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던져진 묵직한 물음. 청춘 그들에게 감동하다
굼벵이는 매미가 될려고 사는걸까?
조은 : 매미는 일주일 밖에 못 산다며?
윤은재 : 응. 굼벵이로 7년 살다가 매미로는 7일.
조은 : 되게 안 됐다.
정예은 : 그래서 그렇게 바락바락 우나봐. 억울해서.
윤진명 : 굼벵이는 매미가 될려고 사는걸까? 굼벵이 시절이 더 행복할지도 모르잖아. 매미는 그냥 굼벵이의 노년이고.
각자의 이유로 힘들어하는 동생들을 위해 하메(하우스 메이트 - 쉐어하우스의 함께 지내는 사람들) 중에 언니인 윤선배(윤진명)는 사과를 따러 가자고 한다. 썩 내켜하지 않지만 그래도 함께 나선 하메들은 사과도 따고, 각자의 문제들도 해결하게 된다.
역시 인간은 움직여야 풀리는 존재인가보다.
한참 사과를 따다가 쉬는 시간에 그들이 가볍게 나누던 이야기를 듣다가 묵직한 교훈을 느꼈다.
목청껏 울어재끼는 매미가 불쌍하다는 생각까지는 했었는데, 굼벵이 시절도 나름 행복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매미가 되려고 7년을 꾸역꾸역 버틴게 아니라, 각자의 시절이 모두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 거기까진 생각 못했던거다.
억지로 "행복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하루하루 주어진 삶을 살아내는 것 자체가 행복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이 드라마를 쓴 작가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진다.
매회 사람을 가만히 생각하게 하는 대사들이 쏟아져나온다. 심지어는 20대들의 이야이긴데도 나이를 초월해 사람을 생각하게 만든다.
선입견에 <청춘시대>는 마냥 밝고 한없이 가벼울 것 같은 갓 소녀티를 벗은 20대 아가씨들의 이야기일 것 같았는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다. 어려움이나 고민 없는 사람은 없다고들 하지만, "시즌1"도 그렇고 "시즌2"도 그렇고... 천천히 하나씩 문제가 생기거나 해결되거나 한다. 하메들의 모습을 통해 그 시절 내 모습을 보기도 하고, 현재의 내 자신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진지함이 있다.
"시즌1" 뒷부분만 본게 아쉬워 올봄에 늦게 "시즌1"을 몰아서 정주행했다. 처음부터 다시 볼만 했다.
스스로의 삶의 무게에 버거워 주변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던 "시즌1"의 윤선배가 "시즌2"에서는 여유를 갖게 되서 다행이다. 안쓰러워서 옆에 있으면 손이라도 꼭 잡아주고 싶었는데, 이제는 다른 동생들 살뜰히 챙길 수 있게 됐다.
이들의 삶이 너무 사실적이라 더 실감나는 것 아닐까?
자매처럼 서로를 위하는 그들, 꼬인 매듭 풀어내듯 각자의 지금 문제들 잘 풀어내고 행복하게 웃는 엔딩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