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는 어떻게 특별한가
테슬라는 꾸준하게 파격적이다.
엘런머스크는 허풍쟁이고 계획대로 해낼 수 없다고 믿고싶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전기차'하면 테슬라, '자율주행'하면 테슬라, '슈퍼차저'하면 테슬라, 'OTA(Over The Air,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하면 테슬라. 가장 빠르게 혁신적인 기술들을 적용해서 실제로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사람들은 테슬라에 열광하고 있다.
다가오는 9월 22일에 열리는 테슬라 배터리 데이는 테슬라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날이 될 것이라는데, 테슬라의 배터리는 어떻게 특별할까. 배터리 데이를 즐길 준비를 해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pP971PYzQJs
1. 백만마일(160만km) 배터리
자동차는 매년 감가상각이 발생하는 자산이다. 그런점에서 전기차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에 불리했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은 약 30만km로 일반 자동차와 비슷하거나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수명을 떠나서도 왠지 전기차는 구입 후 몇 년 지나면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거리가 짧아질 것 같은 걱정이 생긴다. 배터리란 그런거니까.
하지만 이번에 테슬라와 CATL이 선보이는 백만마일 배터리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 수명의 5배인 160만km, 게다가 백만마일을 탈 때까지 성능이 80%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자동차의 수명보다 배터리의 수명이 더 오래가는 것이다. 앞으로의 배터리란 이런건가? 중국에서 올해 말 생산하는 모델3부터 적용 예정이다.
2. 코발트를 감량하여 가격 다운
수명도 늘어나고 성능도 지속되면 더 비싸지는걸까? 가격은 더 싸진다.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가 고가인 이유에는 값비싼 금속 코발트가 있다. 기존의 배터리 기술은 니켈, 망간, 코발트가 동일 비율로 필요했지만, 테슬라와 CATL은 코발트보다 2~5배 저렴한 니켈을 8배 이상 많이 써서 값비싼 코발트의 양을 줄인 저코발트 배터리팩($100/kwh)과 코발트를 아예 쓰지않은 리튬인산철 배터리팩($80/kwh)을 준비하고 있다.
배터리 가격은 지난 10년간 6배이상 떨어졌고, 앞으로도 테슬라가 앞장서서 계속해서 떨어트릴 것이다. 배터리는 출력이 2배가 될 때마다 가격이 18%씩 떨어져 왔으며, 전기차 배터리팩의 가격이 $100/kwh가 되면 내연기관 차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블룸버그는 2023년이면 $100/kwh 시장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을 것이라고 봤지만, 테슬라가 직접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여 가격을 낮추고 전기차 시대를 더 앞당기고 있다.
https://arstechnica.com/features/2020/05/the-story-of-cheaper-batteries-from-smartphones-to-teslas/
3. 대량 생산이 가능한 기가 팩토리
세상에는 멋진 기술들이 많지만, 그 멋진 기술을 적용한 시제품 몇 개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과 실제로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차이다. 테슬라는 이미 배터리 대량 생산 준비를 해두었다. 기가 팩토리는 작년11월 제 4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했으며 올해 7월 22일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미국 텍사스에 제 5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 기가팩토리 1 (미국 네바다) with 파나소닉, 배터리와 전기모터, ESS 생산
- 기가팩토리 2 (미국 뉴욕) with 파나소닉, 태양광 모듈과 패널 생산
- 기가팩토리 3 (중국 상하이) with LG화학/CATL, 배터리 및 모델3 생산예정
- 기가팩토리 4 (독일 브란덴부르크) with WHO? 배터리 자체 생산?!
- 기가팩토리 5 (미국 텍사스) 모델S/X/Y/3 생산예정
위의 배터리 공장에 이어 차량생산 공장인 테슬라 미국 프리먼트 공장 또한 배터리 셀 파일럿 생산라인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기가팩토리1 미국 네바다의 연간 생산능력은 배터리 셀기준 35Gwh, 팩기준 50Gwh로 연간 전기차 50만대 생산이 가능한 capa이다. 과연 테라팩토리는 떠도는 소문처럼 90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출 수 있을까? 그럼 그 투자 비용은 또 어떻게 모을까? 배터리 데이를 기다려보자.
4. 배터리셀 자체생산, 로드러너 프로젝트
테슬라는 이제 자동차 뿐만 아니라 배터리를 자체 기술로 직접 생산하는 배터리 회사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배터리 전해액 설비업체 Hibar 인수하여 전해액 도포 기술을 확보하고, 배터리 건식 전극 코팅업체 Maxwell 인수하여 고밀도/고수명의 배터리를 저비용으로 생산하는 것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 전문가 Jeff Dahn교수와 연구 협력 계약을 맺고 일반 셀 대비 항속거리를 향상한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이렇게 수명이 늘어난 배터리는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로보택시에 적용 될 것으로 언급된 바 있다. 2019년 4월 테슬라 투자자데이에서는 로보택시는 배터리 교체없이 백만마일(160만km)를 주행하고,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택시를 공급하여 1마일에 18센트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우버 등 공유 모빌리티 생태계를 흔들것을 예고했다. 올해 테슬라 배터리데이에서 엘런 머스크는 작년에 말했던 것들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는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
테슬라는 자동차가 달리는데 필요한 수준 이상의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기술 개발, 생산 능력에 계속해서 투자를 해오고 있다. 그렇다면 테슬라가 그리고 있는 다음 스텝은 뭘까? 테슬라는 전기차가 ESS(에너지 저장장치)가 되어 충전해 둔 전기를 거래할 수 있게하여 수익원으로 제공할 것이고, 에너지를 컨트롤 하는 기업이 될 수도 있다. 테슬라는 이미 2017년 남호주의 Hornsdale Wind Farm에 대규모 배터리 시스템을 설치했다. 저장 용량은 129 MWh로, 풍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저장해뒀다가 피크시간대에 공급한다. 완전 충전시 24시간동안 8천가구, 1시간동안 3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테슬라의 파워팩은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뿐만 아니라 생성된 에너지의 저장 및 송전을 원활하게 해주어 전력공급의 효율성을 높여주고 송전망이 정전이 되는 불상사를 막아준다. 남호주는 태풍으로 송전망이 파괴되면서 전력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지만, 이제 남호주 말고 세계 각국에서 테슬라에게 남호주보다 더 큰 용량의 파워팩을 요청하고 있다.
https://www.etnews.com/20171124000182
이제 배터리에 엄청나게 투자하는 테슬라의 큰그림이 느껴지지 않나. 자동차 회사, 배터리 회사, 에너지 회사 모두가 배터리 데이에 발표할 테슬라의 배터리 로드맵을 긴장하며 기다리고 있다. 물론 테슬라의 주주들도 테슬라의 소비자도, 엘런 머스크의 팬들도 마찬가지. 한번 사는 인생을 제대로 폼나게 살고 있는 엘런 머스크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