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활짝 열어뒀지만 어두워 한낮에도 속이 보이지 않는 집과 종일 알록달록한 조명으로 관광객을 유혹하는 유흥시설이 공존한다. 녹슨 양철 조각을 이리저리 덧대고 이은 너저분한 지붕의 집과 끝이 안 보이는 거대한 유럽식 리조트가 허리를 맞대고 있다. 한낮의 더위를 피해 버스정류장 좁은 지붕에 기대 낮잠을 자는 촌부의 곁으로 반짝이는 외제차가 요란하게 지나간다. 외제차 안 남자의 짙은 선글라스 위에도, 이마에 손목을 댄 채 잠든 남자의 감은 눈 위에도 먼지가 쌓인다.
반 밖에 짓지 않은 집과 반 밖에 남지 않은 집,
세부는 알면 알수록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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