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마음 같아선 좋은 작품을 빨리 빨리 왕창 왕창 그려대고 싶지만 워낙 작업속도가 느린 나로썬 지금이 최선인 듯 하다. 손이 느리다기보다는 워낙 그림을 도중에 많이 수정하다보니 완성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밑그림을 열심히 그려놓고 그대로 옮겨보자!' 라는 마음을 먹고 시작한 적도 있지만 밑그림을 자세히 그려도 그리면서 그림이 굉장히 많이 뒤바뀌는 편이다. 그래서 이젠 밑그림에 대단히 큰 정성을 쏟지는 않는다. 왜냐면 이 그림이 어떻게 바뀔지 나도 모르고, 아무튼 굉장히 많이 바뀔 거라는 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밑그림보다 중요한 것은 intention , 작가의 의도, 마음 속에 깊게 내재된 그 컨셉트와 주제를 그대로 작업을 끝날때 까지 유지할 수 있는가... 인 것 같다. 또한 그것을 유지하기 전에 필요한 것이 그것을 분명하게 보는 것, 인식하는 것일 것이다.
"예술가들의 유일한 임무라면 세상을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사유를 흔들림 없이 진전시켜 나가는 것일 겁니다."
-윤혜정,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중
하지만 때에 따라선 이런 과정이 소홀하거나 약하기 때문에 그림이 도중에 그렇게 많이 뒤바뀌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좀더 충분히 생각하고 컨셉을 충분히 소화시킨 다음에 작업에 들어가야 하는데 사실... 이 과정을 이른바 '충분히' 하려면 나는 아예 붓을 잡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냥 무작정 작업에 들어갈 때도 많다.
그래도 그 어느때보다 그림 그릴 때가 가장 나답게 사는 순간인 것 같아서 그것이 참 좋다.
2020년 12월 2일 부터 11일까지
서울에 있는 서우 갤러리에서 전시를 합니다.
시간되시는 분들 많이 들러주세요.
서우 갤러리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