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8. 도요우라
도요우라는 홋카이도의
작은 해변가 마을이다.
도요우라 도착 전, 펑크가 났다.
시간이 지체됐고 본 계획과 다르게
도요우리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다음 도시로 넘어가려면 산을 하나 넘어야 했는데
밤에 가로등 없는 산길을 넘는 건 너무 위험했다.
우선 잠잘만한 곳을 찾았다.
해수욕장이 있어 호텔도 있었지만
그때 여행 경비로 호텔은 꿈도 못 꿨다.
작은 도시라 24시간 맥도날드같은 곳도 없었다.
저녁밥부터 먹고 생각하려고
식사할 곳을 찾는데 식당 찾기도 쉽지 않았다.
주변이 그저 고요하기만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
술집 겸 식당을 찾아 들어갈 수 있었다.
식당 안도 그저 고요했다.
식당 분위기에 비해
주인아주머니는 참 밝고 쾌활한 분이셨다.
아주머니는 갑작스레 방문한 외국인을 반기셨다.
관심을 가지시고 이것저것 물어오셨다.
옆에 앉아 계시던 아저씨도 이야기에 동참하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시켰던 우동을 다 먹었다.
아주머니가 오늘 잘 곳이 있는지 물으셨다.
아직 못 구했다고 말씀드리자
술집 2층을 사용하고 있지 않으니
문 닫는 시간까지만이라도 거기서
잠을 자도 좋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어리둥절 망설였지만 거절하지 못했다.
잠시나마 편한 곳에서 누워 자고 싶었다.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갔다.
아직 가게에 남은 사람들
목소리가 들려오긴 했지만
그런 소리들도 자장가처럼 들릴 정도로
정말 꿀맛 같은 잠을 2시간 정도 잤다.
아주머니는 잠을 재워주셨는데도
마음이 안 놓이셨는지
내가 잠을 잘 수 있을 만한 장소를 가르쳐 주셨다.
24시간 열려있는 무인역이었다.
아주머니는 혹시 내가 길을 모를까
자동차로 앞서 가시고
내가 자전거로 뒤따라 가면서
역까지 직접 안내도 해주셨다.
무인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아주머니와
정말 감사하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리고 다시 꼭 연락드리겠다며 연락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