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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대웅 Sep 25. 2019

습관은 양날의 검이다 - 책 [습관의 힘] 리뷰

우리의 삶은 습관 덩어리다

매일 아침 머리를 감고 이를 닦을 때, 집을 나서기 전 신발을 신을 때, 출근하며 지하철을 탈 때 등등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적인 일을 할 때 의식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습관에 몸을 맡긴다. 한 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가 매일 하는 행동의 40%가 의사 결정의 결과가 아니라 습관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삶이 일정한 형태를 띠는 한 우리 삶은 습관 덩어리일 뿐이다.

윌리엄 제임스의 말처럼 습관은 우리 생활 패턴을 지배한다. 매일 저녁마다 다이어트를 포기하고 치맥을 하는 것도 힘든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오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운동을 가는 것도 모두 우리의 습관과 연관이 있다. 습관은 좋고 나쁨을 가려서 생기지 않는다. 좋은 습관들을 많이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더욱 건강하고 여러 방면에서 성공적인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수많은 습관 중에 당신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습관들이 많다면 습관의 힘은 양날의 검처럼 당신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사람들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술, 담배를 끊으려 하고, 시험 직전에는 집에만 오면 자동으로 하게 되는 게임과 TV 시청을 자제하고 책을 보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의지로만 해결하려다 보면 번번이 실패하고 자괴감만 누적된다. 이 책의 저자 찰스 두히그는 습관의 본질적인 메커니즘을 알려주고 습관이란 없애는 것이 아닌 바꾸는 것이며, 복잡한 습관이라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고, 개인을 넘어 기업과 사회의 습관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046432


양치질이 전 세계인의 습관이 된 이유

1900년대 초 유명한 광고 전문가인 클로드 홉킨스는 펩소던트라는 치약의 광고를 만들어 미국 국민들의 양치질 습관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인물이다. 그렇다면 홉킨스는 어떤 방법을 사용한 걸까? 그는 사람들의 욕망을 조장했다. 욕망이 신호와 보상을 움직이게 만들고 그 욕망이 습관 고리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팹소던트를 팔기 위해서는 치약을 매일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유도할 만한 자극제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는 '필름'이라 불리는 치태에 주목했다. 치태는 물로 세게 헹구기만 해도 제거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홉킨스는 광고를 통해 이 필름을 팹소던트를 통해 제거하고 아름다운 치아를 만들라고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했다.

양치질의 습관 고리


이렇듯 홉킨스는 위 사진처럼 신호-반복행동-보상의 습관 고리를 이용했고 아래의 두 가지 핵심 심리를 꿰뚫고 있었다.

첫째, 단순하지만 확실한 신호를 찾아내라

둘째, 보상을 분명하게 제시하라

흡연을 예로 들면 담뱃갑을 보면 흡연자의 뇌는 니코틴을 기대하기 시작한다.(신호) 담배를 보는 것만으로 뇌는 니코틴을 열망하고 흡연자는 흡연을 하게 되며, (반복 행동) 흡연을 통해 니코틴이 충족된다.(보상)

흡연의 습관 고리


이 메커니즘을 통해 습관을 만들거나 바꾸려면 어떤 열망이 우리를 거의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지 알아내야 한다. 습관을 바꾼다는 말의 정확한 뜻은 과거의 신호를 유지하고 과거의 보상을 전달하면서 반복 행동만을 바꾼다는 것이다. 만일 니코틴에 대한 열망을 느꼈을 때 담배를 대신할 새로운 행동을 찾아내지 못하면 담배를 끊기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책에서는 위에서 설명한 습관의 메커니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습관을 바꾸기 위해 추가로 중요한 요소는 바로 믿음이라고 얘기한다. 믿음의 중요성은 앞서 읽은 책 <완벽한 공부법>과 <스트레스의 힘>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되었다. <완벽한 공부법>의 1장 믿음 편에서는 <평균의 종말>의 저자인 토드 로즈의 어릴 적 이야기를 통해 공부와 성취에 있어서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다. <스트레스의 힘>에서는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증가했지만 해롭다고 믿지 않은 사람들은 사망 확률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믿음과 마음가짐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고 있다.

다시 본 책으로 돌아와서 믿음은 같은 목적을 지닌 공동체와 함께할 때 성장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공동체는 두 사람이어도 충분하다고 한다. 이런 내용을 읽으며 내가 독서를 통해 성장하려는 같은 목적을 지닌 공동체 '씽큐베이션'에 속해있다는 것이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핵심습관이 바뀌면 변화가 시작된다

미국의 알루미늄 회사 알코아의 최고 경영자 폴 오닐은 취임하고 1년 만에 기업 역사상 최고의 이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그가 성공적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하나의 습관(핵심 습관)을 공략해서 변화가 조직 전체에 번지도록 만든 덕분이었다. 오닐은 핵심 습관이 바뀌면 다른 습관들도 덩달아 바뀐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핵심 습관의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운동을 꼽을 수 있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면 운동과 상관없는 삶의 다른 부분들까지 나도 모르게 바뀌기 시작한다. 운동을 시작하면 식습관이 좋아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또한 담배도 덜 피우고, 인내심도 깊어진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운동이 핵심 습관인 게 분명한 듯하다. 그렇다면 오닐은 기업의 어떤 핵심 습관을 변화 시킨 것일까?


