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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경 Sep 26. 2019

스트레스는 삶의 백신이다

<스트레스의 힘> 서평

 나는 막연히 스트레스는 안 받을수록 좋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랬을 것 같다. 그러한 생각은 이 책을 몇 페이지만 넘겼는데도 바로 깨져버렸다. 책에서는 스트레스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43% 증가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 중요한 점은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었던 사람들만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스트레스가 해롭지 않다고 믿은 사람은 사망 확률이 증가하지 않았다. 이런 결과에 놀라서 나는 이 책의 내용 중에서 장수의 비결 3가지를 모아 보았다.


1) 스트레스 수치가 높지만 스트레스가 해롭지 않다고 생각한 사람

2) 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본 사람

3) 타인을 신뢰하는 사람


 이 3가지 비결의 공통점은 흡연하지 마라, 술을 줄여라, 운동을 꾸준히 해라 육체적인 건강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바로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이다. 즉, 운동을 꾸준히 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마음가짐이 건강해야 결국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트레스에 대하여 피해야 하고 줄여야 하는 나쁜 것으로 만 치부해왔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고, 스트레스를 하나의 자원으로 생각하면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오히려 더 건강해지고 성장할 수 있다고 책 [스트레스의 힘] 저자 켈리 맥고니걸 교수는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가 어떻게 독이 아닌 약이 될 수 있는 걸까?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9910159


스트레스를 피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스트레스가 해롭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스트레스의 대처 방법이 회피라고 말하는 경향이 크다고 한다. 예를 들면 그들은 이렇게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


▶ 스트레스의 원인을 해결하는 대신 거기에서 주의를 돌리려고 노력한다.

▶ 스트레스의 근원을 해결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는 대신 감정을 없애는 데 집중한다.

▶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알코올이나 다른 물질 또는 중독으로 눈을 돌린다.(흡연, 음주, 폭식)


반면 스트레스가 유용하기도 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주도적으로 대처할 가능성이 높다.


▶ 스트레스성 사건이 일어났고 그것이 실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 스트레스의 근원을 해결할 작전을 계획한다.

▶ 정보나 도움 및 충고를 구한다.

▶ 상황을 보다 긍정적인 태도로 바라보거나 성장의 기회로 활용함으로써 그 상황에 최대한 잘 대처한다.


 이런 사실을 확인하더라도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나쁘다는 의문을 쉽게 지우기 힘들 수 있다. 인터넷 기사를 조금만 찾아봐도 스트레스에 대한 유해성에 관한 내용이 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임산부가 받은 스트레스가 아기에게 그대로 전해진다는 연구결과 등 말이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는 인간이 아닌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것이었다. 그것도 실험 쥐를 물에 빠트리고 헤엄을 치다가 결국 물속에 잠기도록 만드는 등의 아주 가혹한 상황에서의 스트레스 시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우리가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또한 임신 중의 스트레스가 해로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연구원들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임신 기간 동안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은 여성들은 두뇌가 더 발달되고 스트레스 회복력의 생물학적 척도인 심박 변이 지수가 더 높은 아이를 출산했다고 한다. 이 내용을 보고 앞으로 사람들이 출산 휴가를 너무 일찍 사용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의 역설(stress paradox)


 갤럽(Gallup)의 조사에 따르면 한 국가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수록 국가 생활 만족도와 삶의 행복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이 현상을 '스트레스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즉, 고도의 스트레스는 고통과 행복 모두와 관계가 있으며 행복한 삶이란 스트레스가 없는 삶도 아니며 스트레스 없는 인생이 행복을 보장해주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또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천이라고 간주하는 항목 중 제일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것은 직장 업무, 육아, 대인관계, 건강이다. 이 4가지는 우리의 균형 잡힌 삶에 꼭 필요한 필수 요소들이며 하나라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일상에 문제가 생기는 일들이다. 스트레스는 우리 삶이 어딘가 잘못됐다는 신호가 아니라, 중요하고 의미 있는 활동과 관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인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덜 바쁘면 더 행복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결과는 그와 정반대로 밝혀졌다. 심지어 영국 성인 9천 명 이상을 10년 동안 추적한 연구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삶(스트레스가 높은 삶, 목적의식이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사망률이 30% 감소했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스트레스는 독이 아니라 우리 몸의 백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트레스 사용 설명서

위에서 스트레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스트레스가 삶에 꼭 필요한 요소라는 점을 알아보았다. 그러면 이번에는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알아보자.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효과로 바꾸는 첫 번째 방법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가치관이 무엇인지 작성하는 것이다. 가치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거나 글로 적으면 3가지 효과가 일어난다.


1) 자기 자신을 강하고 어려움을 이기며 성장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라본다

2) 도전을 피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커진다.

3) 어려운 환경에서 의미를 발견할 줄 아는 능력이 좋아진다.


책에서는 여러 가지 가치관 중에 세 가지를 고르고 10분 동안 글을 써보며 이 가치가 나에게 왜 중요한지 설명해 보라고 권하고 있다. 나는 세 가지만 고르기 어려워서 그냥 많이 골랐다. 내가 고른 가치 목록은 사랑 책임 가정 자유 도전 감사 행복 성장 용기 혁신 지혜 등이다.(전체 목록 중에 3분의 1은 고른것같다) 또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 순간에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도 이 방법을 사용해보고 정말 효과가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생각이다.


두 번째 방법은 긴장감을 흥분으로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발표, 연설, 시합, 시험 등의 상황에 직면하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과도한 긴장을 하면서 실수하기 마련이다. 나 역시 긴장감을 조절하지 못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후회한 적이 많다. 그러나 책에서는 숙련된 스카이다이버들이 처음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사람에 비해서 평온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를 보여준다. 오히려 숙련된 스카이다이버들의 심장박동 수는 낙하하기 전과 낙하 중에 훨씬 더 높았으며 낙하를 하면서 흥분-쾌락 반응이 심해졌다. 즉, 불안감과 흥분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이다. 긴장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흥분한 상태라고 생각하면 긴장과 불안감을 흥분이라는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공익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이 책의 주장에 따르면 자기중심적 목표는 스트레스를 부르고 조직, 공동사회, 원대한 임무와 같이 더 큰 존재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자신을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이 달라지고 더 희망에 차있고 호기심이 강해지고 남을 배려하고 기분도 더 좋아진다고 한다. 공익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돈독한 사회적 지지망을 구축하게 되고 이 기반은 자신을 한층 더 행복하고 삶을 만족스럽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 "나의 공익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주변에 어떤 기여를 하고 싶은가?" 등의 질문에 대하여 생각하고 목표를 적어보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듯 스트레스는 마치 약화시킨 바이러스로 만든 백신처럼 우리 몸에 약이 될 수 있다. 책에는 내가 서술한 내용 말고도 놀라운 이야기들과 스트레스를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실천 방법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책을 읽지 않으신 분은 이 서평을 읽는데 만족하지 말고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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