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아들들에게 보내는 못난 아비의 편지

9. 변화에 적응하는 방법(사회적 진화)

by 배용현

99. 변화에 적응하는 방법(사회적 진화)

9. 변화에 적응하는 방법(사회적 진화)


제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는 우리 현대사를 수놓은 여러 고난과 역경 속에서 성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2%(약 950만 명)를 차지하는 이들은 혹독한 군부 독재 시절에 태어나 2차례의 오일 쇼크를 겪으며 궁핍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60명 가까운 인원이 한 교실에 모여 매캐한 공기를 맡으며 청소년 시절을 보냈으며, 역대 최고의 경쟁률 속에 대학 입시를 치러야 했다. 서울올림픽을 정점으로 고도의 압축 성장과 문화 개방, 신자유주의와 포스트 모더니즘의 사조를 풍미했으나 IMF로 대학의 낭만 따위는 접어야 했다. 그리고 가정을 꾸릴 즈음에는 미국발 국제금융 위기가 닥쳤고 중년이 넘어서는 2번의 대통령 탄핵과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전염병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처럼 제2차 베이비붐 세대는 대한민국이 후진국에서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한 마지막 세대로 침침한 100볼트 백열등 아래서 몽당연필(심지어는 손톱만한 연필을 고장 난 모나미 불펜 자루에 꼽아 쓰기도 했다.)로 글씨를 쓰기 시작해, 타자기, 컴퓨터에 이어 스마트폰에 이르는 혁명적인 변화를 선도하며, 선진 대한민국을 일구었다.


그런데 최근의 기술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라서 제2차 베이비붐 세대가 60여 년간 평생에 걸쳐 겪은 것보다도 지난 10여 년의 발전과 변화가 더욱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게다가 그 변화가 예측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한다.

가령 지난 2016년 이세돌 기사가 알파고와 대국을 벌인 10년 전과 달리 이제는 AI가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으며,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은 산업현장을 벗어나 인간의 모습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심지어 인공지능 기술이 전쟁의 판도까지 바꾸는 상황으로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와 같은 영화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비단 IT 분야에 국한된 이슈가 아닌 인류 문명의 패러다임이 대전환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전 지구적인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 또한 우리 인류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현상으로 6번째 지구 대멸종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난세에 영웅이 나오고 혼탁하고 어지러운 시대에는 늘 새로운 질서가 태동하기 마련이었다. 지금이 딱 그런 시기이며, 너희가 나아갈 길 또한 여기에 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마쳐 모든 일상을 바꿔 놓을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과거의 우리 조상들이 그래왔 듯이 미래 과학기술은 변화된 환경에 맞게 진보하며, 인간의 적응력을 높여주고 새로운 생존의 길을 찾아 줄 것이다. 결국 우리 일상 또한 나름의 적응과 타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제도와 문화를 일구고 그에 맞는 시장과 경제가 창출될 것이 분명하다. 이는 다시 말해 흔히 말하는 블루오션이 펼쳐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아비는 거대한 변화와 불확실성의 파고 너머에 펼쳐질 너희들만의 블루오션을 찾아 열정을 다해 도전하고 이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그것이 무엇이든 너희가 꼭 이루거나 쟁취하고 싶은 것이면 충분하다.

다만, 간절한 만큼이나 열정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그 방법과 수단이 정의로워야 한다.

내 생각에 열정 만큼이나 시대와 세대를 떠나 인간만이 실현할 수 있는 가치가 또 있나 싶다. 세상을 진보시킨 모든 혁신적인 기술과 사상은 거기에 바친 열정과 시간의 힘으로 잉태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삶은 매사진선(每事盡善)의 자세로 임하더라도 그 결과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우리의 삶은 도전과 응전의 반복이기에 우리는 시련과 고통 속에서 한 단계씩 성숙하고 발전해 가는 변증법적 질서에 놓여있기 마련이니 비록 그 결과가 너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거나 성에 차지 않더라도 너무 조급해하거나 좌절하지 말아라.

오히려 다양한 경험에서 얻은 성취나 좌절은 너희를 더욱 강건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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