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링을 통해 급속히 성장하는 스낵컬쳐"
모든 콘텐츠의 소비가 가능한 스마트폰의 보급과 길어진 출퇴근시간 그리고 저성장 저물가의 시대가 맞아 떨어지며 스낵컬쳐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스낵은 편리하고 맛있고 저렴하다. 간단하게 스낵을 집어 먹는 것과 같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는 의미로 스낵컬쳐라는 트랜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스낵컬쳐 콘텐츠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급속한 사회의 모바일링으로 인해 이 콘텐츠들이 빠르게 인기를 얻자 현상에 대한 정의가 명명되어진 것이다.
(모바일링은 우석영씨의 "철학이 있는 도시"라는 책에 등장하는 단어로 스마트폰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끊임없이 이동하며 가볍게 콘텐츠를 탐닉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도시화로 나타난 현상들에 대해 철학적 생각을 제공하고 도시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의식적 질문에 대한 고찰을 제공하는 책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아는 스낵컬쳐에는 무엇이 있을까?
큰 분류를 나누어보자면 아래와 같이 나눌 수 있다.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중에 최소 3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 또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을 것이라 예측한다.
동영상 : 넷플릭스, 유튜브, 아프리카TV
오디오 : 팟캐스트, 멜론, 오디오북
텍스트 & 이미지 : 장르소설(조아라), 전자책(리디북스), 웹툰(레진코믹스)
SNS :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카드뉴스
모바일 게임 : 스마트폰 게임(애니팡, 로스트킹덤, 클래시오브클랜)
이들은 공통적으로 가볍고 빠르고 무료거나 또는 저렴하다. 이중 몇몇 인기 있는 콘텐츠들의 성향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자극적이다.”, “짧지만 빠른 전개를 보인다.”, “캐주얼하고 주제가 자유롭다.”, "연재 콘텐츠" 등이 있다.
이와 같은 특징들이 모든 스낵컬쳐 콘텐츠에 적용되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SNS 콘텐츠나 카드뉴스 장르소설과 웹툰 콘텐츠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이와같은 스넥컬쳐 콘텐츠들은 어떻게 우리 생활에 자연스럽게 파고들 수 있었을까? 그 답은 바로 시간과 개인화 모바일이다.
현대에 들어서 시간은 굉장히 소중한 자원이 되었다. 우리가 물을 돈 주고 사먹을지 몰랐던 것처럼 산업의 자동화로 늘어난 시간이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관리 당할 거라는 예측은하지 못했다.
회사의 경쟁을 위해 늘어나는 업무시간, 개인의 경쟁을 위한 자기개발 시간, 안정감을 얻기 위한 커뮤니티 활동시간 등등 정작 스스로가 홀로 생각하고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 또는 어디론가 이동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바로 이 "이동"시간이 스낵컬쳐 돌풍을 일으키는 골든타임이다.
여기에 언제 어디서나 이들 콘텐츠에 접근하고 결제하고 소비할 수 있게 하는 최고의 플랫폼인 모바일이 더해지자 이 콘텐츠들은 막강한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
스낵컬쳐는 복잡한 사회 속에서 경쟁과 업무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오롯이 가벼운 즐거움을 선사함으로 현실 도피처를 제공하고있다. 또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 플랫폼은 결제 시스템에 작은 단위의 사이버 머니를 적용함으로서 돈의 현실감각을 떨어트려 더욱 저렴하게 보이는 미끼를 던지고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한국만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의 일본 중국 그리고 전 세계가 모바일링과 스낵컬쳐에 중독되어가고 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일본 문화는 모든 게 희박하고 만화적이 되어 모두가 얄팍함밖에 갖고 있지 못합니다. 일본은 생산하는 민족이라고 하지만, 조금씩 의심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생활자체가 서브컬쳐로 완전히 매워져 대단히 흐리멍덩해지고 있지요. 이건 문화의 부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는 별개로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이미지를 뇌리에 남기고 추가적인 결제를 일으키기 위한 스낵컬쳐 기업들의 노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정밀하게 진화하고 있다.
이들에게 익숙해진 사람들은 긴 호흡을 두고 감상해야하는 장문의 글이나 책, 영화 등을 소비하는 게 힘들 수 있고 한 논제나 텍스트를 붙잡고 골똘히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한 학문과 학습이 점점 어려워지는 장애가 올 수 있다.
그렇다면 모바일링 시대에 개인과 기업은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무엇이든지 처음 시작되는 것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그에 따른 정책도 가이드도 없이 맹렬히 소비하는 시기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다. 의식과 제도의 성숙기가 오기까지 개인은 셀프 매니지먼트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자기혁명이라는 책은 이렇게 말한다. “스스로가 스스로의 목적 및 소명의식에 따라 움직이고 관리할 수 있어야만 복잡한 현대를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다.” 누군가 관리해주길 기다리기보단 스스로를 관리하는 셀프 매니지먼트 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회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지속적으로 긴 호흡의 콘텐츠나 장문의 책을 소화하려는 노력을 해야하고 모바일을 통한 지출을 하기 전 이 지출이 스스로에 의해서인지 기업의 결제사슬에 의해서인지 한 번씩 생각해보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업에게도 어느 정도의 소명의식과 콘텐츠 퀼리티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경영학에서 기업 제1의 목적은 이윤창출이라 하지만 실제적으로 기업의 존재의 이유는 사회적 가치창출이다.
이윤만 바라보는 기업의 단기간 돈을 많이 번 기업으로 이름을 남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으로서 기억되기 힘들것이다. 이윤을 내더라도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의식을 갖고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