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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와 무소유

자본주의는 어떻게 공산주의를 만들어내고 있는가?

by 영웅

자본주의 시대는 결국 무소유의 시대를 만들어 냈다. 무소유가 긍정으로 진화할지 부정으로 진화할지 알 수 없지만 자본주의와 무소유의 상생은 아이러니할 따름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공산주의 타도를 외치던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군중들이 스스로 함정에 빠하향평준화를 이루고 있다. 여왕벌과 소시민적 일벌 계성은 옳은 것일까?

아래의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1. 공유 경제의 시대

운전기사 공유 우버, 차량 공유 쏘카, 공간 공유 에어비엔비 우리는 흔히 이들을 혁신적인 공유경제의 심벌로 보고 있다. 자원의 가용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이다. 이들을 환영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은 환경운동가나 자본가들이 아니다. 바로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면서 높은 실업률에 좌절하는 청년층이 공유경제를 이끄는 큰 축이다. 자본의 획득이 어려워지자 잠시 빌리는 것으로 대리만족하는 것이다. 공유경제는 젊은이들의 슬픔을 먹고 기성세대들의 직장을 갈아 마시며 성장하고 있다.


2. 월세 시민의 시대

예로부터 월세는 가난의 상징이었다. 집을 소유할 여유가 없어 계약을 통해 집을 빌리는 것이다. 부모세대에는 먹을 거 안 먹고 입을 거 안 입고 돈을 모아 집을 사는 것이 꿈이고 생의 목표였다. 하지만 지금의 자식들은 더 이상 집을 소유하려 들지 않는다. 집이 그들의 부모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았을 뿐더러 집보다 소중한 삶의 가치가 도처에 있기 때문이다. 안전한 주거에 대한 사람의 기본욕망은 앞으로도 꺼지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의와 식을 포기할 정도로 집의 소유가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왔다.


3. 비정규직의 시대

시골 군청의 공무원이 아닌 이상 정년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무한경쟁 평가 체계가 근로표준 계약서를 무참히 찢어버릴 것이다. 가족도 나도 포기하고 어렵게 정규직이 되었지만 평균연령 반도 안 되는 50살에 사살되고 만다. 집을 사는 것만큼 일자리의 소유는 어려워지고 저렴하게 좋은 인력을 쓰고자 기업의 비정규직 채용 형태는 계속 늘어 날 것이다. 앞으로는 한 직장의 어떤 자리를 소유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잘하는 분야의 전문가로서의 브랜드를 소유해야 할 것이다.


4. 자기계발의 시대

아침마당에서 성공담을 얘기하며 눈물 콧물 짜던 신파가 세련되게 다듬어져 나처럼 하면 너도 할 수 있다는 표준화를 제시하고 있다. 좋다 위로도 좋고 희망도 좋다. 하지만 요즘 콘텐츠는 스스로의 계몽을 통한 목표 성취가 아닌 무조건 참고 긍정하는 착한 어른을 찍어내는 느낌이다. 우리에게 비평할 시간도 진실을 추구할 시간도 나를 찾을 시간도 허용치 않는 근래의 자기계발 콘텐츠들이 아쉽다. 앞으로 이들 콘텐츠가 너도 할 수 있어라 는 얄팍한 외침 보다는 깊은 어둠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밝은 지혜를 담았으면 한다.


소유의 기쁨은 짧고 지키는 고통은 커져가는 오늘이다. 소유할수록 고통스럽다는 것이 학습된다면 사람들은 점점 무소유를 지향할 지도 모르겠다. 올바른 공유의 시대로 넘어 갈지 사토리, 삼포 세대와 같은 타의 상실의 시대로 갈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욕망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대부분을 소유할 수 없다하여 "나"를 잃어서야 되겠는가...

Survival of the fittest

"적자생존" 오는 시대는 막을 수 없지만 적응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 조금 느려도 확실하게 변화해야한다. 미디어의 노출은 줄이고 적절한 소비를 하며 정신을 강하게 키운다면 적어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소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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