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응원하며...
한 방울의 물이 지닌 힘은 위대하다.
아무것도 아닌 듯 쓱 닦여버릴 수 있는 물방울이 모이고 모이면 거대한 파도가 되어 세상을 삼킬 힘을 드러내기도 한다. 어릴 적 보았던 영화 “The Power of One” 바로 그 한 방울의 물이 어떻게 거대해질 수 있는지를 비유적으로 드러낸 인상적인 영화였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에 맞선 한 어린 백인의 성장기. 그는 인종적 기득권에 있었지만, 폭력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어리고 왜소한 그는 때때로 부당한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흑인 친구들이 희생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분노를 키운다. 그러나 분노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좌절과 체념, 결국 그 아이는 평범한 청년으로, 성공을 꿈꾸며 살아가게 되지만, 그 아이를 지켜보던 흑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Rain Man’이라는 전설 속의 영웅을 기다리며 ‘해방’의 날을 꿈꾸던 흑인들이 조용히 깨어나고 있었다. 이야기는 이 청년이 구심점이 되어 방울방울 흩어져 있던 물방울들이 힘을 결집하는 데에 성공하는 것으로 흘러간다. 영화의 주인공이 흑인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영화는 내내 인종이나 민족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한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치열한 싸움 끝에 간신히 살아남은 주인공 백인 청년과 그를 불러낸 흑인 청년이 나란히 길을 떠나는 것으로 그려진다. 마치 이 문제는 어느 한 인종의 문제가 아니라는 듯. 영화의 막바지에 주인공 청년이 거대한 폭포 앞에 마주 선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 전체를 통과하는 핵심 메시지를 던져준다.
전형적인 영웅 서사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영화를 관람하던 어린 나는 ‘세상을 바꾸는 힘’에 대해 곱씹어보게 되었다. 영웅은 상징일 뿐, 핵심은 물방울이고, 물방울의 결집이었다. 세상은 늘 부패하고 정의롭지 못한 역사를 갖고 있지만, 끊임없이 바뀌어 왔고, 또 바뀌어 가고 있다. 바로 그 한 방울의 물방울들이 뭉쳐 파도로 결집되었을 때 나타났던 변화인 것이다. 지구촌 어딘가에서는 아직도 직접적인 폭력이 난무하고, 그에 맞선 물방울들의 저항이 거세다. 형식상 평화를 장착한 나라들에서도 종류를 달리 한 억압과 차별은 여전하며 나름의 저항들이 있다. 군부의 무력에 맞선 맨몸의 미얀마 시민들, 그들은 이미 결집된 힘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만, 그들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때로는 인류가 하나 되어 풀어갈 문제가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아픈 역사를 지나왔다. 더 이상 소수의 양아치가 권력을 독점하고, 총칼을 앞세워 절대다수의 무고한 자들을 죽이는 일들은 막아야 한다.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며, 세계 시민의 연대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