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생겼어요.
수아가 두 살, 동생이 생겼다. 엄마와의 애착이 크지 않았던 터라 동생에게 딱히 질투심을 보이는 행동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너는 너, 나는 나'인 극 T의 성향 덕분이기도 했으려나.
수아와 수현이(남동생)의 대화
엄마 : 수아 다 먹었네 ~
수현 : 나도. 나도
수아 : 그게 아니라 '저도 다 먹었어요' 해야지.
ㅋㅋ 저기요. 존댓말은 님부터 해주시겠어요? ㅎㅎ
(동생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울음을 터뜨렸다.)
수아 : 수현아, 울지 말고 말로 해, '도와주세요' 해.
ㅋㅋ 잘 배웠구나, 우리 아가.
(아침 먹은 후)
수아 : 수현아, 이제 밥 먹는 거 두 번 남았어, 점심이랑 저녁.
ㅋㅋ 밥 먹는 게 그렇게나 괴로웠니? 이유식도 다 배달시켜 먹었는데 왜 그랭 ~ 얘들아. ㅎㅎ
(누나가 만든 레고 부수는 중)
수아 : 하지 마. 너 진짜 이럴 거야? 블록 부수지 마
수현 : 응 ~ 개구라~
둘째가 개구리를 개구라라고 얘기하곤 했었는데 개구리가 갑자기 왜 나왔는지도 모르겠고, 꼭, 개_구라(거짓말)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애기인 척하는 고수 아니야? ㅋㅋ
수아 : 수현아! 너가 애기야? 애기냐고 !! 넌 어린이야 !!
ㅋㅋ 미안하다, 수아야. 너에게 '어린이'이기를 강요했나 보구나. ㅠ _ㅠ 말 못 하는 수현이는 애기로 쳐 주자, 우리..
이러다가도 갑자기,,
수아 : 귀여운 수현이 ~ ♥
이럴 때가 있다. 그럼 귀여워 보이는 게 아니라 섬뜩한 건 왜일까. ㅋㅋㅋ
못생긴 종이인형
거실에서 종이 인형 놀이 중인 수아. (레트로가 한창 유행이었을 때 어릴 적 생각이 나, 내가 신이 나서 사다줬더랬다.)
수현 : 누나, 나도 종이인형 ~
수아 : 응, 기다려.
수아가 안방으로 종이인형을 갖고 들어오더니 혼잣말을 한다.
수아 : 완.전. 못생긴 거 줘야지.
엄마 : ;;; 어?
수아 : (내가 안방에 있는 줄 몰랐던 수아) 아니....
수습할 것 없어. 이미 네 마음의 소리를 들었단다. ㅋㅋ
수아와 엄마의 대화
(오늘도 안방 침대에 누워 있는 엄마;)
수아 : 엄마, 일어나 ~
엄마 : (꿈쩍도 안 함)
수아 : 권수진 아기, 일어나 ~
엄마 : (ㅋㅋ 너무 웃기지만 침대에서 등 돌리고 버티기)
수아 : ..너 동생이야, 아니야?
아. ㅋㅋㅋ 일어나야겠네;; 저 이래 봬도 장녀예요. ㅎㅎ;
(둘째가 자면 수아는 엄마와 자유 시간을 갖습니다. 엄마가 둘째를 재우고 안방에서 나옵니다.)
수아 : 애기 자?
나 : ㅋㅋㅋ
수아 : 엄마야, 웃겨?
어, 어.. 들켰니? 넌 그냥 웃겨 ㅋㅋ
수아 : 엄마, 이거 같이 하자 ~~~
엄마 : (동생 안고 있는 상황) 얘 때문에 어려운데 어떡하지?
.
.
수아 : 그럼 얘 떼 !
ㅋㅋㅋ 역시나 신박한 표현이십니다 ♡
(앞 상황은 기록을 안 해서 기억이 안 남)
엄마 : 왜요?
수아 : 수현이는 말 잘 못하잖아요, '엄마'랑 '아빠'랑은 하는데 '누나'는 잘 몰라요.
가족을 다 부르는데 '누나'는 못 하니 기분이 언짢았구나, 우리 아가 ~ '엄마', '아빠'도 겨우 한 걸 거야. 아이가 제일 처음 내뱉는 단어가 '엄마', '맘마', '아빠'인 것도 쉽게 소리 낼 수 있는 발음으로 탄생된 게 아닐까. 엄마라는 어휘가 '엄마' 대신 '누나'였으면 아이가 엄마를 외치는 일은 더 늦어졌을 듯하다.
아기 때는 첫 단어를 내뱉을 때마다 손뼉 치며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너에게 바라는 게 너무 많아진 것 같구나. 너의 속도와 박자에 나를 맡기고 싶다. 부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