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뇌과학 서평
우연히 유튜브에서 이 책에 대한 내용을 듣게 되었다.
운전하며 라디오처럼 듣다가 흥미로운 내용이 귀에 들어왔다.
불면증 환자의 일부는 잠을 나름 잘 잤을 때에도 "어젯밤 한숨도 못 잤어요"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30년 경력의 신경과학자이자 수면의학자인 저자 크리스 윈터는 불면증을 치료하려면 잠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먼저 내다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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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역의 노인 약 700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을 추적 조사한 결과 잠을 잘 자면 그것만으로도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이고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었다고 한다.
하루 7시간 미만으로 자는 사람들이 더 비만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수면이 불규칙한 초등학생일수록 더 비만인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게다가 UC 버클리 대학 연구진은 수면 시간이 1시간 줄어들 때마다 체질량 지수(BMI)가 2.1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이제 잘 자는 것은 근성장을 원하는 헬창들 뿐만 아니라 다이어터들에게도 중요한 요소일듯하다.
책에서 소개하는 나이별 권장 수면 시간은 다음과 같다.
신생아: 14~17시간
영아: 12~15시간
유아: 11~14시간
미취학 아동: 10~13시간
취학 아동: 9~11시간
청소년: 8~10시간
성인: 7~9시간
노인: 7~8시간
위 내용을 보면 초등학생일 때도 9시간 이상은 자야 하는데 요즘 초딩들은 저만큼 자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는 9시간은 잤었던 걸로 기억한다. 문제는 청소년 때일 것 같은데 예나 지금이나 한국의 청소년들은 성인들만큼 잠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스마트폰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의 수면의 질에 지대한 영향이 있었을 것 같다.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잠들기 좋은 시간을 놓치면 잘 수 없다거나, 나는 잠을 전혀 자지 못한다 등의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실제로는 몇 시간이라도 잠에 들면서 말이다.
불면증 치료를 위한 첫 번째 레슨은 바로 잘못된 믿음부터 버리는 것이었다.
불면증의 두 가지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일중일에 2~3번, 혹은 3달간 자신의 수면 질에 여러 번 불만을 느낀 경우
- 한 달에 한 번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상황이라도 스스로 불만족스럽게 느낀다면 불면증이 있는 것이다.
2. 걱정이 많은 경우
- 건강하게 푹 자는 사람은 간혹 밤잠을 설쳐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은 제대로 못 잔 일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을 한다.
잠을 설친 날보다 숙면을 취한 날이 더 많은 경우에도 말이다.
1번의 경우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불만족스럽게 느낀다면 불면증이 있는 것"이라는 기준은 조금 과한 듯 하지만 저자는 불면증이란 본인의 잠에 만족하지 못하는 심리적인 상태를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말년 작가(현 침착맨)의 잠은행이라는 웹툰은 단편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격무에 시달리는 주인공이 잠은행에서 잠을 대출하며 일에 매진하고 성과를 내지만 그동안 빌린 잠은 빚덩이처럼 불어난다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의 코믹한 면이 싹 사라진 단편 영화가 더 인상 깊었다.
잠은행의 스토리처럼 우리가 꿀잠을 등한시하고 스마트폰, 게임, 술자리 등으로 잠을 대출 받아쓴다면 결과는 남들보다 더 빠르게 영원한 잠에 들게 될지도 모르겠다.
불면증은 잠을 잘 수 없는 상태가 아니다. 잠을 자고 싶을 때 잠이 오지 않는 상태나 잠을 못 이룬다는 사실을 아주 많이 걱정하는 상태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