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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웅 Nov 30. 2019

밀레니얼 세대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법

트렌드 코리아 2020 리뷰

2019년이 벌써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020년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하고 싶은 일들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책을 좋아하고 하는 일하는 것 또한 책과 관련이 깊은데 아이러니하게도 브런치에는 책을 소개하는 글은 거의 쓰지 못해 아쉬웠는데요. 새해부터는 책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이처럼 새해가 되기 전에 우리는 흔히 지난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에 하고 싶은 것들을 준비하곤 합니다. 그중에 빼먹지 않고 챙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트렌드 코리아를 읽는 것입니다.


트렌드 코리아는 2009년 빅 캐시 카우라는 키워드를 시작을 했고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전망한 리포트입니다. 트렌드 코리아는 매해마다 그 해의 띠에 해당하는 동물의 이름을 포함한 영문 키워드를 작성합니다. 2019년 올해는 돼지의 해였고 키워드는 피기 드림이었는데요. 다가오는 2020년은 쥐의 해이고 키워드는 마이티 마이스입니다. 작지만 모이면 힘이 센 쥐들을 연상시키는데요. 어떤 해보다도 개성화된 개인에 집중한 이번 트렌드 코리아의 주제와 잘 어울리는 키워드라고 생각이 됩니다. 자 이제 올해의 키워드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20 트렌드 코리아 키워드 : Mighty Mice>

1. Me and Myselves 멀티 페르소나

2. Immediate Satisfaction: the ‘Last Fit Economy’ 라스트 핏 이코노미

3. Goodness and Fairness 페어 플레이어

4. Here and Now: the ‘Streaming Life’ 스트리밍 라이프

5. 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 초개인화 기술

6. You’re with Us, ‘Fansumer’ 팬슈머

7. 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 특화생존

8. Iridescent OPAL: the New 5060 Generation 오팔세대

9. Convenience as a Premium 편리미엄

10. Elevate Yourself 업글인간


트렌드 코리아 2020이 정의한 10가지 키워드를 문장으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평균주의 시대에서 개인주의 시대가 도래했고 이 시대를 이끄는 이들은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린다.
상품이나 서비스가 밀레니얼 세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세분화된 타겟과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이들은 자신의 취향을 건드리는 양면적 소비를 지향하며 그 소비는 궁극적으로 그들을 성장시켜야 한다.


이번에 나온 트렌드 코리아 2020은 전반적으로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2020년부터 세계 노동인구의 35%를 차지하며 주력 소비 계층으로 부상합니다. 최근 몇 년간 매체들은 밀레니얼 세대를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젊은이 혹은 운이 나빠 가난해진 사회의 주변부 계층으로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밀레니얼 세대와 그들이 끌고 올라오는 Z세대 대해 심층적으로 다루며 각종 리포트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주 소비계층이 되는 그들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비즈니스에서 왕관을 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차근차근 키워드를 짚어보겠습니다.

밀레니얼 세대 : 1980~2000년에 출생한 세대 대학 진학률이 높으나 일자리 감소로 인해 취업률은 떨어지고 청소년 때부터 모바일 인터넷을 접해 IT에 친숙한 세대를 뜻한다. 윗세 대보다 물질적으로 궁핍해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고 벌어진 격차를 자조하며 스스로의 행복을 더 중요시하는 문화가 강한 세대이기도 하다.


Me and Myselves - 멀티 페르소나


인간은 천 개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고 상황에 따라 맞게 써내 쓴다, 칼 구스타프 융  
페르소나 :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일컫는 말이다. 오늘날에는 심리학에서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자신의 자아를 찾거나 혹은 더 나은 자아를 찾으려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n 잡러, 1인 미디어 방송, 한 달 살이, 서핑여행 등 이러한 키워드는 밀레니얼 세대는 새로운 자아를 찾거나 자신의 자아를 표출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자신이 속한 시간들을 확실히 구분하여  삶의 방식을 세분화합니다. 세분화라는 건 결국 남과 구분되고 나아가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기도 한데요. 과거처럼 자신을 단순히 가정이나 회사에 투영하지 않고 스스로 투영될 수 있는 곳들을 스스로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 곳곳에 머무르고 있는 기성세대의 권력을 피해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권위를 찾아가는 경험을 해나가는 것이 밀레니얼 세대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생존법입니다.


트렌드 코리아는 멀티 페르소나의 몇 가지 주요 유형을 소개합니다.

1. 양면적 소비의 증가 : 양면적 소비는 저렴한 가성비 제품과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넘나드는 소비 유형을  말합니다.  과거에는 소득 수준에 따라 일관성 있게 상품을 구매하고 경험했다면 지금은 스스로를 위해 값비싼 호캉스로 휴가를 떠나고 자신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는 고급 만년필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SPA 브랜드에서 옷을 사 입고 월세집에서 2~3년 쓸 생활용품은 다이소에서 사는 등 비교적 개인의 관심도가 낮은 곳에서 극도의 가성비를 찾는 소비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하우스 푸어나 카푸어도 이와 유사합니다. 자신이 더 중요하다는 가치에 자본을 집중하고 그 외 부분에 대해서는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입니다. 양면적 소비는 다른 말로 양극화된 소비를 뜻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기사에서는 40만 원 아니면 1,000원 극단으로 치다른 일본의 스시집을 소개했습니다. 일본 대표 스시집인 지로 스시는 1인당 40만 원 상당의 오마카세를 판매하는데요. 얼마 전 홈페이지에 더 이상 예약을 받지 않겠다고 공지합니다. 그 이유는 이미 기존 예약이 1년 치를 넘겼는데 계속 예약을 받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입니다. 그러자 2007년부터 매년 미슐랭에 선정되어 온 지로 스시는 2020년 미슐랭에서는 제외됩니다. 대중에겐 접근 불가능한 식당은 미슐랭 가이드 취지에 맞지 않다는 이유였습니다. 반대로 도쿄의 4,000개의 스시집 중 80%가 100엔 스시 프랜차이즈로 뒤덮였습니다. 기존에 가족 경영으로 스시를 제공하던 식당들은 얼마 못가 폐업하고 단돈 1천 원으로 스시를 즐길 수 있는 회전초밥 프렌차이즈로 전환하였습니다. 이런 현상의 이유는 경기침체와 소비의 양극화 때문인데요. 이러한 양극화 소비는 자영업자가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대기업이 전달할 수 없는 고객 만족에 대해 소상인들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 같습니다.


