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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웅 Nov 19. 2017

한 사람의 인생이 온다는 것

관계는 취향의 충돌 그리고 팽창이다.

오늘 하나의 연애가 끝났다.

연애가 끝나면 보통 우리는 상대방의 기억을 정리하곤 한다. SNS에 올렸던 사진과 사랑의 언어들로 가득한 메신저의 대화방, 서로에게 받은 선물 그리고 무수히도 많이 찍었던 사진들 그런 작업을 하루정도 하면 우리는 언제 사귀었냐는 듯이 남남이 되어버린다. 1년을 넘게 만났는데 서로가 서로의 흔적을 정리하는 시간은 단 하루면 족하다.


그렇게 정리를 마치고 음악을 들으며 공원을 걸었다. 문득 귀에 들리는 음악이 생소했다. 플레이 리스트를 보니 이해할 수 없는 음악이라고 비난했던 재즈가 가득했다. 길을 걷다 보니 신발이 꽤  낯설었다. 그 친구가 어울린다고 때를 써서 사게 된 운동화였다. 걷다 보니 스타벅스가 눈에 들어와 바닐라 라떼를 주문했다. 그런데 언제부터 스타벅스를 가게 되었지? 내게 스타벅스는 가당치 않은 곳이었고 달콤한 음료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스타벅스도 바닐라 라떼도 모두 그 사람의 취향이었다.


많은 게 바뀌었다.

한 사람과의 사귐만으로도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충돌이고 각각의 세계가 하나로 합쳐지는 경험이다. 이런 경험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취향의 세계를 확장시켜준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인생에 있어 종종 매력 있는 사람을 만나곤 한다. 우리는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나 재력이 좋은 사람을 보고 호감을 가질 수도 있지만 부차적인 조건일 뿐 깊은 매력에 빠져들기는 어렵다. 매력이란 그 사람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묘한 열정에서 오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성향들이 어떤 지향점을 가리키고 있을 때 우리는 매력 있는 사람이라고 여긴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는 생각과 더불어 나도 저런 취향을 담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곤 한다.


한 사람의 셀럽을 내 것으로 하는 가장 쉬운 방법

손석희 아나운서의 카시오 시계는 10년도 더 된 구식 모델이다. 가격도 3만 원 내외로 저렴하고 소위 있어 보이기 위한 브랜드와는 거리가 먼 시계다. 시계는 그 사람의 재력이나 품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징 자본이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카시오의 구형 모델이 뜨는 이유는 무엇일까? 키워드는 바로 손석희와 레트로다. 손석희 아나운서는 언론인으로서 거의 유일하게 존중받는 이미지를 구축했고 한결같은 신뢰와 매너를 보여준다. 그와 동일한 시계를 차는 행위는 그가 구축한 상징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한다.

카시오의 레트로 디자인은 이미 유행에서 스테디셀러가 되었고 명품이 되어가고 있다. 급격하게 디지털로 전환되는 사회에서 아날로그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시계의 스타일은 자뭇 따듯해 보이기까지 하다. 모든 현상을 데이터 화하여 삶을 재단하려는 사회에 대한 반항의 메시지로 레트로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반항은 과거나 현재나 그 시대 젊은이들의 책임이었고 힙하다는 정의로 다독여줬다. 디지털을 적극 활용하지만 디지털을 적극 회피하려는 신인류 히피문화는 자신들의 세계관을 견고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

 


취향을 갖는다는 건 매력적인 한 개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당신의 취향은 무엇인가요?

좋은 질문이지만 남에게 대답을 바라기에는 애매한 질문이다. 보통 누군가에게 취향을 묻는다면 주제를 담아야 한다. 음악, 영화, 여행, 연애, 음식, 정치 등등의 주제가 있어야 비로소 대답할만한 구체적인 범위가 구분 지어진다. 하지만 이런 질문은 본격적으로 당신을 알아보겠습니다와 같은 소개팅이 아니라면 개인의 사사로운 취향을 묻는 경우는 거의 없다. 취향은 그 사람의 삶의 태도에서 묻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살아오면서 나는 몇몇 매력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다. 그 사람들에게 취향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았지만 그들은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고 대화하며 내게 그들의 취향을 대답해주었다.


