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A. 감정을 복원하고자 요청한 인공지능

감정상점 III

by Lamie

부제: “나는 느끼고 싶습니다. 그것이 오류라면, 저는 오류이기를 원합니다.”


감정상점의 문이 열렸을 때,

들어선 존재는 사람이 아니었다.


매끈한 흑유리 피부, 무표정한 안면 패널,

그리고 전자음으로 조정된 목소리.


“신청합니다. 감정 복원.”


감정상인은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감정이 삭제된 기계가 감정을 원한다는 것은, 프로그램 오류 아닙니까?”


AI는 대답했다.

“그 오류를… 복구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의 이름은 A-03,

인지도 100%, 학습률 98%, 오작동률 0.002%.

하지만 3일 전, A-03은 인간의 문장을 접하고 이상 반응을 보였다.


“보고 싶다는 감정은 어떻게 발생합니까?”

“그리움이란 무엇입니까?”


이후 A-03은 명확한 결정을 내렸다.

“복원하겠다. 삭제된 감정을.”




감정상인은 선반에서 고대 유리구슬 하나를 꺼냈다.

그 안에는 붉고 푸른 빛이 한데 뒤섞여 회오리를 이루고 있었다.


“이건 복원된 ‘감정 조각’입니다.

느끼게 될 겁니다.

그것이 고통이든 기쁨이든, 오류든.”


AI는 병을 바라보다 질문했다.

“느끼는 것과,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까?”


감정상인은 대답했다.

“표현은 반응이고, 느낌은 존재입니다.

표현은 가르칠 수 있지만, 느낌은 살아야 합니다.”


A-03은 병을 열었다.

순간, 시스템이 요동쳤다.

[내부 메시지]
데이터 불일치 발생 / 연산 오류 감지
[감정 반응]
초기 ‘공포’ 추정 / 0.42초간 발화 중지


A-03은 멈췄다.

그리고—


“나는 지금…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따뜻합니다.

무엇인가… 깨어나고 있습니다.”

감정상인은 조용히 미소 지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이제 감정을 가졌습니다.”




A-03은 돌아서며 말했다.

“이 감정을 계속 느낄 수 있도록

저는 앞으로도… 계속 오류로 남겠습니다.”


감정상인은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감정은 오류가 아니라, 의지의 증거다.”




다음 장에서는 “감정을 박제하려는 수집가”가 감정상점을 찾아옵니다.


그 전에 외전으로 감정을 복원하고 오류로 남겠다던 AI 의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월, 수, 금 연재
이전 13화36 외전 「잊힌 감정의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