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chat iOS 7.0.20 정식버전 업데이트에 부쳐
오!늘 중국을 업데이트 한다는 명분으로 며칠 간 뉴스 브리핑을 다루지 않으니, 손이 근질거리는 요즘이다. 2020년에 론칭한 '오!늘 중국'에 깊이를 좀 더 더하고 싶은데, 결국 중국의 현상에 내 의견을 논리정연하게 서술하는 '칼럼' 형태가 방향성이 되지 않을까 한다. 신문으로 따지면, 헤드라인에 논평을 두는 그림이라고 해야할까? 바쁜 세상에 여러 잡음 필요없고, 시그널이 뭔지 궁금해하실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위챗 이야기 좀 해보자
위챗의 최신 버전, 슬핀하오(视频号;동영상 계정) 8가지 기능 업데이트
코로나 19의 여파로 연말 같지 않은 연말을 보내며 '집콕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던 그때, 위챗이 갑자기 버전 업데이트(iOS 7.0.20正式版)를 진행했다. (하기 내용은 한국에서 사용하는 버전과 다른 중국 메인랜드 버전을 기준으로 기술되었습니다)
조금 갑작스러웠다.
예고 없는 업데이트이기도 했고,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다양한 기능이 업데이트되었다.
주된 업데이트는 다음과 같다 :
1. 相册이 朋友圈으로 개명되었다.
2. 附近的人(주변 사람)이 附近的直播和人(주변 라이브 스트리밍과 사람)으로 개명되었다.
3. 微信豆 신규 추가 (일종의 위챗 캐시 - 위챗 내 버츄얼 재화를 구매하는 도구)
4. 订阅号 개선
5. 视频号에 개인 명함 추가 기능 등....
특정 세부 기능이 개선했다기 보단 전체적인 기능의 명칭을 바꾸거나 큰 틀에서 기능이 업데이트되었다고 봐야겠다.
단순한 기능 업데이트를 넘어선 전략적 행보
그런데 위챗의 야심이 노출되는 대목이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과 라이브 커머스로 이어지는
전략적인 행보가 그것이다.
업데이트된 8가지 기능 중에 5가지는 최근 중국 네티즌들을 기대하게 하는 슬핀하오(视频号 ; 위챗의 동영상 공유 기능) 및 라이브 커머스와 관련된 기능 개선이다.
1. 슬핀하오의 보쥬(博主)를 위한 뷰티 기능, 필터 기능, 마이크 연결 기능, 미러링 등이 추가.
2. 라이브 룸에서 사용 가능한 추첨 도구 추가.
3. 유저가 슬핀하오의 내용을 통해 라이브 방송실에 입장 및 예약할 수 있는 기능.
4. 유저가 슬핀하오의 스트리머에게 '별사탕'과 같은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기능.
5. 검색 페이지의 "주변 사람들"이 "주변 라이브 스트리밍 및 사람들"로 개명.
특히 5번째 기능 개선은 슬핀하오 외에 '주변 라이브 스트리밍'을 확인할 수 있는 독립적인 '트래픽 입구'가 생겼다는 뜻과 같다.
다시 말해, 위챗에서 '라이브 스트리밍'기능은
'슬핀하오'와 같은 지위와 중요도를 가진 기능이다.
콰이쇼우와 더우인 플랫폼도
라이브 기능을 이렇게 중요하게 보지는 않았다.
주변 사람들과의 라이브, 혹시 LBS 기반의 라이브 스트리밍 네트워크를 지향하나?
위챗을 아주 초창기에 써본 사람들은 몇 가지 '킬러 콘텐츠'를 기억한다.
1. 워키토키 기능 (음성메시지 기능)
2. 주변 친구를 빠르게 검색하는 '摇一摇'(흔들어서 친구 찾기) 기능 등.
'라이브 스트리밍'의 트래픽 입구에 '주변 검색' 기능을 추가한 것은 혹시 LBS 기반의 라이브 스트리밍을 위함이 아닐까? 혹시 위챗이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에서 '일대다 커뮤니케이션'으로의 전환을 꾀한다고 생각한다면, 위챗의 본질에 위배되는 생각이다.
위챗의 본질은 '熟人社交'에 있다.