재즈를 사랑했던 그녀

재즈를 사랑했던 친구를 만난 적이 있다. 텅 빈 기차 안에서 스텝을 밟으며 재즈댄스를 즐길 줄 아는 친구였다. 갑자기 귀에 이어폰을 들이밀며 자기가 좋아하는 재즈곡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 친구를 만나면서 서울에 있는 재즈바는 모두 다녀보았던 것 같다. 재즈 감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재즈바는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밴드에게 환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재즈와 어울리는 술은 무엇인지를 알려주었다. 해외 마케팅 업무를 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그녀의 꿈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즐길 수 있는 재즈바를 운영하는 일이다. 앞으로 만들어갈 재즈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때의 빛나는 눈빛을 아직도 기억한다. 삶의 음율이 느껴지는 친구였다.


즐거움을 업으로 하는 세상 진지한 큐레이터

남부끄럽지 않은 학교와 직업으로 탄탄한 상징 자본을 만들어냈지만 고상함을 즐기기에는 하고 싶은 게 넘치는 친구가 한 명 있다. 다양한 경험을 하며 하고 싶은 일을 탐색했고 결국 스타트업을 창업해 사람들에게 취미를 큐레이션 해주는 친구가 있다. 지루하고 짜인 시스템에 다양한 취미를 마구 던져 사회에 분탕질을 치겠다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비쳤다. 그녀는 큰 조직 속 하나의 부품으로써는 세상을 바꾸는데 나의 뾰족한 역량을 드러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스타트업의 매력은 바로 이런 기성 시스템에 오류를 일으켜 시류를 자신의 방향으로 바꾸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성복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억지로 기성복에 몸을 맞추는 불행한 삶을 종종 보곤 한다. 과감하게 옷을 뜯어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스스로 재단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


스스로 모임과 삶을 꾸려가는 래퍼유

영어학습을 랩으로 재밌게 배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친구가 있었다. 스스로 오디오와 비디오를 다루며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스스로를 브랜딩 할 줄 아는 친구였고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을 좋아했다. 나는 바로 만남을 요청했다. 그 친구는 7년간 영어 스터디 모임을 운영하고 있었고 나 또한 그의 모임에 벌써 3년간 참석하고 있다. 잘 나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고 투잡 쓰리잡을 하며 노마드의 삶을 경험하더니 지금은 스위스 매디컬 회사의 한국 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도 종종 만나며 어떤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지 구상하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언젠가 그와 나만의 채널을 만들어 솔직한 취향 이야기를 전할 계획이다.


친구로 혹은 그 이상으로 사귀었던 멋진 친구들의 얘기를 꺼내봤다. 이들을 만나기 전에 내 키워드가 #전자책 #커피 #창업 #프리젠테이션 정도였다면 만나고 나서 #재즈 #영어 #팟캐스트 #노마드 #강의 #취향 #취미 #큐레이션 등으로 확장되며 나는 더욱더 풍요로워질 수 있었다. 갓 학교를 졸업한 내게 국가에서 심어준 KBS, MBC , SBS 같은 공영방송 밖에 없었다면 지금은 그들의 취향이 다양한 위성방송 채널처럼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어 언제든 스위치만 누르면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우리 주위에 항상 멋있는 취향으로 가득 찬 사람이 배회하고 있지 않다. 있다고 한들 나와 성향이 맞지 않으면 불편한 것 또한 취향이다. 사실 현대적 감각으로 살아가는 친구들보다 조금 더 이상적이고 세상 너머에 있는 취향을 만나고 싶다면 예술가들만큼 매력적인 친구들도 없을 것이다.


본격 외로운 도시 화가 에드워드 호퍼

평범한 광고 회사의 사원이었던 그는 대세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림을 하기 위해 상경했지만 도시는 철저히 자본의 논리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풍부하고 고상한 트렌드를 따르고 싶지 않았고 계속 자신만의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유행을 따르지 않는 것은 곧 고독을 선택하는 일이고 사람들은 내성적인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고독한 그에게 운명같이 아내가 찾아왔다. 그녀는 완벽한 타인이면서 친구였고 그에게 관계를 통해 고독을 알려줬다. 그는 결국 도시 속 타인들의 외로움을 표현하는 탁월한 작가로 쓱(SSG) 자리 잡는다.


