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5. 고베
무색무취.
오사카를 지나 고베로 가는
나를 표현하자면 무색무취였다.
아무 느낌이 없었다.
힘들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았다.
의미가 없었다.
그냥 오사카를 지나 고베를 지나갈 뿐.
다음 도시로 가는 길을 정하고,
그 길을 찾아갈 뿐. 난 무색무취였다.
무색무취인 게 편했다.
며칠 뒤 사건사고가 이어져
힘들고, 짜증 나고, 불안에 떨었다.
한편 또 누군가에게 감동받고,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했다.
하지만 그냥 다 부질없다.
무색무취인 게 편했다.
오사카에서 고베로 이어지는
도시 풍경을 여유롭게 지나쳤던
그 무색무취의 시간이 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