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가 아니라 ‘절대로 우리’였다면

by 글쓰는정혜

<만약에 우리>가 아니라 ‘절대로 우리’였다면


영화 <만약에 우리>를 보고 나오면서 이상하게 마음이 허전했다. 슬퍼서라기보다는, 어딘가가 비어 있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흔히 사랑이 엇갈리면 타이밍을 말한다. 조금만 더 일찍 만났더라면, 조금만 덜 어렸더라면, 그때 내가 조금만 더 용감했더라면. 그렇게 사랑은 늘 ‘만약에’라는 가정법 속에 머문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결말을 보며 자꾸 다른 생각이 들었다.
결국 서로를 선택하지 않은 건, 그만큼 절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큼 간절하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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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정말 간절했다면 사람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해낸다. 거리도, 상황도, 자존심도. 물론 현실은 무겁고, 삶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렇지만 ‘절대로 이 사람’라는 마음이 있었다면, 적어도 마지막 순간에 돌아섰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들은 서로를 좋아했지만, 결국 끝내 서로를 택하지는 않았다.


나는 사랑이 운명보다 의지에 가깝다고 믿는다.

운명은 우리를 만나게 하지만, 의지는 우리를 사랑하게 한다.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만약에 우리>가 아니라 ‘절대로 우리’였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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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라는 말은 부드럽다. 책임을 묻지 않는다. 다만 가능성으로 남겨둘 뿐이다. 하지만 ‘절대로’는 다르다. 거기에는 결심이 있고, 약간의 두려움과 큰 용기가 필요하다. 절대로 너라고 말하는 순간, 다른 가능성들은 스스로 닫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선택지를 남겨두고 싶어하는 건 아닐까. 혹시 모를 미래를 위해, 혹시 모를 나를 위해. 그래서 사랑은 종종 가장 안전한 자리에서 멈춘다. 상처받지 않을 만큼만 다가가고, 잃지 않을 만큼만 머문다.


나는 이제 사랑할 때 ‘만약에’라는 말을 조금 덜 쓰고 싶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적어도 내 마음만큼은 ‘절대로’였으면 좋겠다.
결과가 어떻든, 그 순간만큼은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