2. 정체성 발현의 도구 취향 : 저녁이 있는 삶이 주목받으면서 이브닝 컨슈머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퇴근 후 취미생활을 하거나 다양한 소셜 살롱에 참석해 관계를 넓힙니다. 과거에는 취미생활을 소일거리 정도로 취급을 했고 취미는 경제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 만든 제품을 스마트 스토어에서 직접 판매하며 결과물을 통한 사회적 성취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트레바리나 열정의 기름붓기는 살롱 문화를 비즈니스로 만들었는데요. 낯선 현대인에게 취향이 비슷한 새로운 가족을 토론이라는 이름으로 묶어주고 있습니다. 클래스 101, 크몽 같은 곳에서는 자신의 재능을 자본으로 삼아 원데이 클래스와 수업자료를 판매하는데요. 취향은 이제 더이산 소일거리가 아니라 자본으로서 역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3. 나를 표현하는 캐릭터와 굿즈 열풍 : 과거에 캐릭터 상품은 단순히 소장이나 장식적인 역할을 하는데 그쳤다면 지금은 그 의미와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모양의 무드등, 책을 읽으면서 쿠키를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쿠키 트레이, 유명 작가의 이름을 새긴 한정판 모나미 볼펜이 있는가 하면 소방관을 돕기 위해 제작된 소방관 배지, 기업의 코드를 알리는 배달의 민족 때밀이 타월 등의 굿즈도 있습니다. 과거에 굿즈가 예쁜 쓰레기였다면 이제 굿즈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아낸 정치적 도구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굿즈는 사람들로 하여금 동일한 세대의 연대감을 느끼게 하거나 공통의 문제의식을 체감하게 합니다.


온라인 채널이 늘어날 수 록 우리는 더 많은 페르소나를 가지게 됩니다. 유튜브에서의 나와 인스타그램에서의 그리고 페이스북에서의 나와 링크드인에서 나는 모두 동일 인물이지만 각각의 채널에서 표현되는 나는 목적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우리는 흔히 게임에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와 캐릭터의 직업을 쉽게 고르고 플레이합니다. 아마도 다시 하기라는 버튼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처럼 SNS 채널은 현대인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정체성으로 캐릭터를 만들고 경험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됩니다. 하지만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가상이 현실의 나를 삼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각각의 채널에 있는 나는 다르게 표현되지만 결국 그들의 본질은 모두 나이며 내가 책임져야 하는 페르소나입니다.


책을 다 읽고 다시 이 글을 쓰면서 느낀 점은 트렌드 코리아 2020의 가장 첫 번째 키워드인 멀티 페르소나는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모든 키워드를 포괄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았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Immediate Satisfaction: the ‘Last Fit Economy’ - 라스트 핏 이코노미 (근거리 경제)

라스트 마일이란 사형수가 집행장까지 걸어가는 마지막 거리를 뜻합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상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접점을 의미하는 용어로 널리 쓰이고 있는데요.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이 라스트 핏을 아래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1. 고객의 마지막 접점까지 편리한 배송으로 쇼핑의 번거로움을 해소해주는 배송의 라스트 핏

2. 가고자 하는  목표 지점까지 최대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동의 라스트 핏

3. 구매나 경험 모든 여정의 대미를 만족스럽게 장식하는 구매 여정의 라스트 핏  


배송의 라스트 핏

쿠팡의 당일 배송으로 배송의 혁명이 시작되었는데요. 마켓 컬리가 신선식품에 대한 새벽 배송을 지원하면서 배송 시장은 달아오르게 됩니다. 곧바로 GS리테일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사가 새벽 배송을 시작하고 헬로 네이처가 식료품 새벽배달에 합세합니다. 쿠팡과 마켓 컬리는 시장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큰 투자를 받는데요. 투자 비용의 많은 부분을 배송 인프라 개발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금요일 저녁에 주말에 요리할 식료품을 주문하곤 합니다. 마켓 컬리와 헬로네이처를 번갈아가면서 쓰고 있는데요. 마켓 컬리는 좋은 퀄리티의 식료품을 찾거나 평소에 이름을 많이 들어본 유명 디저트를 살 때 유용하지만 그만큼 가격이 높습니다. 헬로네이처는 채소나 육류를 살 때 1~2인 분의 작은 소포장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에 주로 이용합니다. 헬로네이처를 처음 사용했을 때 버섯전골에 필요한 재료를 금요일 오후 11시에 주문을 했는데요. 다음날 새벽 5시에 집 앞에 도착해있었습니다. 다음날이라고 표현하기 미안할 정도로 5시간 만에 배송이 완료된 것입니다. 덕분에 항상 나가서 사 먹거나 배달의 민족으로 2인분을 시켜먹던 주말 식사를 집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배송의 라스트 핏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업그레이드시켜준 사례입니다. 이와 같이 대규모 자본으로 물류혁신을 할 수 있는 곳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새로 진입하는 인터넷 쇼핑몰은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소비자가 당일 배송에 익숙해지고 또 당일 배송에 대한 요구가 강해진다면 기업들은 통합 물류 시스템으로 연합하여 배송의 라스트 핏을 상향 평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정말 이러다간 상품을 배달해주며 고객의 문 앞에서 트럼펫을 불러주는 이벤트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고객의 문 앞을 점령하려는 기업들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부디 택배기사님들이 혹사되지 않고 상생할 수 있는 서비스로 기획되길 바랍니다.