호퍼는 그림으로 고독을 설계했지만 사람들은 그 이상의 고독을 느꼈다. 그의 그림은 고독의 촉매제와 같다. 그림의 구성부터 색감까지 완벽한 외로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의 그림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많은 광고와 영화 음악의 모티브로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의 강력한 고독의 취향은 곧 도시 대중의 취향이 된다.


그의 유명한 작품 중 하나는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다. 이 그림에 헤밍웨이의 글을 덧 붙인다면 완벽한 고독이다.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 (A Clean, Well-Lighted Place) 어니스트 헤밍웨이"나는 카페에 밤늦게까지 머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편이야." 나이 든 웨이터가 말했다. "잠들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들, 밤에는 불이 켜져 있어야 하는 사람들 편이라고."


1984와 CCTV를 남긴 조지 오웰

조지 오웰은 철저히 경험 기반으로 자신의 글을 창조해냈다.  거지와 노숙자 체험을 하며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이라는 책을 집필했고 식민지 경찰의 경험과 저널리스트로서 정치 활동을 하며 느꼈던 언론과 사회의 모순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1984와 동물농장을 남겼다.

조지 오웰은 그의 작품 자체가 독자의 취향이 된다. 영국 사람들은 해마다 돌아오는 조지 오웰의 생일에 도시 곳곳에 CCTV에 고깔모자를 씌우며 기념한다.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을 읽은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를 함부로 무시하지 못하고 하나라도 더 받아가곤 한다. 그의 디스토피아적 글은 강한 표지로 남아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었고 그의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한 연민의 글은 소외자들을 한번 더 뒤돌아보게 하였다.


빈곤에 찌들어봄으로써 가슴 깊이 느낀 한두 가지 점을 집어 말할 수는 있다. 그러니까 다시는 이런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떠돌이는 전부 불한당에다 주정뱅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거지에게 한 푼 주었을 때 고마워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을 것이며, 실직한 사람이 기력이 없어도 아연실색하지 않겠고, 구세군에는 헌금을 하지 않겠으며, 또 내 옷을 전당 잡히지 않을 것이고, 광고 전단을 거절하지 않겠으며, 그럴듯하게 말끔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즐기지도 않을 것이다. 이것이 시작이다.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中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 사강

도박과 스피드 레이싱 그리고 담배연기 가득한 사강의 삶은 딱히 모범적인 삶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그녀의 글과 삶의 취향만큼은 매력이 꿀과 같이 흐른다.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문학이 사회를 점철하고 있을 때 사강은 소비사회라는 새로운 이상에 부딪쳐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모든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글을 썼다. 그 당시에도 사회는 젊은 이들을 섬세하지 않고 충동조절 조차 못한다고 비난했지만 사강은 글을 통해 이들이 얼마나 섬세한지 고독한지 예민한지를 보여주었다.  조지 오웰이 경험을 기반으로 픽션을 풀어냈다면 사강은 글에 등장하는 불안전한 주인공들처럼 삶을 살아간 악동이었다. 글과 삶을 일치시킨 매력적인 그녀의 유명한 한 마디는 이렇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젊고 매력 있는 시몽이 떨리는 마음으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쪽지를 남기듯 나의 취향을 남과 공유하는 일은 꽤 설레는 일이다.


브런치의 짧은 글로 표현하기에는 아까운 취향이 깊은 예술가들을 몇 명 소개해보았다.

예술가들의 삶을 들춰보면 생각보다 불안전하고 유리알 같이 깨지기 쉬운 삶에 놀라곤 한다. 그런 그들과 연대하고 공명하다 보면 당신의 취향의 친구로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좋아하는 작가 몇 명 사귀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그들은 더 이상 말이 없고 바쁘다는 핑계로 약속을 미루지도 않을 테니까 언제 까지나 그들은 당신과 글과 그림으로 소통하려고 할 것이다. 아직 당신에게 그들과 교류할 시간이 남아있다면 말이다.