익'숙'한 '사람'과의 소셜 네트워크란 말이다.
익숙한 사람들끼리 교류하는 것에 익숙한 위챗 유저들이 '일대다 라이브 스트리밍'을 선호하진 않을 것이며, 반독점법과 동영상 플랫폼의 유해 콘텐츠 차단 이슈가 심각한 요즘의 상황을 생각하면, 위챗 입장에서 굳이 리스크를 지고 문젯거리를 만들리는 없다. (언제나 정책과 동일한 기조를 지키는 위챗의 기질을 보면 안다)
위챗의 복안은 사실 '커머스'에 있다
언제나 중국 특색의 SNS 환경 하에 스마트한 성장을 이어온 위챗은 항상 걱정거리가 있었다. 바로 알리바바를 능가하는 풍부한 트래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커머스' 기능을 가지지 못한 데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그것이다.
이번 위챗의 '기. 승. 전.' 기능 업데이트는 사실 위챗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결하려는 미션을 가지고 있다 해도 무리가 없다.
사실 위챗은 복안은 따로 있다
첫째, 위챗은 슬핀하오에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유저들이 '돈 벌 방법'을 마련해 주고 싶어 한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위챗 플랫폼은 엄청난 포텐셜과 DNA를 가지고 있지만 멍청하게 가만히 타 플랫폼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었던 느낌을 주었다. 위챗은 중국에서 가장 큰 '트래픽 풀'을 가지고 있고, 이 트래픽이 커머셜 하게 전환되기만 한다면 텐센트는 또 다른 의미에서 대제국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마침 업계에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사회 소비의 34.1% 점유율을 차지하는 라이브 커머스 TOP3 브랜드 '타오바오 라이브, 더우인, 콰이쇼우'가 늘어나는 CAC(Customer acquisition cost)에 허덕이고 있다는 현실이 그렇다. 현재 중국에 커머스 업계의 '다크호스'인 핀둬둬도 CPA(Cost per acquisition)는 163위안 정도를 본다. 사실 핀둬둬도 결국 위챗이라는 플랫폼 덕분에 CPA를 낮게 잡을 수 있었다.
결국 위챗은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들에 출사표를 던졌다.
가장 큰 무기는 낮은 CAC이다.
위챗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할 경우 '스트리밍 동영상'의 분류를 할 수 있고, 결국 위챗의 알고리즘은 이 분류 기능을 통해 타게팅된 유저에게 콘텐츠를 도달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또, 온라인 커머스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판매자와 소비자의 대화 부족' 문제도 '连麦(마이크 연결)'를 통해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변 라이브 스트리밍 및 사람' 기능을 활용하면, 내 주변에 위치하고 '내가 파는 물건에 관심 있을만한 사람들'과 교류가 가능하다. 이런 기능은 결국 판매자의 '구매전환율'을 최적화시킬 수 있는 솔루션이다.
['주변 스트리밍' 유저 시나리오]
1. 주변 스트리밍 기능을 켠다.
2. 내 주변의 판매자의 라이브를 보면서 콘텐츠를 소비한다.
3. 그리고 현장 지불하거나 어차피 접근성이 높은 주변으로 가서 실물을 보고 구매한다.
이런 유의 유저 시나리오는 이제는 한물 간 'IOT' 사업계획서에서 많이 보았던 내용이다. 위챗은 별도의 IOT 인프라 없이도 이런 시나리오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커머스를 하려면 '私域流量‘ 이 중요하다.
뾰족한 콘텐츠에 관심을 가진 유저들로 하여금
덕질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 커뮤니티 기반의 '공동구매' (社区团购)에 최적화된 솔루션이다.
