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4. 상처
결국 또 사고가 났다.
인도에 자갈이 심했다. 그래서 차도로 달렸다.
그러다 다시 평평한 인도가 나왔고,
인도로 다시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앞바퀴가 인도로 들어가는
낮은 턱을 한 번에 올라 채지 못했다.
앞바퀴가 턱의 라인에 따라 미끌렸다.
자전거가 심하게 흔들렸고
바로 세우려면 핸들을 크게 움직여야했다.
그러면 차도 안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게 되는데,
그러다 자동차랑 부딪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순간 판단했다.
자전거를 버리고 몸만이라도 피하자.
자전거가 어떻게 넘어지든 상관 않고,
몸을 인도 쪽으로 날렸다.
자전거는 차도 쪽으로 넘어지고
내 몸은 인도에서 굴렀다.
문제는 그러면서 손으로 땅을 짚은 것이었다.
자갈 섞인 땅바닥에 내 손바닥 살 껍데기를
대패로 밀듯 밀어버렸다.
손바닥에 송골송골 피가 맺히더니
금세 손목을 따라 철철 흘렀다.
피의 양이 장난 아니었다.
급한데로 우선 차도에 엎어져 있는 자전거를
인도로 끌고 와 세웠다.
이제 어떡해야 하지. 정신이 혼미했다.
저 멀리 보이는 마을 아무 집이나 가서
도움을 요청해 볼까. 아니 그건 오바일려나.
피는 주체할 수 없이 흐르고 있었다.
발목 위쯤에도 상처가 생겨 피가 흐르고 있었다.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우선 자전거 타고 병원이든 뭐든 나올때까지
앞으로 나아가는 것.
다행히 얼마 안 가서 편의점이 나왔다.
편의점에서 소독약과 대일밴드, 붕대를 샀다.
사람들이 왔다 갔다하는
편의점 화장실 세면대에서 응급처치를 했다.
손을 씻으러 온 어떤 사람은
세면대 여기저기 묻어있는 피를 보고
나한테 죄송하다 말하고는 자리를 피했다.
상처에 물이 닿자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소독약을 발랐을 때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정수리 끝 신경까지
바늘로 콕콕 지르는 듯한 고통이었다.
아무튼 어찌저찌 엉터리 응급처치를 하고
편의점에서 나왔다.
스트레스가 쌓인다기보다.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
참나.
그냥 어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