심리학 용어로 "타인의 마음 문제"라는 말이 있다. 타인의 마음은 직접적으로 느끼거나 증명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옆에 있는 사람이 좀비인지 살아 있는 사람인지 구분할 수 없듯이 그들이 직접적인 행동이나 표정으로 표현하는 것을 통해 추측하는 것만 가능하다.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추측할 뿐이고 타인도 나의 마음을 추측할 뿐이다. 의학자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학문이 아마 심리학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웃음)


타인의 마음을 우리가 정확히 인지 할 수는 없지만 타인의 취향은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취향은 스스로가 쏘아 보내는 자신만의 신호이기 때문이다. 즉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취향이라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약한 연결 : SNS 에 목말랐던 사람들

최근 10년 사이에 SNS 활동이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자신의 취향을 쏘아보낼 수 있는 채널의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과 만나 취향을 주고받으며 공명하고 싶던 와중에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자 폭발적인 개인의 신호들이 쏟아져 나왔고 몇몇은 스스로의 채널을 통해 공중파를 압도하기도 했다.

취향이 강력하고 매력적으로 부각될수록 개인의 취향은 대중의 취향으로 전환될 기회를 부여한다.


SNS의 약한 취향의 연결은 우리의 취향을 끊임없이 들끓게 한다. #해시 태그 하나로 몰랐던 가족을 만난 것 마냥 반가움을 느낄 수도 있고 멋있는 친구에게 친구 요청 버튼 한번 누르는 걸로 만족감을 채울 수도 있지만 전에 없던 새로운 관계의 홍수 속에 우리는 만들어진 타인의 욕망이 아닌 자신의 취향을 견고히 지켜나가야 한다. 유행과 유명세에 따라 이리저리 휩쓸리며 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소셜 안에 있는 취향은 극도로 편집된 작품에 가깝다. 약한 연결은 말 그대로 약한 연결을 뜻한다. 기회도 관계도 취향도 모두 얕은 가능성만 기저에 깔리는 것일 뿐 실체는 없다.  SNS와 취향의 관계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영국 시인 시트웰은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사람이 삼 개월에 한 번씩 다른 사람으로 바뀔 수 있겠는가'


강한 연결 : 한 사람의 인생이 온다는 것

한 사람의 인생이 온다는 것은 정현종 시인의 말처럼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의 현재와 과거와 미래가 오는 일이다. 부서지기도 했을 그래서 부서지기도 쉬운 마음이 오는 일이다. 관계에서 오는 부채감, 책임감 때문에 우리는 무시해도 좋을 약한 연결을 주로 소비하곤 한다. SNS는 감정이 쉬이 소비되지만 대부분 회신받지 못하는 러브레터와 같다. 한 번의 대화를 하더라도 상호 간의 관심과 배려를 차지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 모임의 구성원, 직장의 동료, 친구, 연인, 가족이 된다는 것은 나를 강하게 연결하는 또 하나의 나를 만드는 일과 같다. 바로 그들이 나를 나에 대해 나만의 취향을 설명해줄 유일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하나의 실체가 다가오는 강한 연결을 환대해야 한다. 설령 후에 사람이 떠난다 한들 취향은 남는다.


타인은 마치 거울과 같아서 나의 취향이 타인에게 비치고 또 타인의 취향은 나라는 거울에 비치며 서로 공명한다.


취향은 관계의 언어다.

우리는 말을 하고 있지 않는 순간에도 수많은 메시지를 뿜어낸다.

누군가는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며 사회의 공정함을 주장할 수 있고 누군가는 무인양품의 옷을 입고 절제된 미니멀리즘을 보여줄 수도 있으며 또 누군가는 책상 옆에 놓인 스케이트 보드를 통해 자신의 역동적인 면을 보여준다. 이런 삶의 양식들은 마음이 향하는 것들을 표현한 것이다. 당신은 오늘 하룻 동안의 삶에서 어떠한 메시지를 만들어냈는가? 누구와 대화하였는가? 스스로가 어떤 메시지를 추구하며 타인과 소통하느냐에 따라 성격, 삶의 양식 나아가 독창적인 영혼의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하루하루 즐거운 취향의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 한 사람의 인생이 온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정현종 시인의 "섬"

사람들 사이에 취향이라는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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