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vana, CUBA
이전까지 내게 사회주의는 곧 북한이었다. 김일성에서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권력 세습과 남용, 자발적 고립으로 인한 극심한 빈곤.
카스트로 정권은 사회주의 혁명으로 권력을 잡은 뒤 세 가지 원칙을 정한다. 무상의료, 무상교육, 인종차별 금지. 건강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첫 번째 가치였고, 배움은 다시는 외세 침략에 무력하게 무너지지 않기 위한 대책이었다. 그리고 스페인 정복자처럼 피부색으로 계급을 나누는 일을 금지시켰다. 덕분에 쿠바는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북한과 확연히 달랐다.
하지만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균등한 분배 이면에는 배급으로 채워지지 않는 극심한 빈곤이 있고, 여행자를 현혹시키는 오래된 풍경 뒤에는 무너져가는 집에서 살아야 하는 참혹한 현실이 존재한다. 그렇게 현실의 고단함은 침묵 안에 잠들어 있었다.
앞으로 쿠바의 많은 것이 변할 거라고 했다. 모든 것이 변해도 그들이 혁명으로 지키고자 했던 것들, 그 변하지 말아야 할 가치를 현명하게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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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ana, CUBA,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