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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세시 Oct 15. 2020

생일상

200629


미역국, 생선구이, 잡채, 콩나물무침, 고사리나물

다 내가 좋아하는 것.




이 나이 먹도록,

늙은 엄마에게 생일상이나 받자고 내려간 게 아닌데..

점심에 도착할 걸 알면서도 엄마는 새벽같이 일어나 내 생일상을 준비하셨더란다.


나도 자식을 키우지만 아직은 어린 자식이라 그런지

엄마의 이런 마음이 이해가 될 것도 같다가 아직은 어렵다.

당신은 몇 달 뒤면 이른인데, 나보다 가는 손발을 해서는 손목 아프다는 내가 안쓰러워 몇 달 우리 집 살림을 해주시겠단다.

이런 게 엄마 마음일까?

여지껏 보듬 쓰다듬 마흔 넘은 딸을 또 돌봐주겠다니.


"엄마, 하지 마."


엄마는 그 한마디가 서운했을까? 표정이 쌜쭉하다.


아이를 출산할 때도 조리해주시겠다는 걸 만류했고

복직할 때 어찌할 바를 몰라 발 동동 구르는 날 보고는

아이를 봐주시겠다 것도 거절했고,

손목이 아파서 아이도 못 안는 걸 알아채고 살림해주시겠다 하신 것도 뿌리쳤다.

엄마는 그때마다 서운한 기색이다.


엄마,

나는 엄마가 안 아팠으면 좋겠어.

그래야 내가 좋아하는 엄마음식 오래오래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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