이동의 라스트 핏

최소한의 이동거리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이로 인해 요즘 아파트가 많이 분주한데요. 아파트 내에 피트니스 클럽과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하여 거주민들에게 서비스하고 돈만 주면 들어올 수 있었던 아파트 상권은 주변 환경에 어울리는 프리미엄 브랜드와 생활편의시설로 선별하여 받고 있습니다. 주거뿐만 아니라 주거생활권까지 아파트의 브랜드가 디자인을 합니다. 그렇게 관리된 아파트의 브랜드 가치는 고스란히 집 값과 연계되어 프리미엄이 붙고 있습니다. 편의점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택배, 세금 수납 등을 기본으로 서비스하고 각 생활권에 어울리는 특화형 편의점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GS의 경우 전동 킥보드 업체와 제휴하여 집 전동 킥보드를 충전할 수 있는 거점을 운영하고 세탁 스타트업과 협업하여 세탁을 대신 맡겨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라이프스타일을 슬리퍼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해서 슬세권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집 근처 비즈니스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중 하나는 바로 당근 마켓이 있습니다. 온라인 중고 거래 업체 중 가장 규모가 있는 중고나라는 각종 사기꾼과 허위 상품으로 인해 신뢰에 큰 타격을 받고 있었습니다. 대체 서비스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던 소비자들은 당근 마켓으로 대거 이동합니다. 이 서비스는 gps를 통한 지역 기반 중고 거래를 기술적으로 지원하여 신뢰를 높였기 때문입니다. 당근 마켓은 2015년 서비스 출시하였고 최근 월 거래액 규모는 540억 원에 누적 가입자수는 900만 명을 달성합니다. 당근 마켓은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4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합니다. 이동의 라스트 핏에 최근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비즈니스는 바로 전동 킥보드입니다. 킥보드는 1인용 이동 서비스로 라스트 모빌리티라고 불립니다. 차를 끄는 데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전동 킥보드는 그보다 적은 노력으로 이동성을 확보합니다. 더군다나 공유 서비스에 가입하면 그 부담은 더욱 적어집니다. 완성차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전기차나 자율주행 등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넘어가기에는 아직 가시적이지 않자 많은 회사와 투자자들이 전동 킥보드 회사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과연 킥보드가 우리 삶에 침투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서 당분간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구매 여정의 라스트 핏

제품의 경험은 단지 제품의 사용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제품을 고르고 구매하고 배송받고 또 배송 온 상품의 포장을 해체하는 절차를 포함한 모든 절차를 구매 여정이라고 합니다. 이 절차 중에 가장 짜릿한 절차는 바로 쇼핑을 하는 그 순간과 구매한 상품의 언박싱인데요. 이 두 절차는 유튜버들이 즐겨 사용하는 콘텐츠가 됩니다. 바로 대리 쇼핑으로 만족감을 주는 하울과 언박싱입니다. 교묘하게 결제라는 아픈 절차를 제외하고 상품을 구매한 순간의 희열과 그 상품을 처음 받아 오픈하는 동안의 긴장감을 전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상품을 구매하러 가는 과정부터 상품을 고르는 경험, 최종 상품을 선택하는 순간 그리고 상품을 수령해서 상품을 개봉하는 과정들까지 낱낱이 보여줍니다. 이 과정이 기업이 디자인한 것과 같이 매우 아름답고 매끄럽게 이어진다면 이 방송을 본 고객들은 동일한 쾌락을 느끼고 싶어 구매 결정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상품 자체만 보는 게 아니라 상품을 제작해서 배송하는 기업의 모든 서비스를 품질의 잣대에 올려두는 것입니다. 소비자 만족의 기준이 기능이나 가격에서 가치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 더욱 세련된 구매 프로세스를 디자인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마켓 컬리의 과도한 일회용 포장으로 문제점을 지적하는 고객들이 많았습니다. 컬리는 오래지 않아 스트리폼에서 친환경 박스 포장으로 대체해나갔고 다른 경쟁업체들도 미리미리 친환경 소재에 맞는 보냉 백과 페이퍼 포장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편리하고 빠른 것도 좋지만 이 서비스를 소비하는 고객이 개념이 없어 보여 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Goodness and Fairness 페어 플레이어 

한국사회에서 공정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요. 유시민 작가의 나의 한국 현대사 구절에 그 주요 원인이 나옵니다. “우리 사회는 산업화의 성공을 이루었고 높은 교육 수준을 갖춥니다. 하지만 기형적 사회구조로 인한 저출산 현상으로 사람이 귀해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귀해질수록  사람들은 부나 명예 추구를 넘어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욕망을 갖습니다.” 이렇듯 자신의 존엄을 깨닫는 사람이 많아지는데 자본주의 사회는 아직 사람들 간의 경쟁에서 동력을 얻습니다. 그렇다면 이 경쟁은 최소한 공정해야 하는데요. 공정하지 못한 경쟁은 자신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이들은 적극적인 불만을 표현하고 당당히 보이콧을 진행합니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이제 채용부터 경영에 대한 모든 의사결정이 회사에서 일하는 혹은 회사의 제품을 구매해주는 밀레니얼 세대의 공정성을 훼손하는지에 대해 세밀한 관심을 보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는 특히 대학교수의 자녀 논문 특혜 의혹, 대기업의 취업 청탁 의혹,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하지 못한 투표 등 사회 곳곳에서 공정하지 못함에 철퇴가 내려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페어플레이를 하고 차별을 지양하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들은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기업은 공정을 까다로운 유행으로 치부하지 말고 공정을 바탕 삼아 스스로 드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책에서는 이렇게 다섯 가지 공정성의 원칙을 다양한 사례를 설명해주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정성의 원칙 1 : 기능 중심의 수평적 관계를 지향한다.

공정성의 원칙 2 : 성 역할은 차별이 아닌 차이에 기반한다.

공정성의 원칙 3 : 계약과 매뉴얼을 중시한다.

공정성의 원칙 4 : 평가 시스템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

공정성의 원칙 5 : 사회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은 기본 요소다.


Here and Now: the ‘Streaming Life’ 스트리밍 라이프 

스트리밍 라이프는 크게 보면 콘텐츠 구독, 공간 구독, 상품 구독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의 향상을 위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경험에 대한 욕구는 무한정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기업은 비즈니스 접점을 만드는데요. 구독 경제에서 기업은 개인이 소유하기에는 너무 비싸거나 부담스러운 상품을 매입합니다. 그리고 매입한 상품을 일정 기간 동안 고객에게 사용할 권리는 주고 매달 구독료를 받습니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험을 사는 것이고 기업은 경제적인 가격을 내세워 다수의 고객을 모집함으로 매달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습니다.


