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채식주의자> 서평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아직 괜찮은 거야.
아이는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것도, 도움을 청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슬픔을 느끼기 때문에 소리 없이 우는 것이다.
달래듯 그녀는 말했다.
그러니까, 그게 엄마새였구나.
지우는 그녀의 가슴에 묻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두 손으로 아이의 얼굴을 감싸 올렸다.
봐, 엄만 여기 있잖아. 하얀 새로 변신하지 않았지?
강아지처럼 젖은 아이의 얼굴에 어렴풋이 미소가 어렸다.
그녀는 설명할 수 없다. 어떻게 자신이 그렇듯 쉽게 아이를 버리려 할 수 있었는지. 자신에게도 납득시킬 수 없을 잔인한 무책임의 죄였으므로, 누군가에게 고백할 수도, 용서를 구할 수도 없다.
……어쩌면 꿈인지 몰라.
...(중략)...
꿈속에선, 꿈이 전부인 것 같잖아. 하지만 깨고 나면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지…… 그러니까, 언젠가 우리가 깨어나면, 그때는……
[자유형식 발제]
1. 책을 읽은 전체적인 느낌. 노벨문학상을 탄 이유는 뭘까.
2. 가장 인상 깊은 대목 or 나누고 싶은 부분.
3. 한강은 인간의 폭력성을 다룬다. 우리는 무엇을 폭력적이라 느끼며 어떻게 저항해야 할까.
4. 한강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던 걸까?
그 외)
예술의 경계, 표현의 자유, 성에 대해.
"갑자기 변한다"에 대한 경험이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