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9. 한국인
게스트하우스에서 한국인 여자 둘을 만났다.
게스트하우스가 남녀 혼숙이라 방도 같았다.
그 둘에게 적극적으로 나선 건 아니지만
(물론 적극적으로 나선다 해서
거지 꼴인 나를 상대해 줄 거란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레 자주 마주치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중 한 명이 조금 활달한 성격이랄까.
내가 자신이 아는 선배랑 닮았다느니
여러 번 말을 걸어왔다.
자전거 타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도
그 여자에겐 흥밋거리였나 보다.
우연히 처음 만난 사이 치고
심심치 않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그 여자의 친구.
조금은 까칠한 듯한 여자가
꼭 대화가 좀 이어질라 그러면 끊었다.
이제 나가자느니, 방 정리하자느니,
컴퓨터 되는지 봐보자느니.
언듯 봐도 그다지 내가 내키지 않은 듯했다.
뭘 물어보면 그냥 단답만 하고 나름 철벽을 쳤다.
달갑진 않았지만 신경 쓰진 않았다.
다음날 아침 게스트하우스를 떠나기 전,
두 여자에게 여행 재밌게 하라고 인사를 하니
활달한 여자는 무사히 여행하라며 인사해주고
까칠한 여자는 아무 답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