구독 시장은 특히 콘텐츠 산업에서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대략 이렇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콘텐츠 산업은 주로 신규 콘텐츠를 론칭하고 1년 안에 비용을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세월이 지난 콘텐츠는 잊히거나 유의미한 매출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기업이 과거에 제작된 명작 영화 1,000개를 모아놓고 한 달에 1만 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라고 고객에게 내놓습니다. 이 기업은 콘텐츠 제작사의 소비 유효기간이 지난 콘텐츠를 비교적 저렴하게 매입합니다. 기업이 1,000개의 영화들을 사는데 100만 원씩 10억을 사용했다면 한 달에 1만 명씩 10개월에 10만 명의 고객을 가입시키면 채 1년이 되지 않아 콘텐츠 투자에 대한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그 이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집니다. 물론 지금 간단하게 설명한 것보다 더 복잡한 계산과 신규 콘텐츠 소싱 등 다양한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지만 감안하고서라도 꽤 매력적인 비즈니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구독자수는 전 세계적으로 1억 3,900만 명 국내만 200만 명이 넘습니다. 넷플릭스가 국내에 진출한 후 국내 구독 서비스들 또한 활짝 깨어나고 있습니다. 국내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왓챠는 500만 명의 누적 가입을 달성하였고 200억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2018년 겨울에는 리디북스의 전자책 구독 서비스 리디 셀렉트가 오픈하여 주목을 받았는데요. 부담 없는 가격으로 무제한 독서를 할 수 있는 사실에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공간을 구독하는 라이프 백패커

디지털 콘텐츠뿐만 아니라 공간 구독 시장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월세는 대표적인 주거 구독 서비스라고 볼 수 있는데요. 뉴욕이나 LA의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며 사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도시들은 가장 유행에 민감하며 다양한 비즈니스가 반짝이고 또 화려한 인맥을 만들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을 임대한다는 것은 단지 몸을 뉘일 공간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이 동네에 속한 라이프 스타일을 사는 것과 같습니다. 한국은 아직도 집을 소유하여 그 가치를 불리는 재테크 수단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확산이 시작되며 한국에서도 다양한 주거 환경 서비스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미스터 홈즈는 직접 건물을 매입하여 1인 가구 셰어하우스를 컨셉으로 리모델링을 합니다. 개인 공간은 휴식을 취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남기고 거실이나 주방은 세련된 디자인으로 거실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합니다. 보증금과 월세는 인근 원룸촌과 비슷한데 그보다 더 깔끔하고 편리한 서비스들을 제공합니다. 원룸은 주인의 성향에 따라 주거의 제약이 있는 반면에 홈즈는 주거 서비스 회사이므로 보다 편리한 고객응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코오롱의 셰어하우스 브랜드 커먼 타운, SK D&D가 운영하는 소셜 아파트먼트 더테이블 등 다양한 주거 공유 서비스들이 한국의 주거시장의 한 축으로 비집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위워크는 손정의가 투자한 공간 구독의 대표적인 서비스입니다. 위워크는 직장인들이 근무하고 싶은 가장 핫한 지역에 공간을 매입하고 그 공간을 창의성이 가득한 공간으로 디자인합니다. 또한 다양한 편의시설을 두어 대기업의 사무실 수준의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사무공간과 사무 서비스의 리모델링으로 위워크는 힙한 브랜드가 되고 젊고 유능한 지원자가 필요한 기업들에게 공간을 빌려줍니다. 위워크가 제공하는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접근성입니다. 위워크는 접근성을 해결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위워크라는 브랜드와 디자인으로 비교적 소규모인 스타트업의 외적인 영향력을 끌어올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무리한 투자와 실속 없는 운영으로 CEO가 퇴진하고 상장이 취소되는 불운을 겪기는 했지만 혁신 서비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밖에도 전문가의 취향을 빌리는 추천 구독 서비스, 빌려서 경험하는 신 렌털족 등을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다루고 있는데요 다양하고 재밌는 구독 서비스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구독 서비스는 자본이 부족한 밀레니얼 세대가 부유한 노마드 라이프를 실현할 수 있는 이상적인 시스템이며 멀티 페르소나를 촉진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 발맞춰 수많은 구독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구독은 마치 세금과 같아서 서비스를 영위하는 기간 동안 사용 여부에 상관없이 자본을 감소시킵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자들이 구독으로 인해 스스로 소모되지 않고 삶이 풍부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구독 경제는 이제 시작입니다. 콘텐츠, 공간, 값비싼 재화 그리고 그다음은 영역은 어디일까요? 개인적으로 위워크처럼 장소만 빌려주는 헤어샵들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의 헤어샵들은 고급스러운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에만 신경을 쓰는지 스타일러들의 급여는 박하고 밥 먹는 시간이나 쉬는 시간도 보장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실제 고객이 락인 되는 것은 헤어샵의 서비스가 아니라 스타일리스트의 실력과 신뢰입니다. 잘 가꾸어진 공간만 제공된다면 스타일리스트는 보다 자유로운 1인 기업으로 태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생각은 최근 카카오헤어샵을 주로 이용하면서 든 생각인데요. 디자이너들은 플랫폼을 통해 이미 스스로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 초개인화 기술 

아마존은 고객을 0.1명 규모로 세그먼트를 한다고 합니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소비자는 단순히 한 명의 고객이 아닙니다. 한 명이 갖고 있는 다양한 특징과 행동정보를 수집하여 AI알고리즘으로 분석한 후 유사한 고객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마케팅을 기획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접근합니다. 포브스에 따르면 85% 소비자들이 개인화 서비스가 구매에 영향을 미치고 그중 25%는 구매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습니다.


초 개인화 기술의 3단계

1단계 : 모든 것의 데이터화

GPS, 와이파이, 모선 센서 캘린더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인식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천합니다. 심지어 한 소비자가 쇼핑몰에 가면 어떤 메뉴를 주로 누르고 어느 부분을 주로 응시하는지도 파악이 되는데요. 이는 소비자도 인식하지 못하는 반응을 캐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회원 가입이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설치할 때 회원 데이터 수집을 요청하는 과정이 기본적으로 진행되는데요. 데이터 주는 것을 허락해야만 고객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데이터화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초석이기도 합니다. 소비자의 테이터로 정확한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면 온디맨드 방식으로 해당 소비자 에기 맞는 상품을 서비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단계 : AI를 통한 알고리즘 분석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들은 데이터를 고문한다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무작위로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는 쓰레기에 가깝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준으로 분석해서 어떤 결과물을 얻을지를 아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알고리즘을 설계하면 AI알고리즘은 방대한 분석을 통해 사람을 읽는 결과물을 제공합니다. 한 사람의 구매패턴이 AI알고리즘을 통해 분석된다면 어떤 상품을 주로 찾는지 구매 성향은 어떻고 결제하는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상품과 절차를 추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결국 기업은 사람을 쓰지 않고도 고객에게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친근히 접근해 자연스럽게 구매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3단계 :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상호 커뮤니케이션

