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외모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아이들이랑 같이 외출하면 내게는 없는 물건이 수아한테는 있기에 동생도 누나한테 묻는다. '누나, 거울 있어? 손소독제 있어? 로션 있어? 챕스틱 있어?' 그럼 누나가 가방에서 줄줄이 꺼내준다. 이야, 수아가 엄마보다 낫네 ~ 엄마는 주머니에 휴대폰이랑 교통카드 밖에 없는데.ㅎ
(사진 앨범 보면서)
수아 : 엄마, 이거 엄마 어렸을 때야?
엄마 : 응, 이때가 예뻐, 지금이 예뻐? (이 질문은 왜 꼭 하고 넘어가고 싶은 걸까 ㅎ)
수아 : 지금 !
엄마 : ( ^ ^ )
수아 : 내가 웃으니까 좋아?
ㅋㅋ 저 때 수아가 웃으면서 얘기해서 내가 미소 지었나 보지? 엄마의 반응을 계산해서 대답한 건 아니길 바란다 ~ ㅎ
엄마 : 얼굴이 너무 건조해, 나이 들었나 봐.
수아 : 나이가 어디로 들어가는데?
엄마 : 엄마 몸에
수아 : 그러면 빼면 되잖아.
ㅋㅋ 나잇살도 살처럼 뺄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 ~ 살 빼는 것도 어렵지만 나잇살 빼는 방법 누가 가르쳐 줄 수 있나요 ~
엄마 : 엄마 예뻐지고 싶다.
수아 : (턱을 괴면서) 나처럼?
ㅋㅋ 아이가 이런 표현을 자연스럽게 하는 걸 보면 평소에 예쁘다고 많이 해줬나 보다. 이목구비가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분위기 미인은 될 수 있는 상이려나. ㅎ
엄마 : 수아야, 왜 이렇게 예뻐?
수아 : 누가 ~ 나 예쁘게 만들어줬어.
엄마 : 누가? (내심 기대)
.
.
수아 : 아빠가
!!! 너 ~~ 감질나게 '누가'라고 해 놓고 아빠라닛 !! ㅎ
나는 어렸을 때부터 까무잡잡한 내 피부가 싫었다. 지금은 기미, 잡티를 오히려 가려 주니 가끔 감사하기도.ㅎ 수아는 하얗게 태어났는데 동네 엄마들도 수아 보면, 아빠가 하얀 편이신가 봐요, 라고 한다. 그 말씀 넣어 두셔도 괜찮아요. ^^ ㅎㅎ
수영장 다녀와서 수아 얼굴에 로션을 발라주던 날이었다.
엄마 : 에고, 많이 탔네. 수아 얼굴 까매지면 어떡해 ~
수아 : 까마면 어때?
띵 ~ 그러게. 아이에게 멘탈 교육을 받아야 할 것 같다.ㅎ 아이가 부모의 좋은 유전자만을 물려받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아이 뽑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건강하게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본다. 예쁘지 않아도, 똑똑하지 않아도, 우리 집에 감사하게 태어나준 귀여운 꼬마 손님은 사랑받을 이유가 이미 차고 넘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