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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세시 Oct 15. 2020

열무국수

200702:1246



소면 팍팍 삶아서 얼음물에 헹궈 담고

살얼음 낀 다시육수를 부어

칼칼하고 시원한 열무김치를 얹어주면


한여름 더위는 목구멍 너머로 사라진다.




어느 날 아파트 장에 국숫집이 들어왔다.

뜨끈한 국물의 잔치국수랑, 시원한 김치말이 국수가 있었는데

더운 여름이라 김치말이 국수를 주문했다.

어떻게 국수가 나오나 궁금해 쥔장이 하는 모양새를 보자니

이미 말아서 차게 보관해둔 국수에 냉면육수를 한팩 뜯어 촥 붓고는

송송 썬 김치를 올리는 것으로 끝이 났다.


탁!

이거구나.

이걸 5천 원씩 주고 사 먹을 이유가 없다.

나는 얼른얼른 동네 마트에서 500원짜리 냉면육수 네 개만 사서 집에 왔다.

다다음날, 동네 친구 부부를 초대해 아주 쉽고 간편한 열무국수를 대접했다.


엄마의 김치가 워낙 맛있어서

열무국수는 그것으로 일품이었다.


내가 이 일을 엄마에게 전하자,

멸치랑 다시마만 넣고 푹푹 우린 물을 냉동실에 두었다가

열무김치 한 줌, 열무 국물 한국자 넣으면 더 맛깔난단다.


조금 더 귀찮은 방법이지만 조금 더 건강하기에

어렵지 않은 다시육수를 냈다.


냉면육수를 풀었을 때보다

더 담백하고 깔끔하고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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