위에 말한 모든 것은 결국 소비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과거에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메일을 보내거나 문자를 보내는 일차원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고객이 그 서비스에 접속해야만 고객과 겨우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양한 미디어와 생활 서비스를 통해 점차 영향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한 기술의 사용빈도와 고객 접점의 증가가 성공하는 기업의 조건이라고 보는데요. 텐센트는 인터넷 포털, 메신저 QQ, 모바일 메신저 위챗 간편 결지 위챗 페이 등을 통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파고듭니다. 텐센트가 2대 주주로 있는 대한민국의 카카 오또 한 유사한 행보를 보아고 있습니다. 접점이 많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쌓을 수 있고 그것은 곧 데이터 중심 사회에서 비즈니스의 승자가 되는 길입니다.


초개인화 기술의 지향 : 사용자 인지 / 사용자 지원 /사용자 예측

초개인화 기술은 크게 세 가지 지향점을 품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자가 처한 상황을 데이터가 미리 분석하여 사용자에게 인식시키는 사용자 인식이 있습니다. 상황을 인식한 사용자에게 필요한 대처를 안내하는 사용자 지원을 제공합니다. 마지막 단계는 인지나 지원을 넘어서 예측에 따른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용자 예측입니다. 이 단계는 보통 넷플릭스나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이 콘텐츠를 추천할 때 좋아할 만한 장르를 선제적으로 추천하여 소비를 유발합니다. 이런 사용자 예측 모델은 멀티 페르소나의 시대에 발맞춰 나도 몰랐던 좋은 취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이제 고객 한 명은 이제 한 명분의 사람이 아니라 0.1명분의 맥락이고 그 맥락은 또 다른 고객을 위한 알고리즘으로 작동합니다.


데이터의 시대에 고객 한 명은 이제 한 명분의 사람이 아니라 0.1명분의 맥락이고 그 맥락은 또 다른 고객을 위한 알고리즘으로 작동합니다. 이는 또한 개인의 데이터가 하나의 자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의 개인적인 모든 데이터들은 하나의 자본이기 때문에 기업이 데이터 접근에 대한 동의를 구할 때 한 번쯤 곰곰이 생각하고 동의 버튼을 누르기 바랍니다.


You’re with Us, ‘Fansumer’ 팬슈머

‘팬’은 광신자를 뜻하는 영어 단어 ‘fanatic’을 발음하기 쉽게 ‘fan’이라고 줄인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여기에 나를 뜻하는 접미사 ‘dom’이 결합해서 팬덤 fandom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연예인이나 특정 브랜드 혹은 집단을 좋아하고 따르는 문화인 팬덤이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행위를 제품 구입이나 투자 혹은 직접 홍보로 이어지며 팬슈머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적극적 소비자가 판매자를 대행하는 것을 프로슈머라고 부르며 예의 주시했는데요. 프로슈머의 의미가 한층 심화되어 팬슈머로 이어집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100만 유튜버의 주인 자이언트 펭귄 펭수는 고리타분한 사회적 매너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사고를 보여주며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억지스럽지 않고 세련된 팽수의 태도는 많은 팔로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11월 28일 펭수 다이어리가 서점에 사전 판매가 시작되자 불과 3시간 만에 1만 부를 돌파하는 등 어마 어마한 펜슈머의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팬슈머는 일방적인 애정 쏟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획하고 투자하고 견제까지 하며 대상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는데요. 몇 가지 유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덕투일치, 크라우드 펀딩

크라우드 펀딩은 전문 투자자가 아닌 대중적인 개인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기업의 상품이나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일컫습니다.  2019년 상반기까지 집계된 펀딩 성공 금액은 225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은 아래와 같습니다.


<82년생 김지영, 너의 이름은>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으로 와디즈에서 진행한 “82년생 김지영”과 “너의 이름은”이라는 영화 개봉이 있습니다. 너의 이름은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인데요. 국내 개봉 자금 1억 5천만 원을 조달하기 위해 흥행 성적에 따라 추가 이자가 발생하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으로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이 영화는 관객 376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하였고 기본이율 10%에 더해 추가 이율 70%를 안겨주어 성공적인 펀딩으로 꼽힙니다. 82년생 김지영은 이 영화는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인데요. 여성들의 적극적인 공감을 형성한 이영화는 와디즈에서 2주 만에 7억을 펀딩 받았습니다. 현재 누적 관객수가 이미 360만 명을 성공적인 투자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어드벤처 타임>

어드밴처 타임은 미국의 카툰네트워크사에서 제작한 블랙 코미디 애니메이션입니다. 한국에서는 따로 방영되지 않았지만 7년 동안 시즌 10이 방영된 글로벌 인기 콘텐츠입니다. 올해 여름  작가정신이라는 출판사에서 한국의 팬덤이 있음을 인식하고 만화책을 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국내에 어드밴처 타임의 팬이 얼마나 많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책을 찍을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을 통해 사전 출간 펀딩을 진행하였고 출간에 필요한 목표금액에서 400% 이상을 달성하여 성공적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어드밴처 타임을 좋아하는 고객들은 해당 출판사에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2. 미래형 품앗이, 개발 과정 참여와 서포터 활동

넷플릭스 드라마인 <블랙 미러>는 “밴더 스네치”편을 통해 시청자들이 스스로 스토리와 결말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에피소드 중간에 주인공이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나오는데요 그때마다 선택하는 결정에 따라 이야기의 전개와 결말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영화를 마치 게임을 하면서 보는 듯 한 느낌은 과거 일본에서 유행한 롤플레잉 게임을 연상시킵니다.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게임형 드라마의 지평을 열어 신선한 콘텐츠를 제공한 것에 대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빠른 성장을 보여주는 웹소설 시장은 어떨까요? 웹소설은 로맨스, 판타지 무협, 만화 등 스토리가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인데요. 20년 전 대여점이나 동네책방을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이들이 디지털화되면서 자신의 폰으로 내밀한 취미를 즐길 수 있게 되자 산업은 빠르게 양성화가 되었는데요. 밀레니얼 세대가 들어오면서 이 시장은 연재 시장으로 급격한 성장을 맞이하게 됩니다. 연재는 완결된 콘텐츠가 아닌 기획만으로 우선 콘텐츠를 내보내는데요. 연재 콘텐츠를 읽는 고객의 반응에 따라 콘텐츠의 방향이 반영되는 편입니다. 이렇듯 내가 내보내고 싶은 콘텐츠를 이미 만들어 놓고 상품화하는 게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부터 고객을 참여시켜 창작자와 소비자의 지향점이 어우러지는 콘텐츠가 나오는 것입니다.


