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홍 커머스의 최신 트렌드
이 글은 <인플루언서블 차이나>라는 연재물의 일부분입니다. 연결되는 콘텐츠 참고 부탁드립니다.
1.3. 홈쇼핑과는 다른 왕홍 커머스
저 관광객은 셀카봉 들고 사진은 안 찍고 뭐 하는 거야?
COVID-19로 인한 팬데믹 전에는 명동, 홍대, 동대문, 가로수길 등 우리나라 주요 관광지의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중국인으로 예상되는 관광객들의 생소한 풍경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방송을 켜 두고 스마트폰을 치켜들거나 셀카봉을 들고, 온라인으로 연결된 메인랜드의 중국인들과 소통에 열을 올리곤 했습니다. 중국은 워낙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이 발달된 나라이니 별도 특이할 것도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그들이 크로스 보더 온라인 쇼핑을 운영하고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참고] 동대문시장과 중국시장의 연결, 왕홍 : https://www.youtube.com/watch?v=U8Zl-Stiizw&t=1s
아이디어와 열정 그리고 스마트폰 :
무자본 창업의 특수
(상단의 유튜브 영상 참고) 성타이라는 20대 후반의 청년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지도 못하지만, 동대문과 중국 시장을 성공적으로 연결했습니다. 이 청년이 매일 몇 천 혹은 몇 만점씩 동대문 패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어떤 투자를 했을까요? 이 청년은 '아이디어와 열정 그리고 스마트폰' 세 가지를 투자했습니다. 사실 거의 무자본 창업에 가깝습니다.

이 청년은 엄청난 특수를 누렸습니다.
1) 시장조사 : 시장 조사는 필요 없습니다. 동대문은 중국 엔드유저가 보기엔 디자인 좋고 소재 좋은 옷들이 즐비했기 때문입니다. 몇 번 라이브 방송을 해보면 내 팔로워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파악됩니다. 그럼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상인과 협력하면 됩니다.
2) 사입 자금 : 사입 자금은 필요 없습니다. 동대문 상인들이 사입을 마친 상황이며, 일종의 Pre-order(먼저 팔고 사입하는 형태) 형태이기 때문에 자금의 압박도 없습니다.
3) 모델 섭외 비용 : 동대문 상인들이 모델이 되어 주었습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스스로 옷을 좋아하는 상인들은 성타이라는 청년에게 최고의 큐레이터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4) 마케팅 비용 : 마케팅은 성타이가 가진 시간과 중국 라이브 커머스 계정만 있으면 별도로 필요가 없습니다.
5) 배송을 위한 직원 인건비 : 동대문 새벽시장에 가 보셨나요? 삼촌들이 중국 전역에 퍼져있는 엔드유저들의 주소를 파악해서 지역별로 분류해서 한중 크로스 보더 물류 회사에게 넘겨줍니다. 배송 전담 직원은 필요 없지요.
6) CS : 판매 후 고객관리는 성타이 혼자서 합니다. 해외 직구의 특성상 반품이나 교환은 원래 어렵습니다. 이 부분이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긴 하겠지만, 상인들과 신뢰가 쌓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룸이 존재합니다.
아, 진짜요? 도... 도대체 어떤 개념인가요?
성타이라는 청년은 '왕홍 커머스' 즉,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한 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는 겁니다. 라이브 커머스란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또 판매하는 이커머스의 형태를 이야기합니다.
[라이브 커머스 = 라이브 스트리밍 + 이커머스]
실시간 방송을 뜻하는 라이브 스트리밍에 이커머스가 더해진 이 말은 보다 단순하게는 온라인 쇼핑과 방송의 결합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근데 라이브 방송보고 어디서 물건을 사요?
중국은 '상인종'의 나라가 분명합니다. 중국의 이커머스는 오래전부터 쇼핑을 위한 '라이브 스트리밍'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라이브 방송을 보다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진행자, 그리고 시청자 상호 간에 의견을 교환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방송 페이지에서 바로 물품을 결제할 수도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콘텐츠를 열람하고 있는 그 페이지에서 바로 ‘구매하기’ 버튼을 눌러 제품을 살 수 있습니다.
완전히 홈쇼핑이네요?
사실, 라이브 커머스 (왕홍 커머스)는 국내에서 발달한 홈쇼핑과 아주 유사한 특징을 가집니다. 홈쇼핑도 쇼호스트분들이 상품을 설명하면 일종의 원격 결제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구조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라이브 커머스가 고객에게 좀 더 많이 다가간 '고객 친화적 거래방식'이라고 판단하며, 홈쇼핑과 분명한 차이점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라이브 커머스와 홈쇼핑, 뭐가 다른가요?
