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 한 귀퉁이부터,
싸늘한 시선은 머물러 있었다.
그대에 대한 글을 쓸 때면
깃털을 단 펜조차 너무도 무거워
줄곧 움직이질 못했다
상처위에 자란 흉터
그 위에 또 다른 상처까지
망각의 강 위로 내 기억을 흘려보내면
잊을 수 있을까
따가웠던 추억들을 창밖으로 던져도
이내 부는 바람에 내게 돌아왔다
눈이 따가워서
그저 눈이 따가워서
시야가 흐려지고
펜은 종이의 끝에 가있지만
아무 글씨도 보이지 않았다
또 이렇게 아무것도 적지 못했다고
수십장의 종이들을 구겨 쓰레기통에 버린다.
눈물을 닦고 거울을 본다
눈가에 번진 검은것을 바라보며
그저 미친듯이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