“묻고 더블로 가”로 유명한 배우 김응수는 팬이 만들어준 가상의 CF로 실제 해당 기업의 CF 모델로 발탁되어 유사한 콘티로 광고를 찍었습니다. 10년도 전에 찍은 영화에서 온라인 밈이 바이럴 되자 팬덤이 형성되었고 팬덤의 호의적인 창조는 결국 상품 대상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팬심을 넘어선 이유 있는 간섭, 연예산업의 팬슈머, 인플루언서에 대한 지지와 비판 등 책에서는 팬슈머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 특화생존 

특화를 위해서는 타당하고 정밀한 쪼개기 전략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1. 핀셋처럼 고객의 특성을 관찰해 특화하고 싶은 마켓을 골라내고 2. 현미경처럼 산재하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그중의 하나에 초점을 맞추거나 3. 컴퍼스처럼 지도 위에 동심원을 그려 해당 지역 상권의 특성에 집중하고 4. 낚싯대처럼 자사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역량에 힘을 모아야 한다.

소비자의 니즈가 극도로 개인화되면서 표준화된 대중 시장적 접근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0.1명 단위로 분화되는 고객들의 취향을 잡기 위해 기업도 특화 전략을 통한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할 때 핀셋 규제를 적용해 소외되거나 피해 보는 사람을 줄이겠다는 얘기를 종종 하는데요. 이 말은 곧 정부의 정책도 예전과 같이 범국민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정책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작은 단위의 국민들도 소외받지 않을 수 있도록 세분화하겠다는 말이 됩니다. 책에서는 핀셋으로 고객을 집어내어 만족시키고 구매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회사를 소개합니다. 바로 운동복의 샤넬이라 불리는 요가복 브랜드 룰루레몬입니다. 이 회사의 창업자는 타겟 고객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콘도 회원권을 소유하고 여행과 운동을 좋아하는 32세 전문직 여성. 33세나 31세는 안됨

100달러가 넘는 요가 팬츠를 입고 운동하는 전문직 여성 ‘슈퍼걸’을 정의하는 이 문장은 룰루레몬의 세밀한 타켓팅을 보여줍니다. 2013년 세계 스포츠 시장에서 매출 순위 11위였던 룰루레몬은 2018년 5위 브랜드로 성장합니다. 이밖에도 삼천포의 바닥 보이는 메가박스, 30대 직장인이 접속하는 시간을 파악해 출근시간 반짝 홈쇼핑을 기획한 신세계 TV쇼핑,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여행지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 공정 여행을 파는 트래블러스맵, 물맛 연구소를 개소하여 물맛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하려는 코웨이 등 다양한 기업들의 특화전략이 존재합니다. 이제 단순히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아니라 고객의 실제 니즈를 목표로 움직여야 합니다. 특화는 정말 새로운 서비스로의 무장이 아닌 핵심 고객의 끊임없는 재정의를 통해 만족도를 높여 나가는 것으로 정의가 됩니다.


Iridescent OPAL: the New 5060 Generation 오팔세대 

신중년층 : 2017년 정부가 발표한 용어로, 주된 일자리에서 50세를 전후로 퇴직해 재취업 일자리 등에 종사하는 과도기 세대를 일컫는다. 기존의 고령자를 대신해 활력 있는 생활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과거와 달리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으며 다시 배우고 적응하는 청소년기와 유사한 생애 과정이 나타난다. 또한 자신의 흥미와 취향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일을 선택하는 기준 또한 재미와 자아실현이 중요해진다.

트렌드 코리아가 말하는 오팔의 약어는 이렇습니다. Old People with Active Lives 동시에 58년생 개띠를 뜻합니다. 조금 더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중년에 해당하는 나이를 가지고 있지만 삶의 태도와 양식은 밀레니얼 세대와 큰 차이가 없는 시니어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로 김칠두씨가 소개되었습니다. 제가 주로 가는 쇼핑몰이 29cm과 무신사인데요. 여기에서 옷을 사려고 살펴보다 보면 이분이 모델로 등장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작년 가을에 맥코트를 살펴보다 처음 이분을 만났는데요. 사자 갈기 같은 헤어와 수염을 기른 강렬한 인상이 너무 신선하고 고급스러워 마치 해외 유명 룩북을 보드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수염 난 할아버지가 아닌 자신의 고유한 개성으로 무장한 멋진 신사로 보였습니다. 김칠두씨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고수 박명일 명장 생활형 엔터테이너 박막례 할머니 등 멋진 시니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과거의 오팔세대는 부동산 투자에 몰입하거나 등산이나 낚시로 여과 시간을 소비했다면 지금의 오팔세대는 여유 시간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며 재생산하는데 힘을 쏟는 경향을 보입니다. 오팔세대는 경제성장률 10%대의 고도성장기에 청장년기를 보냈고 대한민국 인구의 28%를 차지하며 보유 자산 또한 가장 많은데요. 밀레니얼 세대 자녀들과 유사한 소비 패턴을 보이는 이들은 스스로를 조금 더 나이 든 3040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오팔세대가 아낌없이 시간을 지불하는 것은 여행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 시니어들이 행복한 인생을 위해 하고 싶은 것 1위 역시 여행(84%)이 꼽혔다. CJ오쇼핑에서 추석 기간 편성한 중남미 여행 상품은 999만 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방송 1시간 만에 730 콜이 접수되었다. 롯데홈쇼핑은 서부 지중해 크루즈 상품을 GS홈쇼핑은 아이슬란드 일주 상품을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프리미엄 여행 상품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오팔세대의 소비 형태는 모바일로 큰 확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올리브영을 찾는 40대 이상 중년층 매출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2년 6.8% 수준이던 매출이 2014년 10.9% 2018년 20.7%를 기록합니다. 식료품 배송 서비스 마켓 컬리의 50대 회원은 2018년 상반기 저년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어쩌면 밀레니얼 세대부터는 세대를 나이로 나눌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밀레니얼이라는 거대한 키워드가 1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를 품으며 주류 문화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Convenience as a Premium 편리미엄 

편리미엄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 해야 할 일에 대한 절대적 시간을 줄여주거나, 2. 귀찮은 일에 들어가는 노력을 덜어주거나, 3. 얻고자 하는 성과를 극대화시켜주는 것이다.

