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설계자
Sound Essay No.2
"카카오톡!" 짧은 알림음 하나에 우리는 약속을 떠올리고, 무심코 스쳐 가는 전기차의 주행음에서 보이지 않는 기술의 진보를 느낍니다. 이처럼 소리는 단순히 공기의 진동을 넘어, 우리의 감정과 행동, 나아가 인식의 틀까지 설계하는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그렇다면 이 힘을 다루는 ‘사운드 디자인’이란 무엇일까요? 흔히 생각하듯 효과음이나 배경음악을 만드는 기술에 국한된 개념일까요? 그것은 사운드 디자인이라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사운드 디자인의 본질은, 의도를 가진 소리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에 질서와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들의 경험을 설계하는 모든 전략적 행위를 포함합니다. 여기에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데이터로 검증하며, 반복된 실험을 통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는 치밀한 프로세스가 전제됩니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재생 직전에 들려주는 ‘투둠(Tudum)’ 사운드는 시청자가 직접 선택한 콘텐츠에 대한 ‘집중’을 유도하고, 그 행위 자체에 확신을 부여하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청각적 장치입니다. 둥글지만 단호한 질감의 사운드는 “내가 고른 콘텐츠는 분명히 재미있다”라는 시청자의 자기 확신을 증폭시킵니다. 물론 이전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스토리에 대한 확신과 여러 의사결정으로 충분히 검토한 작품이 만들어졌다는 가정 하에, 시청자들이 넷플릭스 내의 다양한 콘텐츠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행위가 반복되면서, 이어 그 콘텐츠에 만족하는 성공적인 경험이 반복되면서, 시청자들은 ‘투둠’ 소리와 ‘만족스러운 경험’을 동일시하게 되었고, 이는 곧 넷플릭스라는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각인으로 이어졌습니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전기차의 가상 주행음(AVAS)은 보행자가 소음에 노출된다는 강점을 역으로 활용한, 고도의 사용자 친화적 설계의 결과입니다. 내연기관차의 위협적인 엔진음과 달리, 보행자에게 접근을 알리면서도 불안감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이 차는 가볍고 민첩하기에 더 안전할 것’이라는 긍정적 인식을 잠재적 사용자들의 무의식에 각인시킵니다.
이는 스마트폰 앱의 UX 사운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결제 완료를 알리는 명쾌한 성공음은 사용자에게 안도감을, 메시지 전송을 알리는 경쾌한 효과음은 소통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이 모든 것은 ‘만약’이라는 어설픈 가정이 아닌, 철저히 분석된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반복된 검증으로 완성된 사용자 경험 설계의 결과물입니다.
사운드 디자인의 힘은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넘어 물리적 공간까지 확장됩니다. 특히 미술관이나 전시 공간에서의 사운드 디자인은 보이지 않는 건축과도 같습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고요한 침묵이 흐르는 첫 번째 전시실을 지나자,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신비로운 사운드에 이끌려 다음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두 번째 전시실에 들어서자, 작품의 컨셉에 맞춰 설계된 앰비언트 사운드가 공간 전체를 감싸며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극대화합니다. 소리는 때로 관람객의 동선을 유도하는 안내자가 되고, 때로는 작품의 감정선을 증폭시키는 연출가가 됩니다. 이처럼 사운드 디자인은 빈 공간에 소리라는 재료를 통해 보이지 않는 벽을 세우고, 감정의 흐름을 만들어내며, 전체 경험의 리듬을 조율하는 고도의 공간 설계 행위입니다.
이러한 전략적 사고는 어떻게 훈련할 수 있을까요? 거창한 장비 없이, 지금 당장 생각을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첫걸음을 뗄 수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의 명장면을 소리 없이 감상해보십시오. 배우의 목소리 외에 어떤 소리들이 사라졌습니까? 발소리, 옷 스치는 소리, 멀리서 들리는 바람 소리. 이 보이지 않는 소리들이 사라지자 장면의 감정선은 어떻게 무너집니다까? 만약 당신이 이 장면의 사운드 디자이너라면, 어떤 소리를 더해 긴장감이나 감동을 극대화하겠습니까? 바로 이 질문에 답을 구상하는 과정이 사운드 디자인적 사고의 시작입니다.
사운드 디자인은 예술, 기술, 그리고 비즈니스의 경계를 넘나드는 고도의 전략 분야입니다. 소리 하나하나의 의미를 정의하고, 소리들 간의 관계를 설정하며, 특정 상황의 맥락에 맞는 최적의 청각적 경험을 창조하는 모든 과정이 바로 사운드 디자인입니다.
세상은 이미 수많은 소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의도 없이 부유하는 소음일 뿐입니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이 무질서하고 소란스러운 세계에 명확한 의도와 질서를 부여하여, 사람들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의미 있는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만약 당신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구축하고, 소리의 힘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싶다면, 그 첫걸음은 세상을 소리로 해석하는 훈련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전략적인 첫걸음을 내딛고 싶다면, Sound Foundry & Co.의 다양한 사운드클래스 및 워크숍이 당신의 가능성에 불을 붙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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