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받느라고 시간에 쫓겼다.
잠깐!
숨 좀 돌리고..
사실 이 글은
한 달 만에 쓰는 글이라 낯설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연재글만 써볼까도 생각했는데..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이곳으로 옮겨오신 분들과 원래부터 이곳에 계셨던 분들이 있으니. 그때 쓰지 못한 마지막말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쓰는 게 도리지 싶다.
백업을 열심히 받다, 1월 1일 ~ 1월 15일
한 때 정말 열심히 쓰던 글터가 3여 년만에 문을 닫았다. 재작년(2023년 말)에 얼핏 이러다가 서비스 접는 것 아냐?라는 막연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작년 6월에 포인트 지급이 중단되고, 12월 마지막날 정말로 서비스 접는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열심히 쓰던 온라인 글터가 서비스를 접는 걸 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가 아니라 두 번째니까. 아쉽지만 그저 그렇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작년 어느 때부터 글 백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생각만 하고, 대충 게으르게 해 버렸다. 그게 문제였다. 이왕 백업받는 거 열심히 할걸... 사용자 개개인에게 백업본을 제공하지 않으리라 짐작은 했는데, 진짜 그랬다.
정말 끝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졌다.
1월 9일부터 딸아이가 긴 겨울방학을 할 예정이라, 피가 버쩍버쩍 말랐다. 게다가 하필 내가 썼던 글은 이미지도 많고, 포맷도 정해져 있어서 보면서 일일이 수정을 해야 했다. 글자만 쓸걸.. 왜 이랬을까. 후회됐다.
그동안 쓴 글이 700개였다.
그중에 가져갈 글과 못 가져가는 글을 구분하는 것도 일이었다. 100여 개 옮겨놓았다. 글을 옮기면서 덕분에 예전에 썼던 글도 다시 읽을 수 있었다.
백업받을 시간이 빠듯하여 마지막 인사글을 남기지 못했다. 그래도 인사글을 남기는 게 좋을까 말까.. 고민하던 어느 날 멍하니 하늘을 보다가, 내가 마지막 인사 비슷한 글을 여러 번, 자주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여러 번 썼다. 그 시간에 백업을 하나라도 더 받는 게 낫겠다 싶었다.
2025년 1월 16일.
웹사이트는 더 이상 접속이 되지 않았다.
열심히 쓰던 시절
우연히 들어간 글터였다.
돈을 준다고 하니 혹해서 들어갔다. 50자를 쓰면, 돈으로 환산 가능한 포인트를 준다고 했다. 이상한 곳 아니야? 하면서 돈에 혹해서 글을 썼다.
그런데 별거 아닌 글을 써도, 포인트를 받을 수 있었다. 쓰면서 일이 많았다. (중략...) 감사한 건 그래도 '열심히 글을 쓰던 시절'을 선물 받았다는 사실이다. 다시 생각해 봐도 열심히 썼다.
내가 엄청 대단한 무엇이 되거나, 대박 많은 큰돈을 받았다거나, 내 글이 대문에 막 도배가 되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작은 기쁨이 있었다. 글 쓰는 게 좋은 거다라는 당연한 사실을 여러 번 느끼며 3여 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그게 정말 좋았다.
백업받다가 느낀 점들
예전 글을 옮겨오면서, 행간에 묻어뒀던 그 당시의 마음이 생각났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토록 개인적인 글을 쓰며, 포인트를 받았다니.. 정말 미안했다. 공론장을 표방한 곳이었는데, 개인사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썼다.
한참 욕심 내며 열심히 쓴 흔적도 있었다. 욕심이 과해서 투덜대던 때도 있었고. 내 글은.. 그냥 그래. 그냥 그랬는데, 과하게 칭찬이 넘쳤던 거지. 다들 좋게 봐주신 거구만. 하며 씁쓰름했다.
보름동안 열심히 받은 백업글은 4월 20일까지 매일 1개씩 자동으로 블로그에서 재발행될 예정이다.
안 좋았던 기억은, 이제 잘 생각나지 않으니 억지로 꺼내지 않을 생각이다. 지나고 보면 다행히 좋은 게 더 많이 남는다. 고맙고 좋았던 기억 하나가 생겼다.
앞으로의 계획
1월 16일 ~ 1월 31일까지는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지냈다. 2월이 되고, 입춘이 지난 지금도 별 생각이 없다. 많이 춥다. 기본이 영하 10도라니..
요즘은 돌아서면 밥이다. 일명 '돌밥'.
예비 초2학년 엄마의 일상은 돌밥이다. 돌밥 돌밥 돌밥.. 꽉 찬 4주, 한 달 동안 겨울방학은 계속될 예정이다.
한 달 동안 글쓰기를 멈추고, 다시 예전처럼 글쓰기를 하려니.. 낯설고 어색하다. 멈췄다 다시 가는 건, 그냥 쭈욱 가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어쨌든 잠시 잠깐 잘 멈추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어떻게 있을지..
나도 모르겠다.
그냥 당장 나에게 주어진 일들 하나씩 하면서, 잘 살아보려고 한다.
유튜브와
블로그도
그리고 브런치도,
늘 그랬듯이 습관처럼 계속 써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