편리미엄은 곧 시간 자본을 뜻하는 것으로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자신의 자아를 찾는 일에 더 몰두하는 대신 자본으로 대체 가능한 노동은 대체하려고 하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가 회사에서 흔히 말하는 일의 공수를 아끼거나 혹은 동일한 비용으로 더 월등한 성과를 내는 것이 이 편리미엄의 조건입니다.


시간을 줄이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서비스는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입니다. 대기 시간을 줄이고 결제 과정을 간소화하여 고객의 시간을 아껴줄 뿐만 아니라 매장의 회전율을 높여줍니다. 이는 곧 경쟁 서비스에도 확장되어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탐앤탐스, 등 많은 커피 업체가 스마트 오더를 도입합니다. 스타벅스의 스마트 오더는 2018년 6600만 건을 돌파했으며 하루 전체 주문의 18%가 스마트 오더 일정도로 흥행했습니다.


김집사라는 서비스는 모든 심부름을 20분 이내에 2,000원부터가 컨셉입니다. 장보기, 우체국, 세탁물 픽업 등 다양한 잔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리 주부는 가사 전문 도우미를 통해 전문적인 홈클리닝을 지원하는데요. 대리 주부의 경우 2018년 기준 누적 거래액이 530억 원에 이릅니다. 맘 시터는 아이를 돌보기 어려운 부모역할을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양육서비스도 있습니다. 맘 시터는 전국적으로 14만 명의 시터 회원과 7만 명의 부모회원을 보유한 서비스입니다. 1시간 8,500원 수준의 비용으로 원하사는 시간에 이용이 가능하고 시터 회원 프로필 후기 인증 정보를 통해 부모회원은 보다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공동체의 유대가 개인을 보살폈습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가 개인을 돌보기보다 개인이 개인을 스스로 돌봐야 하는 원자화된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데요. 모바일 서비스의 발달로 유대 관계는 더욱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여행 갈 때 강아지 밥 주는 정도의 일은 스스럼없이 옆집의 도움을 받았지만 지금은 전문 돌봄 센터에 비용을 지불하고 맡겨야 합니다. 또 그 정도 돌봄을 해줄 수 없는 사람은 사회로부터 지탄받기보다 애완동물을 비롯한 모든 생물의 양육의 권리를 포기하고 맙니다. 편리미엄은 편리함을 무장한 프리미엄 서비스의 준말이지만 돈으로 시간을 사는 이 시대의 자본주의의 씁쓸한 뒷모습을 보여주는 키워드입니다.


Elevate Yourself 업글인간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업글인간 이들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어제보다 나아진 자신을 만드는 데 변화의 방점을 찍는다. 일과 삶의 전방위적 성장을 꿈꾸는 업글인간이 개발 중인 영역은 세 가지다. 첫째는 힘들지만 함께해서 즐거운 운동과 철저한 자기 관리로 만드는 몸의 업그레이드다. 둘째는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의 경지를 개척하고 깊이를 더하는 취미의 업그레이드이며, 마지막은 다양하게 가공된 지식 섭취와 살롱을 통해 지적 세계를 확장해가는 지식의 업그레이드다.


업글인간을 정리하자면 즐거운 건강, 딥한 취미, 힙한 지식의 성장 이렇게 세 가지 키워드에 업그레이드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건강
최근 몇 년간 서울 도심 곳곳은 러너스 하이에 취하기 위해 모인 러닝 크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중년을 대표했던 마라톤 행사는 각종 기업과 단체의 신청으로 2년 치의 예약이 밀려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습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관련 기업들도 눈에 띄는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여성 전용 온라인 피티 서비스 마이다노는 매일 식사와 운동량을 앱으로 기록하면 온라인으로 코치에게 잘한 것과 개선해야 할 것 등을 피드백해줍니다. 이 밖에도 물 마시기, 만보 걷기 등을 지원하는 챌린지 퀘스트를 제공하며 종합 헬스케어 앱으로 자리 잡습니다. 이와 같은 온라인 피티 서비스는 2018년 11월 대비 2019년 4월 139%로 이용량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GS리테일의 샐러드 매출은 2016년 144% 2017년 180% 2018년 197% 로 치솟았고 닥터유에서 나온 단백질 바는 출시 6주 만에 100만 개, 농심 프로틴 그래놀라는 출시 한 달 만에 30만 개의 판매를 기록합니다. 이렇듯 건강 및 체력 관리 시장 전반이 호황을 누리자 덤벨 경제라는 용어도 탄생합니다. 업글인간에게 건강이란 단순히 몸의 건강만 말하지 않습니다. 건강한 정신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나이키와 룰루레몬은 우리 제품이 최고라고 말하는 대신 땀나는 건강한 일상을 돕는 친구, 도전하는 삶에 필요한 동반자와 건강한 정신을 내세우며 브랜딩 합니다. 건강한 의미 부여를 돕는 것이 업글인간을 잡는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딥한 취미
과거에는 취미라도 한번 만들어보려면 멀리 있는 학원에 등록하여 꾸역꾸역 다니거나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구해야 했었습니다. 지금은 클래스 101 , 소모임, 프립 같은 플랫폼을 통해 그림이나 공예와 같은 예술은 물론 악기 연주부터 독서토론 공무원 시험 준비까지 다양한 취미를 찾고 배울 수 있습니다. 취미를 다루는 클래스들 최근 트렌드는 맛보기식의 체험에서 실제 결과물을 내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만약 스노우볼을 만드는 취미라면 반나절이면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키트를 미리 준비하여 결과물 완성을 돕고 그림 그리는 클래스에서는 기본 스케치가 되어있는 준비물을 나누어 주어 그날의 체험을 집으로 가지고 돌아갈 수 있게 합니다.
딥한 취미는 살롱문화로도 이어집니다. 취미는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에 관심을 자기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토론하고 또 관련된 일을 함께 진행하며 관계를 쌓습니다. 이러한  문화를 잘 반영하고 있는 두 곳이 바로 트레바리와 크리에이터 클럽입니다. 크리에이터 클럽은 2,000명 이상의 회원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거점을 확장하고 있고 트레바리는 344개의 클럽 수에 5,600명의 회원을 확보하여 50억을 투자받았고 살롱 비즈니스로서 인정받았습니다. 처음엔 독서토론 동아리 정도로 시작했던 두 서비스는 자신의 취향과 맞는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세대가 진입하며 영화 음악 여행 등 다양한 주제로 문화 살롱을 기획하였고 현재는 당당한 살롱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힙한 지식

