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서비스가 운영을 시작할 때 다시 꺼내볼 노트
2023. 2. 26. 21:18
1. 우리끼리 고여있기보다 계속 밖으로 나가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한다.
예비창업패키지 최종발표를 마치고 든 생각이었다.
오사업을 설명하고, 외부인(VC심사위원)이 각자의 시선에서 해석하여 던진 질문을 받는 경험이 꽤 신선했다. 우리의 이야기를 일방적 전달만 하는게 아니라, 핑퐁의 대화를 하는 경험이 재미있었다.
이제껏 우리 네명 안에서 이야기를 쌓다보니 생각이 더 깊어지고 내부 얼라인이 잘 되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 생각들이 고여버리고 있었구나, 하고 느꼈다. 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팝업을 잘 만들고 브랜드와 잘 소통하면 된다고 생각했지, 우리의 사업이 시장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며 자리 잡아야하는지,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지 못했다.
멘토님을 잠시 만났을 때도 같은 종류의 느낌을 한번 더 받았다. 우리가 깊게 고민하고 있는 포인트에 대하여 또 다른 전문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것, 그 자체에서 오는 신기함+고마움 같은 감정이 있었다. 업계의 특성에 대해 아직도 여전히 한참을 모르고 있구나, 하고 부족함도 느꼈다.
모두가 각자의 영역 안에서 계속 밖으로 나가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전한 영역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여버리고 있다는 걸 인지조차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은택이 투자사를 만나고 다른 창업 대표를 만나며 소통을 이어가듯, 모든 멤버가 계속해서 기민하게 고객 시장의 방향과 속도를 주시하고,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다른 전문가의 인사이트를 훔쳐오고, 그렇게 계속 밖으로 커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요즘 성수가면 카페에서 다 팝업하고 있더라”
홍성태 교수의 브랜딩 책을 읽고 있는데, 전략적인 브랜드(플랫폼) 온라인 전개방식에 대한 내용이 재미있어서 공유하고 싶다. 책에서는 온라인 전개방식에 있어 4C를 이야기한다. 콘텐츠contents, 커넥션connection, 커뮤니티community, 커머스commerce이다.
세부화된 취향을 타겟하는 콘텐츠contents를 먼저 만든다. 그 세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그 내용에 흥미를 느끼며 콘텐츠를 찾아온다. 이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연결connect시키고, 이것이 곧 커뮤니티community가 된다. 그리고 어느정도의 커뮤니티가 단단해지면 유료 멤버십, 상품판매, 서비스제공 등의 유로 커머스commerce를 시작한다.
무신사에서 매거진 혹은 스트리트 포토 등의 온갖 콘텐츠를 만들고, 멤버 리미티드 행사를 클럽 등에서 열며 커뮤니티를 단단히 하는 내용도 이와 닿아있다. 더 나아가서 입점 브랜드사와의 커넥션과 커뮤니티까지.
브랜드/카페 영업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이다보니 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던 내용이다.
예전에 멘토님과 멘토링할 때 ‘자기라면 브랜드에게 성수동 잡정보를 먼저 정기적으로 뿌리면서 브랜드와 일단 접점을 계속 만들겠다. 그 이후 우리 서비스 필요할 때 써보라고 이야기하겠다. 영업은 농업적 근면성이다’고 말한 지점도 생각났다. 일단 그들이 흥미로워할 콘텐츠를 먼저 뿌리면서 나중에 커머스까지 만든다..
그 외에도 배민에서 사장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식업광장 플랫폼이나 작은 브랜드의 브랜딩을 돕는 서비스 ‘스몰브랜더’의 레터 서비스 등도 마찬가지의 일을 하고 있었다. 원하는 콘텐츠를 계속 먹여주며 고객에게 우리 이름을 알리는 농업적 근면성..
B2B영업은 일반적인 소비자 마케팅과 뭔가 더 특별하거나 차별적인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을 락인 시키는 큰 틀에서는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서비스는 브랜드에게 필수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욕망의 카테고리 안에 있다.
팝업 자체가 그렇다. 뭐야 남들 다하는데, 우리도 해야지. 우리 브랜드도 유행에 뒤쳐지면 안되지.
카페 콜라보 팝업 그 자체를 유행시켜서 ‘우리도 하고 싶다’는 욕망을 만들어야하는 걸까. “요즘 성수가면 카페에서 다 팝업하고 있더라, 그거 뭔데 어떻게 하는건데” 이런 말들이 돌아다니도록.
네임드 브랜드와 팝업 기획을 할 상상을 하면 약간 주눅들고 까마득해지는데, 성장하는 브랜드 수십개와 아예 카페콜라보 팝업 유행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댄다. �
이상, 지금은 사업가설에 대한 실험을 하는 단계이지만 본격적인 서비스가 운영을 시작할 때 다시 꺼내볼 노트.