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7. 용기
무사 복장한 남자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사진 한 장 같이 찍어보려 그랬던 건데
결국 말 한마디 건네 보지 못하고
길이 엇갈려 서로 멀어졌다.
누군가에게 말을 건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길 묻는 정도는 괜찮았지만,
뜬금없이 말을 걸어보는 건
적잖은 용기가 필요했다.
여행 전엔 쉽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차피 오늘 만나고 헤어질 사람들에게
부끄러울 게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오늘만 볼 사람도 결국 사람은 사람이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뜬금없이 말을 거는 건
자연스러운 행동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걸 인식하면서
선듯 행동하기란 쉽지 않았다.
나의 로망은 잠깐 옆에 있다 사라지는
자유스러운 여행객이고 싶었지만
내 이성은 당장 내 옆 사람에게도
가벼워 보이기 싫고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기 싫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