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세 살

by 아비앙또

(냉장고 안에 있는 군것질 꺼내달라고 조름)

엄마 : 수아야, 엄마 키가 안 닿아서 못해.

수아 : 엄마 할 수 있어. 꺼내봐. 의자 갖다 놓고, 냉장고 열어봐.


단계별로 너무 잘 알려줘서 안 할 수가 없다아 ~~~ 이번엔 어떻게 빠져나가냐아 ~~~



(설거지 중)

엄마 : 어쩌고 저쩌고. (뭐라 했는지 기억 안 남.)

수아 : 엄마 말도 잘하네 ~ 설거지도 잘하네 ~


ㅋㅋ 설거지 더 열심히 할게요 !! 벌써부터 사람을 부릴 줄 아는구나, 너?



(식사 중 딴짓하는 수아)

나 : 수아야, 빨리 밥 먹어야지!

수아 : 엄마가 시끄럽게 하네!


ㅋㅋ 아.. 이럴 때는 뭐라고 답해야 하나요?


(콜록콜록하는 수아)

엄마 : 수아 물 마실래?

수아 : 아니, 괜찮아. 어차피 약 먹으면 기침 안 하니까.


너무 시크하신 거 아닙니꽈. ㅎㅎ



엄마 : 수아야, 이거 먹을래?

수아 : '드세요' 해봐.


헙.. 그것만은 못 하겠다네. ㅋㅋ



엄마 : (눈 감고 식사 기도 중)

수아 : 엄마! 밥 먹고 자.


ㅋㅋ. 기도하는 모습을 더 자주 보여줘야겠어요.




(닌텐도 링피트 운동 중)

수아 : 그렇지, 어렵지, 이렇게 하는 거야, 잘~했어 !


링피트 해보신 분들은 알죠. 영상 속 멘트를 수아가 계속 대신해 주는데 웃겨서 운동을 할 수가 없다.ㅎ




(아빠가 엄마 장난으로 꽉 껴안음)

엄마 : 수아야, 아빠 하지 말라그래.

수아: 아니야, 아빠가 좋아서 그러는 거야.


ㅋㅋ. 그렇게 수아는 아파하는 나를 팔짱 끼고 보고 있었다.;




(무서운 만화영화 보다가)

엄마 : 수아야, 무섭지 않아?

수아 : 안 무서워, 괜찮아, 엄마랑 같이 있으면 ~


♡♡♡




수아 : (내가 울었더니) 수아가 눈물 닦아줄게, 그러고 울지 마, 약속.


고마워. 다 컸구나, 우리 딸.




엄마 : 수아야, 잘 자.

수아 : 엄마, 또 만나 ~ 내일 아침에 또 보자 ~


그래. ^^ 우리 매일매일 아침에 보자 ~~




수아 : 엄마 빨리 갔다 와야 해.

엄마 : 늦으면 어떡하지?

수아 : 혼나.

엄마 : 누구한테 혼나?

수아 : 수아가.


수아가 혼낼 거야 라는 말이었을 듯. 혼나 보고 싶다. 세 살한테.




(해외여행 가기 전)

엄마 : 수아 감기 빨리 나아야 비행기 탈 텐데.

수아 : 감기 걸리면 비행기 못 타?

엄마 : 그럴걸, 괜찮아?

수아 : 수아 눈물 날 것 같아. 늦으면 엄마가 비행기 날개 잡고 있어.


ㅋㅋ 알았엉. 엄마가 비행기 날개 잡고 있는 동안 감기 빨리 나아서 같이 타고 가자 ~~~ ! :)




(같이 놀다가)

수아 : 엄마, 수아랑 친하지? 우리 같이 친하자. 내 이름은 까문이야, 검은색.


ㅋㅋ. 까문이는 수아의 다섯 번째 인격인가. 놀다가 갑자기 등장해서 놀랬다. ㅋ






어린 시절의 수아를 회상하며 글을 쓰는 이 순간만큼은 힐링이다. 4학년인 지금은 신경전이 말도 못 하다. 얼마 전에 mbti를 해 보고 싶대서 해줬는데 나랑 똑같이 나온 아이. 설마? 하나도 빠짐없이 반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랑 비슷해서 우리가 지금 이렇게 부딪히고 있는 걸까. 우리 다시 같이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거지, 까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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