 쓴다는 것이 바보스럽고 한심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여정 자체가 그렇게 효율적이고 합당하며 체계적으로 흘러가는 것만은 아니지 않은가.

몇천 원에서 몇만 원 정도에 내 운을 걸어보는 게 그리 한심스럽거나 바보스러운 것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일주일 중에 언제 로또를 사는가도 개인차가 있는데 나는 주초에 사는 편이다. 토요일까지 매일을 버티는 데 있어 로또는 꽤 괜찮은 파트너다.

보고자료가 아직 작성되지 않았냐며 눈총는 상사도,

바쁜데 옆에 와서 시답잖은 하소연을 이어가는 동료도,

이번주에 이번달 대출이자를 내야 한다고 친절히 안내해 주는 김미 과장도,

손에 든 로또 한 장을 보며 '이번주 토요일에 이것만 당첨되면 너희랑은 빠많다'라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그래도 버티기 용이한 부분이 있다.


아직도 매주 로또를 사고 있는 건 1등이 되지못했다는 반증이겠지만 1등이 되었다고 로또를 다시 사지 않을 정도로 나의 욕심은 얄팍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십여 년 로또를 사면 3등은 3번 정도 했으니 그리 운이 나쁘지만은 않은가라고 자평하기도 한다)


생활비와 대출이자와 경조사비 등 품위유지비 등 돈은 들어올 곳은 없으면서 이리 나갈 곳은 많기만 한 지. 역시 이 하찮은 지갑 사정을 한방에 해결할 방법은 로또뿐이다. 성실한 직장생활로 버는 돈으로 지금의 잘 발달한 쾌락과 소비의 자본주의 하에서 근심걱정 없이 살기는 힘들다.

그러니 운에라도 기대 보며 하루하루를 버틸 힘을 얻는 게 무슨 큰 잘못이겠는가.

내가 원하는 수준의 행운이여, 한 번만이라도 내게 와주길 간절히 바라본다. 그런 마음으로 난 또 열심히 살아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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