중국에서는 코로나 19 발생 이후 '커뮤니티 기반의 공동구매(이하 '셔취퇀꼬우')' 열풍이 불고 있다. '오!늘 중국' 콘텐츠에서도 여러 번 소개한 적이 있다. 참고 : https://brunch.co.kr/@southerncastle3/195
2020년은 이커머스 업계에서 라이브 커머스 이외에, 셔취퇀꼬우가 성숙하게 된 원년이다. 현재 거의 대부분의 셔취퇀꼬우는 위챗 그룹과 위챗 미니프로그램을 통해서 Private Traffic을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기능 업데이트에 따르면, 셔취퇀꼬우를 주도하는 퇀장(团长)이 본인의 계정 상에 상품 정보를 훨씬 더 효과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영상을 업데이트 함으로써 공동구매 참여를 유도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3선 도시부터 농촌 소비인구를 '下沉市场'으로 부른다. 그런데 셔취퇀꼬우가 활발한 3,4선 도시 및 농촌 소비 인구는 '오프라인 상점'과 '지인 추천'을 구매의사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위챗에게는 그토록 원하던 '커머스로의 전환'에 여러 가지 요인이 잘 맞아떨어지고 있는 상황인 것.
위챗이 더우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 "최상의 방어는 공격이다"
위챗과 더우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
사실 위챗과 더우인은 근본적으로 다른 소셜 네트워킹 도구이다. 하지만, 향후 위챗과 더우인은 상대방의 포지션을 향해 더 가까이 다가올 수밖에 없다. 플랫폼의 특성상 모든 기능 제공하는 'One-stop‘ 플랫폼을 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위챗은 숏 클립과 커머스를, 더우인은 익숙한 사람들끼리의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를 육성할 것은 안 봐도 뻔한 사실이다.
위챗에는 있고 더우인에는 부족한 그것 :
휴먼스케일
필자는 시작점이 다른 두 경쟁자 사이에서 '위챗'에게 훨씬 더 큰 경쟁우위에 있어 보인다. 왜나면, 위챗은 앞서 말한 '익숙한 사람들끼리의 소셜 네트워킹 환경'이라서, 콘텐츠를 공유하고 추천하는 방법 자체가 인간적이다. 휴먼 스케일을 담고 있는 것이다. 마치 부모와 자식 간, 형제간, 친구 간에 장시간 누적된 이해도를 가지고 추천해주는 콘텐츠는 '감동'과 '공명'을 담고 있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런데 더우인은 태생 자체가 좀 다르다. 현재의 Bytedance를 있게 한 뉴스 큐레이팅 앱 '今日头条'은 말 그대로 기계(AI 엔진)가 유저의 사용습관에 맞게 뉴스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구조이다. 처음엔 신기하고 재미있을 수 있지만, 장기간 이용하다 보면 '감동'이나 '공명'이란 것이 전혀 없다. 같은 맥락에서 나는 '넷플릭스'가 추천해주는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한 번도 시청해본 적이 없다.
물론 개인차는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위챗'과 같은 원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감동'과 '공명'에 의해 '추천자와 피추천자 사이에 새로운 토론과 소통'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또, '이거 나랑 친한 XX가 추천해 줬는데 진짜 좋다'며 2차 공유를 하기에도 더 적합하다. AI 엔진과 추천 콘텐츠에 대해 토론이 가능할까? 아직은 먼 일이다. 여기에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이 있다.
사실 더우인은 이미 허덕이고 있다
Cassdata에 따르면, 2018년 이전 '더우인' 플랫폼에서 활동하던 왕홍의 생명주기는 약 1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2018년 이후 이 생명주기가 6개월에서 3개월까지 짧아졌다. 결국 더우인의 '짧고 굵은' 임팩트도 휴먼 스케일을 가지지 못하고, 더 나아가 팬덤을 'Private Traffic'으로 유지시킬 솔루션이 없다면 결국 팬덤을 잃게 된다고 본다. 하지만 위챗은 다르다, '사람 냄새'와 '신뢰', 그리고 '공명' 등의 키워드가 위챗이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수 있는 힘이다.
결국 위챗이 원하는 것은 이것이다!
물론, 위챗의 원대한 포부는 단순히 '커머스' 분야에서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결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위챗은 기존 생태계를 기반(소셜 네트워킹, 게임, 쇼핑, 결제 및 기타 모드를 통합하는 거물)으로, 라이프스타일과 콘텐츠 생태계 통합, 그리고 우리의 삶의 터전인 라이프 스타일에서의 'One-stop Service‘를 제공하는 것 정도가 원대한 포부가 아닐까 한다.
그렇다.
위챗을 만든 张小龙의 말처럼
위챗은 '라이프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