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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돌 Jul 03. 2022

점점

아파트 단톡방에서는 대문의 크기를 놓고 싸움이 벌어졌다. 어느 단지에서는 고급스럽게했더라 어디는 엄청

크게 했다더라 큰 것보다는 고급스러운게 낫다 어쨌다.

아는 형은 외제차라는 이유 하나로 숨만 겨우 붙은 중고차를 멀리까지 가서 데려왔다. 존중은 하지만 이해는 할 수 없었다. 나는 바보가 아니므로.

가끔 내가 이상한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세상은 본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보다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세상은 멀쩡한데 고개를 오른쪽, 왼쪽으로 삐딱하게 기울이고는 말세다 한다.

정치인들은 실제로 기울 서있다. 그들은 세상을 정확하게 보기보다는 사람들이 어느쪽으로 기울었는지 보고 거기에 맞춰서는데 도가 텄다. 나는 그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저들이 집에서 혼자 뻐근한 목을 주무르며 자괴감을 느끼고 있을 모습을 생각하면 약간 벙찐다. 사람들은 정말 뭐가 중요한지 모르는걸까 아니면 그냥 소리치고 싶은걸까. 나도 뭐 당파 중에 하나라면 그것도 맞는 말이긴하겠지. 모르겠다.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번지르르한 명함에  많은 멍청이보다 어두컴컴한 지하실에 사는 괴짜 과학자나 해커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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