첫째, 방향성 (동시성)
홈쇼핑 보고 계시는 저희 어머니를 상상해 보겠습니다. 어머니는 TV를 켜서 채널을 돌리다가 홈쇼핑 채널에서 평소 선호하는 쇼호스트나 관심 가는 제품을 발견하십니다. 그리고 나서, 엄청나게 몰입해서 홈쇼핑 방송을 보십니다. 그리고 완전히 설득되어서 결제를 하시죠. 언제나와 같이 결제 후에 '뭔가 쎄~한 상실감'을 느끼시지만, 이내 '나는 비싸게 살걸 싸게 샀다'라는 만족감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십니다. 사실 필요 없는 물건이 8할입니다.
근데 홈쇼핑의 소통방식을 보면, 뭔가 정보의 전달이 일방적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기존의 홈쇼핑 채널들도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시청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또 여기에 답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라이브 커머스는 홈쇼핑 채널의 그것보다도 훨씬 정보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룰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스트리머 (스트리밍 방송을 하는 주체, 왕홍)들은 어떻게 보면 고객의 '꼭두각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객의 문의에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고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먹어보고, 찍어보고, 만져보고.... 부탁하는 건 다 들어주죠. 때로는 잘못된 정보를 이야기할 때도 있지만, 시청자 중에 그 제품을 아는 고객이 오히려 정보 정정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가는 거죠.
둘째, 자유로운 콘텐츠 구성
사실 홈쇼핑 콘텐츠는 상품 소싱하시는 밴더들, 방송 기획자/제작자들이 만들어 놓은 큐시트를 유명 쇼호스트가 연기하는 식으로 표현해 내면서 쇼가 꾸려집니다. 말 그래도 일종의 'Showing'을 하는 겁니다.
하지만, 라이브 커머스는 보다 더 자유롭게 구성된다는 태생적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극히 일부 전문 MCN 팀이 꾸려진 커머스 콘텐츠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왕홍 본인이 좋아하거나 다년간 누적된 신뢰를 가진 커뮤니티에서 왕홍의 팬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리뷰하고 곱씹어 보는 게 콘텐츠 기획의 전부입니다.
또, 홈쇼핑은 공식 방송채널을 통해 방영되기 때문에 방송윤리심의위원회를 비롯해 다양한 기관과 회사들로부터 제약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라이브 커머스는 다른 온라인 서비스들처럼 보다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일단 재밌죠. 실수도 하고 함께 제품에 도취되기도 하고.... 인간미가 줄줄 흐르는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거죠.
셋째, 시간 지속성
라이브 스트리밍은 온라인 콘텐츠의 특성상 시간 지속성을 가집니다. 한 번 방송을 하고, 그 콘텐츠를 동영상으로 업로드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구조죠. 댓글과 상호작용까지 모두 녹화된 영상은 왕홍을 위해 시공간을 초월해 마케팅을 해줍니다. 한 번 만들면 계속 온라인 어딘가를 떠돌아다니는 형태이죠.
하지만 홈쇼핑은 주어진 시간에 시청을 하고 구매를 하지 않으면 구매전환이 일어나지 못합니다. 정말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째, 확장성
요즘은 홈쇼핑에서 별에 별 제품을 다 팝니다. 렌터카도 팔고 여행 상품도 팝니다. 최근에는 마스크도 판매하더라고요.
근데 중국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은 더 기상천외합니다. BMW, 아우디, 테슬라, 웨이라이(蔚来), 샤오펑(小鹏), 창안(长安) 등 다양한 자동차 회사들이 판매 실적을 올리고자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하고 있으며, 심지어 유명 부동산 기업인 비구이위안(碧桂园)이 유명 위성 TV의 MC를 초청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모델하우스' 효과를 봤을 정도이죠. 이렇듯 어느 분야나 넓게 적용이 가능한 확장성(扩张性)은 라이브 커머스가 부상하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다섯째, 지위고하 막론 성
홈쇼핑에서의 파격은 나이 지긋하신 배우나 연예인 분들이 나오셨을 때였습니다. 사실 인지도는 높으시지만 작품 활동을 많이 못하시는 시니어 배우분들과 시너지 밸류를 창출하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죠.
하지만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에는 IT 공룡들의 회장님들까지 출현합니다. 리자치라는 왕홍은 마윈과의 투샷으로도 유명해졌고, Ctrip의 양지엔쟝 회장님, Gree의 동밍주 회장님 등도 라이브 커머스를 직접 진행하신 걸로 유명하지요. 단순히 고객 친화적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Showing을 하는 건 아닙니다. 중국 IT 기업의 회장님들은 특유의 팬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매 전환 실적도 아주 우수합니다.
관련 링크 : https://platum.kr/archives/14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