최근의 힙한 지식의 트렌드는 무료 콘텐츠에 사로 잡히지 않고 일정 돈을 내고 양질의 지식을 소비하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지식 구독 서비스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 달에 1만 원 이내로 다양한 전자책과 기사를 구독할 수 있는 리디 셀렉트와 더불어 퍼블리, 북 저널리즘 등이 밀레니얼 세대를 끌어들이며 지식의 유료화 시대를 열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무료이지만 정제되지 않은 블로그나 신뢰가 떨어지는 가짜 뉴스를 접하는 경험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이들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고급 지식들을 제공받길 원합니다. 미국의 더스킴이라는 뉴스레터는 광고 없이 젊은 언어로 편집한 뉴스를 제공하며 유료 구독자 15만 명을 달성합니다. 이러한 구독 서비스들은 앞으로 사용자들을 어떻게 돋보이게 해 줄지에 대한 브랜딩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질 좋은 뉴스와 콘텐츠를 구독하는 사람은 마치 아침에 뜨끈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뉴욕의 어느 회사로 출근하는 지식인이 떠오르게 한다면 그 서비스는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위와 같이 디지털 지식 구독 서비스뿐만 아니라 최근 오프라인 강연과 명확한 목표 설정으로 배운 지식을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성과 추구형 지식 서비스들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폴인은 각 영역의 전문가가 쓴 디지털 리포트를 구매하거나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이면서 저자들과 클래스를 만들어 오프라인 모임을 제공합니다. 단지 리포트를 읽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저자의 강연과 네트워킹으로 결과물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도쿄 F&B 비즈니스 트렌드, 5년 뒤 누가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 것인가, 텐센트_모바일로 사람을 연결하고 라이프스타일을 장악하다, 뜨는 공간의 비밀_연남 등 주제는 현실의 트렌드와 산업의 전망에 맞물려 있어 시의성이 강합니다. 폴인에서는 매달 30만 원에서 100만 원 사이의 다양한 고급 클래스들이 오픈되며 이 클래스에는 해당 주제의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참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강연자들의 퀄리티입니다. 단순히 자신의 지식과 주관을 정리하는 프리랜서 강연자가 아니라 실제 업계에 몸 담고 있으며 좋은 스토리가 있는 고급 강연자가 모든 클래스에 존재합니다. 이런 강점으로 폴인의 클래스는 대부분 마감일 전에 매진되고 있습니다. 업글인간에게 폴인은 양질의 수업과 함께 해당 클래스를 진행하는 강연자와 참석자의 관계까지 동시에 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터디파이는 특화된 기술이나 경험을 가진 개인이 온라인 강의를 개설해 일반인을 모객 합니다. 개발자는 8주 기초 코딩 배우기를 열고 인사 담당자는 내 연봉을 400% 올리는 방법을 개설합니다. 또 작가는 글 쓰는 법을 출판사 편집자는 스스로 책을 낼 수 있도록  출간 기획부터 투고까지의 노하우를 개설합니다. 스터디를 열고 스터디를 참여하는 진입 방벽이 낮은 서비스이다 보니 다양한 주제의 수업들을 골라서 들을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스터디파이는 주로 이메일이나 메신저로만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정한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여유롭지 못한데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좋은 솔루션이 됩니다. 스터디파이에서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수업 목표 달성에 따른 일부 수업료의 환급입니다. 목표 달성에 따른 리워드 제공은 다른 수업에 비해 강한 동기부여로 이어지고 목표 달성을 통해 만족감이 높아진 고객은 다시 서비스를 재구매하는 선순환을 이룹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꾸준히 자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스터디파이는 업글세대에 적합한 서비스입니다.


업글인간 세대는 성공의 의미를 과거와는 다른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여태까지 우리 사회가 생각해왔던 꼰대 같은 자기 자본의 성공보다는 자신이 느끼고 있는 행복에 방점을 두어 성공을 가늠합니다. 점점 결혼과 출산은 사회적 의무가 아닌 개인의 선택이 되어가고 근로자로서의 생의 주기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브랜딩을 하려면 빠른 지식의 습득과 자기만의 스토리가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크루나 살롱과 같은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다양한 지식 서비스를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행복을 어떻게 존중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기업은 단순히 제품이 좋아가 아니라 우리가 너희를 빛나게 해 줄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담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소개한 키워드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아무래도 장수한 브랜드의 도서이다 보니 컨셉이 조금은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고 또 예측이라기 보단 이미 트렌드가 된 현상의 일부를 리뷰한다는 질타도 더러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트렌드 리포트가 느리다는 질타를 받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 이 책이 처음 나온 2009년보다 사회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정보의 접근성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둘째 이 책을 기획한 저자와 이 책을 함께 꾸리는 일반인 트렌더스들 그리고 출판가 신뢰성 있는 정보를 담기 위한 노력 하다 보니 각종 자료 준비와 인터뷰를 거쳐 편집된 이 책은 미래를 담기에는 조금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빠르고 또 누군가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트렌드를 신뢰성 있게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앞으로도 트렌드 코리아 브랜드가 더 새롭고 혁신적인 기획으로 독자들을 만족시켜주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이 책이 가장 재밌는 이유는 제가 알고 있는 트렌드가 여기에 반영되어있는지 아닌지를 맞춰보는 작업인데요. 트렌드 코리아가 반영을 한 부분과 내가 일치하다면 괜히 의기양양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건 마치 나의 트렌드를 인정받았다는 생각도 들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온 브랜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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