폴 오닐이 취임하고  6개월 만에 공장에서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오닐은 안전을 위해 공장을 전면적으로 보수했고, 산재율을 크게 낮췄다. 또한 직원들에게 유지 보수를 위한 적극적인 제안을 두려워 말라고 독려했다. 오닐이 안전 습관을 강조한 덕분에 다른 행동들이 적극적으로 나타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존중받고 수렴되면서 다른 기업들보다 생산성이 훨씬 좋아졌다. 안전을 최우선 하는 습관이 최고의 생산성으로 연결되었던 것이다.


이 방법은 다이어트에도 적용 가능하다. 2009년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진이 체중 감량을 위한 다른 방법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일주일에 몇 번 운동하고 어떤 식단으로 밥을 먹어라 같은 내용이 아니었다. 새로운 다이어트 비결은 바로 일주일에 최소 하루라도 먹은 것을 빠짐없이 기록하는 것이었다. 피실험자들은 처음에는 어려워했지만 서서히 습관이 되었고 그 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피실험자들이 음식 일기를 들여다보며 자신들의 식습관의 패턴을 알아채고 스스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핵심 습관(음식 일기 기록)으로 인해 다른 습관들(건강식 섭취, 식단 조절)이 형성되었고 음식 일기를 꾸준히 쓴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체중이 2배나 더 줄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데일리 리포트가 떠올랐다. 하루에 1시간 단위로 내가 한 일과 행동을 적음으로써 내가 얼마나 시간을 낭비하며 살았는지 눈으로 보게 되고 이후에는 음식 일기처럼 변화가 시작된다. 나도 처음에는 데일리 리포트가 쓰기 힘들었지만 1년 치 데일리 리포트 수첩인 폴라리스를 구입하고 나서 실천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초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110일 넘게 쓰고 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습관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이지만 낭비하는 시간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극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나의 핵심 습관의 변화가 생기고 있다. 데일리 리포트가 마치 북극성처럼 변화의 길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데일리 리포트 책 '폴라리스'의 속지


독서는 핵심 습관일까?

2017년 말쯤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 그리고 자기계발에 대한 생각으로 인해 우연히 접한 체인지 그라운드의 영상을 꾸준히 보게 되었다. 대부분의 영상의 내용은 기승전독서였다. 입이 닳도록 책을 읽으라고 하시니 책을 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내가 고치고 싶은 습관은 게임 끊기였다. 친구들과 주말에 게임 한 판 하는 게 뭐 대수냐 하겠지만 나는 한때 하루 평균 5~6시간 게임을 하는 게임 중독자 수준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더 이상 게임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다짐이 무색하게 근무 중 휴식시간에 잠깐 게임하고 휴일에 친구들과 피시방을 가는 게 나의 일상이었다.

하지만 완독하는 책이 한 권씩 늘어갈수록 책을 더 많이 읽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고 휴식시간에 폰 게임하는 시간보다 책 읽는 시간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출근할 때 무거워도 책을 꼭 들고나가서 휴식시간을 이용해 최소 30분은 읽었다. 그렇게 대략 6개월쯤 지난 뒤 나는 게임의 덫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게임을 끊으니 부수적인 효과가 생겼다. 게임할 당시에는 그 게임과 관련된 게임 유튜브 채널을 많이 봤다. 게임을 다 끊으니까 재밌게 보던 게임 채널도 흥미가 없어졌다.

그 대신 체인지 그라운드와 자매 채널인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뼈아대)의 영상을 보는 시간이 늘었다. 그 당시 같이 자취하는 친구가 게임하러 가자 해도 끝끝내 거절하고 남는 시간에 책을 읽었다. 한 달에 하루는 나만의 빡독 데이를 정해 그날은 6시간 정도 책만 읽었다. 17년 한 해 동안 1~2권 읽었는데 18년에는 10권 넘게 읽었다. 씽큐베이션의 멤버라면 다 읽어봤을 <완벽한 공부법>과 <뼈아대>도 그때 읽었다. 1년에 겨우 열몇 권이지만 1년에 한 두 권 읽던 나에게는 큰 변화였다.


나에게 독서는 핵심 습관이었다. 독서를 통해 많이 배웠고 덕분에 여러 가지 의사 선택의 순간에도 비교적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독서와 운동 이 두 가지는 삶에 꼭 필요한 핵심 습관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나처럼 게임을 끊고 습관을 바꾸고 싶다면 독서를 시작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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